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짠물 배당' 한투증권, 김성환 대표 밸류업 출장 발언 '눈총'

1분기 증권가 순익 1위 달성 "배당 안 늘려도 깜짝 실적" 강조하자 "배당 올릴 계획 없어" 지적

황이화 기자 기자  2024.05.21 08:18:4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가동 후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순이익을 낸 한국투자증권이 정작 주주환원 정책에는 인색해 비난 받고 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사장)는 금융당국과 함께 떠난 이른바 '밸류업 뉴욕 출장'에서도 배당 확대보다 회사 성장을 강조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중 1분기 가장 많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을 낸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 순이익은 368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0.7% 급증했다. 분기 기준 최대치며,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 정책에 주식 거래대금이 늘면서 대다수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이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의 별도기준 브로커리지 순영업수익은 881억원으로, 밸류업 정책이 본격화되지 않은 지난해 4분기 대비 43.7%나 불었다.

한국 증권 시장 가치 제고를 위한 정부와 기업들의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대형 증권사들도 자사주소각, 배당정책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에 앞장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NH증권·키움증권은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이 회사를 핵심 자회사로 둔 한국금융지주는 주주환원정책에 인색한 모습이라 투자자들 실망감이 지속되고 있다.

일단 수장들부터 대표적인 주주환원정책인 배당·사주 소각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콘래드 호텔에서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서울시, 부산시 등이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목적으로 진행한 '인베스트 K-파이낸스' 행사에서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권 수장들은 자사주 소각 등의 자사 주주환원 정책을 강조해 알렸다.

반면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모회사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한국금융지주 주가 상승 배경을 설명하며 주주환원 정책보다 실적에 초점을 맞춰 대조적를 이뤘다.

김 대표는 "한 달 사이 배당을 늘리지도 않았는데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오니 우리 회사 주가가 10% 뛰었다"며 "결국 주가를 올리고 밸류업을 시키는 것은 열심히 많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다양한 방면에서 돈을 벌어 회사를 건전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한국금융지주의 배당 정책에 대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한 누리꾼은 "한국금융지주는 그 와중에도 배당을 올릴 계획은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금융지주 종목토론실에서는 "훨씬 더 주주환원 및 이사회가 잘 행동해야 한다"며 "종합투자계좌(IMA) 승인을 절대 반대 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대표 발언은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한 발언과 상통한다.

올해 제22기 한국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한 주주는 "올해 밸류업을 비롯해 시장환경이 바뀌는 와중에 적어도 증권업을 주로 하는 금융지주가 주주환원에 이렇게 인색한지 불만"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회장은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은 잠깐의 주가는 영향이 있겠지만 저희 주주들께서는 더 오랜 장을 보고 참아주길 바란다"며 "정부의 지침이나 규정이 검토되고 있고 고민이 있다"고 응대했다.

그러면서 "성장을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하다"며 "IMA 증권사 라이센스를 얻으려면 자본이 8조원이 돼야 하는데 저희는 겨우 7조원으로 성장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성장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이지만, 금융투자업계도 이같은 한국투자증권의 정책에 '아쉽다'고 평가하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 실적발표 후 보고서를 통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으나 당분간 주가 상승 모멘텀은 부족하며 거래대금 축소로 업종 매력 저하된 가운데 비교적 소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분명 아쉬운 요인"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 발언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환원의 대표적인 방식은 자사주 소각과 배당"이라며 "이번에 한국투자증권 실적이 잘 나왔다 보니, 뉴욕에서 그와 같은 발언이 나온 듯하다"고 바라봤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단 성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장기적으로는 주주환원정책도 신경 쓸 것"이라며 "주주환원과 성장이 상충되는 내용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