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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보장되는 척' 삼성자산운용, 투자자 속이는 꼼수 광고

ETF '정기예금'에 빗대더니 '월급'에 비유…투자성 상품, 이익 보장 오인 '금소법 위반'

황이화 기자 기자  2024.05.30 10: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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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제2의 월급'이라는 말을 보면 '플러스 수익'을 연상할까 '마이너스 수익'을 연상할까.

국내 대표 그룹인 삼성 계열 자산운용사 삼성자산운용이 교묘한 광고로 투자자를 오인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금 손실이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정기예금' '금리' '월급' 등 원금 손실이 없는 안정 수익에 잇달아 비교해 논란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금투협)에 따르면, 금투협은 삼성자산운용이 자사 홈페이지 내 'KODEX 미국배당+10%프리미엄다우존스 ETF' 광고 문구에서 '제2의 월급'이라는 표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금투협과 삼성자산운용은 적절성 및 사용여부에 대해 협의중이다. 

ETF는 펀드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마이너스 수익률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월급의 경우, 자체로서 원금이 손실되지 않는다. 


자산운용사 광고물을 심의하는 금투협은 삼성자산운용이 월급이라는 표현을 써 투자자가 확정 수익을 받는 것처럼 오인시켰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금투협은 ETF 광고 문구 관련 '월급'이라는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 금투협 '표시금지행위'에 따르면 △'월급받기' '월급처럼' 등 '월급'이 포함되는 모든 용어 △'꼬박꼬박' '착착' '쏙쏙' 등 차질없이 월지급이 가능한 것으로 오인케할 우려가 있는 표현은 모두 금지 사항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이자(수익)만 지급되고 원금이 보장되는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용어 및 광고적 표현을 사용하는 행위는 표시금지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자산운용은 '제2의 월급'이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제2의 월급을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상품'이라고 적시, '월급'이 아니라 '제2의 월급'이고 '만들기'라고 표현해 확정적 수익 보장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제2의 월급'이라는 표현을 써 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 월배당 ETF가 많이 늘어서 월급이라는 문구는 보수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원래도 수식어 없는 월급이라는 문구는 쓸 수 없는 상황이라, 좀 보수적으로 판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도 삼성자산운용은 금투협으로부터 원금 손실이 없는 것처럼 ETF 상품을 광고했다며 수정 지시를 받았다. 

당초 삼성자산운용은 'Kodex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 ETF'에 대한 카카오톡 광고에 '정기예금' '추가금리'라는 문구를 포함했다. 금투협 지적에 삼성자산운용은 문제된 문구들을 하루만에 삭제했다. 

금융소비자법(금소법) 22조에 따르면 투자성 상품의 경우, 손실보전 또는 이익보장이 되는 것으로 오인하게 하면 불법이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이같은 금융투자회사의 불법광고를 금지하고 신고 제도를 운영 중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금투협에서 주의를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의미전달이나 이런 부분까지 투자자가 보기에 헷갈리지 않게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무리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는 시각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수익률이나 월배당 관련해 확정처럼 느껴지는 키워드를 잘 안쓴다"며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금융투자상품이다 보니 월급이라는 표현이나 예금 같은 표현은 원래부터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의 무리한 마케팅 배경으로는 '시장 1위'라는 입지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27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 39.07%다. 4년 전인 2020년 삼성자산운용은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유지했었다. 올해 40%대 점유율이 무너지는 등 점유율이 내림세다.

반면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27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36.66%다. 1위와 2위 격차는 2%포인트(p)대에 불과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쟁이 여전히, 굉장히 치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