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
국제적 미래연구그룹인 로마클럽은 1972년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에서 세계가 공업 생산의 성장을 정지시키고 인구 증가를 억제하는 한편 새로운 자원개발과 공해방지에 전념치 않는다면 2030년경 지구는 인류가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제러미 리프킨도 석유시대의 종말을 선언하고 ‘수소경제’의 지향을 강조한 저서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은 산업발전, 인구증가 등으로 세계 에너지 수요가 계속 증가해 2025년에는 2001년 대비 소비가 58%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저개발국의 경제발전으로 1인당 에너지 소비가 선진국의 절반 수준으로 늘어난다면 미국과 유럽을 합한 현재 석유소비량의 7배가 필요하다.
하지만 2002년을 기준으로 한 주요 에너지원의 가채년수는 석유 40년6개월, 천연가스 60년7개월, 석탄 204년에 불과하다. 북미 등의 석유고갈은 멀지 않았고 세계 매장량의 65%를 차지하는 중동 석유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될 것이다.
아무리 가난한 나라라 할지라도 연료는 필요한 것이기에 세계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새로운 탐사기술로 채굴 가능한 매장량이 늘어나고 신기술로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고 해도 원유 자체가 유한한 자원임에는 변함이 없다.
동원 가능한 기술을 이용해 점진적으로 자원고갈에 대비해야 한다. 기간시설은 10~20년내 급격히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환경규제도 만만치 않다.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 온난화 우려는 1997년 ‘교토의정서’로 구체화됐으며 러시아가 2004년 10월27일 비준함에 따라 지난 2월16일부터 정식 발효, 석탄 및 석유의 소비 억제가 불가피하게 됐다.
또 화석연료의 주요 사용처 중의 하나인 자동차의 배기가스 규제도 점차 강화돼 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
따라서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와 환경문제까지 해결하려면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높이고,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과 신기술 확보 및 이용에 노력해야 한다. 태양은 전 인류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 양의 1만배에 이르는 풍부한 양을 제공해준다.
태양에너지를 수소에너지로 변환 이용하는 시스템을 구성, 이의 간헐적이며 에너지 밀도가 낮은 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경제성을 논할 단계도 안되지만 기술개발의 효과가 드러나는 시기가 곧 다가올 것이다.
순수한 자연에너지를 이용, 물로부터 수소를 제조하고 사용 후 다시 물로 돌아가는 수소-물의 순환시스템이 이상적이나 단계적으로 도입 가능한 방법과 기술을 적용해야 무리가 없다.
단기적으로는 상대적으로 풍부한 석탄 자원을 환경친화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각 가정의 에너지 체제는 전기와 가스를 주축으로 하는데, 석탄을 가스 생산과 발전의 원료로 사용하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
대표적인 수소의 이용기술인 연료전지는 완전 무공해로 열과 전기를 동시에 만들어 낼 수 있고 이용범위도 넓다.
이에 따라 몇 와트급의 통신기기용 전원은 물론 연료전지 자동차, 메가 와트급의 발전설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해 2010년경에는 18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런 수소시장은 기술을 갖춘 자의 몫이지 아무나 넘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석유 ․ 석탄과 같은 1차 에너지와 달리 2차 에너지인 수소는 기술력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에너지다.
수소경제와 관련한 분의 원천기술은 국가와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우리나를 포함한 각국이 수소관련 기술 선점을 위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 글은 10월7일자 충청투데이에도 실린 글입니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