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동해물과 백두 산이 마르고 닳도록~" 애국가 첫 소절이다. 동해와 백두산이 한반도를 대변한다는 얘기다. 특히 백두산은 고조선 시대 이래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이런 백두산이 최근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3월, 제219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창바이산 지역을 새로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해서다. 여기서 창바이산은 중국이 백두산을 부르는 명칭이다. 이에 중국이 우리 역사와 문화를 왜곡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4년전, 2020년부터 창바이산 지역에 대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Global Geoparks) 등록을 신청해 왔다.
유네스코는 창바이산을 두고 "지린성 남동부에 있는 화산활동의 야외교실 같은 곳"이라면서 "가장 잘 보존된 화산으로 화산이 형성되는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곳이며 정상에 있는,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높은 화산호인 천지는 절경을 선사한다"라고 소개했다.
세계지질공원은 유네스코가 자연 유산적으로 가치를 지닌 지역을 보전, 관광을 활성화하는 목적이다. 특히 주민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 지정된다. 현재까지 총 48개국에 195곳이 지정됐다. 한국은 5곳, 중국에는 41곳이 있다.
이에 대한 국내 여론은 크게 두 가지 반응이다. 일부는 "백두산 내 중국 면적에 속하는 부분을 등재하는 것 뿐"이라며 외교적 대응 명분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백두산은 중국과 북한의 경계에 있다. 중국 쪽 면적이 약 75% 정도다. 반면 천지의 55%는 북한에 속한다.
이에 반해 경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만주 일대 역사·문화를 왜곡해 온 중국의 동북공정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라는 국제적인 타이틀까지 얻게 된 중국이 백두산을 세계에 중국만의 산이라고 홍보를 강화할 게 불 보듯 뻔하다"라는 시선이다.
중국이 자국의 땅을 중국식 명의로 유네스코에 등재한 것에 대해 지적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불쾌한 감정을 떨쳐내기도 쉽지 않다. 이는 중국의 역사 왜곡 시도인 '동북 공정'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동북 공정은 지난 2010년대부터 백두산 일대도 중원 문화의 일부라는 '장백산 문화론'으로 발전했다. 중국은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가 백두산을 성산으로 모셨으며, 이후 중원까지 왔으니 고로 중국의 역사"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내세웠다.
여기에는 고구려, 발해 역사 왜곡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중국은 2010년 중반부터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 역사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백두산이 북한과 중국에 걸쳐 있는 영토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국이 설파하는 '창바이산 문화론'이 현재의 한중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역사왜곡의 과정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미 고조선을 비롯해 고구려, 발해의 역사 왜곡도 심각한 상황이다.
역사가 왜곡되면 그 나라의 문화적 신뢰도는 하락한다. 여기에는 잘못된 역사를 배운 후손들에 의해 정치적, 경제적, 영토적 악영향도 심각해진다. 세계인들이 인식하는 편견도 부담이다.
조선의 안용복은 관리도 아닌 어부였다. 하지만 독도가 일본인들에 의해 침탈당하는 것에 분개해 일본 막부와 대마도주에게 '독도는 조선의 땅'이라는 서계를 받아왔다.
작금의 세계정세는 수많은 이해득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자국의 역사가 왜곡당하고 문화가 침투당하는 점에서는 좀 더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의 강력 대응 목소리를 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이유다.
"우리나라가 부강한 나라가 되기보다는, 문화가 있는 아름다운 나라가 되길 바란다" 백범 김구 선생의 어록이다.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전하고, 문화적 가치를 보존해야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노력들을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지, 되새겨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