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제안한 개성관광 사업에 대해 신중함을 보여온 롯데관광이 대규모 평양아리랑공연참관단을 모집하는 등 개성관광 사업 참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따라 금강산 관광인원 절반 축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아산의 대북사업 독점권 유지가 더욱 위협받게 됐다.
롯데관광은 8일 "북측이 지난달 두차례에 걸쳐 팩스를 통해 개성관광을 논의하기 위해 15일~17일 사이 판문점에서 만날 것을 제의했다"밝히고 "제의가 다시 오면 적극적으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관광은 북측이 보낸 팩스내용을 공개하고 "북한측이 '김윤규 부회장과 관련 거듭된 충고에도 불구하고 현대그룹과 현대아산이 취하고 있는 태도는 개성관광을 포함한 쌍방 사이의 협력사업에 심각한 후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측은 또 "우리는 더 이상 현대아산과 개성관광 문제를 협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며 독점권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아리랑공연참관단 모집은 사업착수 신호탄
김윤규 부회장의 퇴출을 계기로 현대아산의 관계가 멀어진 틈을 이용, 개성관광 사업을 차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롯데관광은 이미 이달 4일부터 15일까지 평양 아리랑공연 참관단 모집형식으로 1500여명규모의 관광사업을 벌이고
있다.
북측이 더 이상 현대의 대북사업 독점권을 인정하지 않고 창구를 다변화할 태도를 보임에 따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롯데측은 문서제안을 받기 전인 지난 8월에도 평양의 골프행사를 참관한 롯데관계자에게 구두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관광 이남진 전략홍보실장은 "개성관광 사업에서만큼은 북한측하고 현대의 관계는 끝난 것 같다"면서 "북측에서 다시 연락해오면 만나서 적극적으로 의논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롯데가 개성관광 사업에 참여하려면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라 우선 정부에 남북경제협력 사업자 신청을 한 뒤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한다.
이와관련, 통일부도 개성관광 사업승인 신청이 들어오면 법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사업승인을 내줄 뜻이 있음을
암시했다.
이 실장은 "북측이 시장원리를 존중하기만 한다면 사업참여를 못할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현대아산측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현대아산 노진환씨는 "개성관광은 우리에게 독점권이 있다"며 "북측에서 롯데관광에 팩스를
보낸 뒤 많은 시간이 흘렀다"며 "북측이 현재도 그런 생각을 하는 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현대아산이 독점적 기득권을 주장한다해도 '김윤규 파동'을 계기로 북측의 관광사업 창구 다변화 움직임이 감지되는 데다 정부내에서조차 남북경협이 확대를 위해 현대만 대북사업을 수행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분위기도 퍼지고 있어 적어도 개성관광 사업과 관련 현대아산의 입장이 난처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