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1분기 실적 발표 후 증권사 희비가 엇갈렸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주식 거래대금이 늘었고, 대다수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불었다. 하지만 투자은행(IB) 수익 등 증권사별 영업 활동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졌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중 1분기 가장 많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을 낸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 순이익은 368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0.7% 급증했다. 분기 기준 최대치며,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사업부문별 고른 성장 속 IB 실적이 두드러졌다. IB순영업수익(수수료+이자수익)은 164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115%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분기 삼현·코칩·디앤디파마텍 등 기업공개(IPO)와 LG디스플레이·라이프시맨틱스 공모증자 딜에 참여했다. 향후 시프트업·인스피언, 시스콘로보틱스·성우 IPO도 진행할 예정이다.
1분기 순이익 1989억원을 낸 KB증권은 상위 증권사 중 순이익 기준 5위를 차지했다. KB증권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0.09% 올라, 한국투자증권 다음으로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KB증권 역시 위탁매매 수익 확대와 리테일 채권 등 금융상품 판매 성장과 IB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KB증권의 IB수수료 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35%증가했다.
이밖에 삼성증권·NH투자증권·하나증권·대신증권도 전년동기대비 순이익이 증가했다.
밸류업 효과에 IB 회복세까지, 1분기 증권가에 훈풍이 불었지만 뚝 떨어진 순이익 성적표를 받은 증권사도 있다.
메리츠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7%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8%, 16%씩 줄어든 순이익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은 증권사 중 가장 부동산시장 침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관측이다. 메리츠증권은 전통적으로 부동산금융 등 IB부문을 중심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도 추가로 적립하며 손실폭을 키웠다.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운용손익 수축 타격도 받았다.
신한투자증권은 과거 취급했던 인수금융 자산에 대한 손상 영향으로 영업수익이 감소했다. 올 1분기 증권사들 IB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과 달리 신한투자증권 IB 수수료는 전년동기대비 2.5% 줄어든 428억원에 그쳤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산 손상부담이 지속된 데다, IB 및 기타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미래에셋증권의 IB 수수료도 전년동기대비 20.1% 축소됐다. 채무보증, PF 부문 수익 감소 탓이다.
키움증권은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줄었음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다. '리테일 강자'로서 밸류업 수혜를 크게 누렸고, IB 수익까지 성장하며 시장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한 실적을 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사업부 차이가 있어 당시 시장이 어떤 사업영역에서 우호적이냐에 따라 실적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분기에는 부동산PF 충당금 반영 여부가 증권가 실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고금리 장기화 분위기도 증권사에 악재다. 하지만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호재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업종 전체적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은 단기적인 실적 개선보다는 부동산PF 관련 우려 해소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며 "여전히 부동산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당국의 부동산PF 정상화 방안 시행을 앞두고 있어 향후의 추가적인 실적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