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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후가 낳은 물가…초콜릿·김·올리브유 가격 도미노 인상

'기후플레이션' 소비자 밥상 위협…식재료 역대 최고가 경신

배예진 기자 기자  2024.05.16 10: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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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상 기후로 인해 △올리브유 △김 △초콜릿 △커피 △사과 등 우리 식생활에 익숙한 식품들이 역대 최고치 가격을 기록하며 소비자 가계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 

장바구니에 △올리브유(900㎖) △조미김(16봉) △사과(1㎏)만 담아도 이제 5만원은 거뜬히 넘긴다.



지난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5월 초 대형마트 3사에 판매되는 CJ제일제당(097950)의 올리브유 가격은 33.8% 인상됐다. 샘표(007540)도 30% 이상 가격을 올렸다. 사조대림(003960)과 동원F&B(049770)도 대형마트에 가격 인상 요청 공문을 보낸 상황이다.

이같은 가격 인상은 올리브유 최대 생산지인 스페인이 2022년부터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면서 생산량이 절반 수준으로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인근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역시도 작황 부진을 겪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t(톤)당 1만8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분기보다 약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1만달러 선을 넘었다.

문제는 올리브유뿐만 아니라 다른 원자재도 비슷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중국·일본 지역의 이상 기후와 적조 발생 등으로 원초 작황이 부진해 김 원초 가격은 1망(20㎏)당 35만원까지 최고점을 찍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맛김 가격과 김밥 프랜차이즈도 잇따라 가격을 인상했다. 광천김은 15~20% 인상했고, 성경식품과 CJ제일제당도 약 10% 올렸다. 김밥 프랜차이즈 △마녀김밥 300~400원 △바르다 김선생 100~500원 △김가네김밥 50~1000원씩 김밥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코코아 주요 생산지인 서아프리카 일대도 엘니뇨와 같은 이상 기후 증세로 잦은 폭우가 내리면서 가뭄과 병충해가 발생했다. 그로 인해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수확량 역시 크게 줄었다.

코코아 대란으로 톤당 가격이 1만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국내 초콜릿 제조·유통업계도 가격 검토를 하고 있다. 롯데웰푸드(280360)는 6월부터 초콜릿 함유 제품을 약 12%로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커피 원두 역시 3~4년간 높은 가격으로 거래될 전망이다. 아라비카 원두 주산지인 브라질은 커피나무 냉해로 인해 지난 10일 기준 톤당 4435달러까지 상승했다. 2021년 4월은 톤당 3000달러 이하였다. 냉해를 입은 커피나무는 회복하는데 3~4년의 기간이 필요한 만큼 그동안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농산물도 △잦은 강우 △부족한 일조량 △이상 기온 등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하면서 수확량이 급감해 지난 3월에는 △'金사과' △'시金치'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오는 여름에는 수박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5월 수박 출하량은 전년 대비 8%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식(모종을 밭에 심는 과정)과 수정 시기에 일조시간이 감소해 기온이 낮아져, 뿌리 활착이 지연돼 착과율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후플레이션(기후+인플레이션)은 소비자 가계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신선식품 물가지수는 지난 3월보다 3.7% 하락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19.1% 올랐다. 특히 신선과일은 38.7% 상승해 과일 물가는 여전히 높은 추세였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향후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면서 과일 물가 상승 폭이 점차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기후 위기에 강한 과일 품종 개발과 스마트 농업 시설 연구를 지원하고 일선 농가에 기술을 보급하는 등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상 기후는 단순한 날씨 '변덕'이 아닌, 소비자 식탁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재난 위기'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여름철 재해에 대비해 '농업 분야 예방대책 점검 회의'를 열었다. 6월 말까지 원예·축산·산림 등 분야별 취약시설·지역에 대비한 선제 대응을 마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