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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신경영 31주년…美서 영업 이재용, 노조는 첫 파업

오늘 전삼노 연가 투쟁 돌입…반도체 생산 영향은 미미할 전망

이인영 기자 기자  2024.06.07 15: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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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재용 삼성전자(005730) 회장이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최근 불거진 '반도체 위기론' 속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행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신(新)경영'을 선언한 지 31주년이 되는 날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나서며 이 회장의 위기 관리 능력에 덩달아 관심이 집중된다. 


7일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은 파업 선언에 따른 첫 연가 투쟁에 돌입했다. 앞서 전삼노는 전국 사업장에 근무하는 조합원 전원에게 이날 하루 연차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투쟁에 동참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지난달 27일 기준 2만8400명이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의 22% 규모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사상 첫 연가 투쟁이 조합원 자의에 의해 결정됐으면 하는 취지로 참여 인원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이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징검다리 연휴인 만큼 원래 휴가를 계획한 직원이 많다는 게 그 이유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징검다리 연휴이고 팹(반도체 생산공장)의 자동화 생산 의존도가 높은 점을 이유로 "이번 파업 선언은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출하량 부족 현상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의 이날 연차 사용률은 1년 전 현충일 당시 징검다리 연휴와 비교해 더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과 DX(디바이스경험)부문 모두 작년 징검다리 휴일보다 더 많은 직원이 출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번 파업이 직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전삼노는 사측과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3월 교섭이 결렬됐다. 이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가 파업에 나선 이날은 이 선대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보자"고 말한 이른바 '신경영 선언'을 한 지 31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 선대회장은 당시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이류나 2.5류가 된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다. 질을 위해서라면 양을 희생시켜도 좋다"며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한 바 있다.


한편 삼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끝난 직후 출국한 이재용 회장은 버라이즌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IT·인공지능(AI)·반도체·통신 관련 기업 CEO 및 정·관계 인사들과 릴레이 미팅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이 장기간 북미 출장에 나선 건 지난해 4월 이후 약 1년여 만이다. 이번 출장은 이달 중순까지 약 2주간 미국 동서부를 돌며 미팅과 현장점검 등 30여건의 공식 일정을 수행원 없이 소화하는 강행군이다.

이 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세계 1위 통신사업자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뒤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해내고 아무도 못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고 강조했다.

이날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AI를 활용한 기술 및 서비스 방안 △차세대 통신기술 전망 △기술혁신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전략 △버라이즌 고객 대상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 확대 협력 △하반기 갤럭시 신제품 판매 확대 협력 등 사업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갤럭시 신제품 관련 공동 프로모션 및 버라이즌 매장 내에서 갤럭시 신모델의 AI 기능을 체험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두 사람은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 콩그레스(MWC)'에 각각 삼성전자 부사장과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 회장 자격으로 나란히 참석한 것으로 계기로 10년 이상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이 인연으로 삼성전자는 2020년 버라이즌과 한국 통신장비 단일 수출로는 역대 최대인 7조9000억원 규모로 5G를 포함한 네트워크 장비를 장기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계약 과정에서 수시로 화상 통화를 하며 새로운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5대 매출처이자 글로벌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과의 협력을 강화해 차세대 통신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