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인은 진정 투자를 원하는가?’
필자의 경험을 가지고 판단할 때 한국인은 아직 투자를 할 정도의 수준이 아니다.
아직은 선진국에서 말하는 수준 있는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투자를 계속해 반복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개인이 작은 돈은 얻는다 할지라도 ‘큰 돈’ 즉 국부(國富)의 형태로는 계속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투자에서 필요한 몇 가지 기본자세가 있는데 아직까지는 그것이 부족하다. 이는 마치 태권도에서 기본자세가 안 잡혀있으면 다음 동작을 배우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필자가 생각하는 투자의 기본자세 몇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주식을 갖고 계신가 보죠? 어떤 주식인데요?”
“그래요! 제가 처음 듣는 회사이름인데 뭘 만드는 회사인가요?”
“네? 뭘 만드는지 모르신다고요?”
“그럼 왜 그 주식을 매수하셨는데요?”
“증권회사 친구가 추천한다고 해서 그냥 사셨어요?”
“그래 수익은 좀 보셨나요?”
“그래도 걱정이 안 되세요?”
투자에 있어 가장 심각한 문제가 공짜 점심을 원한다는 것이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손쉽게 최고의 수익률을 얻으려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남들이 모르는 정보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고 검증도 하지 않은 채 환상 속의 기대를 기정사실화하고 투자에 몰입하는 것이다. 그런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면 별 짓을 다한다.
그러나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청와대에서 나온 정보이고 세상에 나만 아는 정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세상 사람은 다 아는데 뒤늦게 알고는 나 혼자 호들갑떠는 것인지도 모르는 것이다.
더구나 어떤 나쁜 녀석이 헛소문을 퍼뜨려 자기 주식의 가격을 올려놓고는 팔아버리려는 작전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이미 지나간 일은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
물론 정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보라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지 100%라는 말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그 많은 주식과 부동산 같은 투자대상에 매일매일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들려오는 정보를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본인이 직접 투자대상을 분석하든지 직접 발로 뛰어 현장답사를 하든지 아니면 인터넷에서 검색을 통해 다른 투자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그 부동산을 중개소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봐야 하는 것이다.
흔히 ‘묻지 마 투자’를 말하곤 한다. 이 말의 의미가 바로 공짜 점심을 원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표현한 말이다.
자신이 투자에 대해서 무지하든 게으르든 이유를 떠나서 가장 경계해야 할 투자의 방법이다.
심지어는 자기가 매입한 투자의 대상이 주식이면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지도 모른 채 매수를 했고, 부동산이면 지형이 어떻고 햇빛은 드는지 도로가 어떻게 나 있는지도 모른 채 매입을 했다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그러나 이런 일이 한국의 투자세계에서는 너무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도 계속 일어나고 있다.
최근의 주식시장과 관련해서 관심 있는 분들과 상담을 하게 되면 대부분이 투자에 대해 안 좋은 경험이 있다.
적게는 몇 천만 원에서 많게는 몇 억 원까지를 손해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럴 수 있다. 투자는 원래 손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수익도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의 안타까움은 그것이 아니다. 손해를 봐서 기분이 꿀꿀한 분들에게 1~2가지 질문을 더 해보면 간단해진다.
투자를 어떻게 했는지를 물으면 대부분 일임했다는 것이다. 증권사 지점장이나 거래 대리인에게 투자할 돈을 보내고는 어떤 투자대상을 선택했는지 왜 그 대상을 선택했는지는 자세히 묻지도 않은 것이다.
내 돈을 가지고 떡을 사먹는지 빵을 사먹는지도 몰랐다는 것이고 시간이 지나서는 관계가
그래서 믿었다는 것이고 그럴 줄 몰랐다는 것인데 그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냐고요?
거기에 덧붙여서 투자한
이후에 어떻게 관리가 되었는지를 물으면 더욱 분명해진다.
몇 달, 몇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의 결과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서류나 전화로 한 번의 연락이 없었다면 이런 사실을 필자는 어떻게 이해해야할 지 모르겠다.
그리고는 결과가 참담한 현실로 나타나면 서로 얼굴을 붉히고 변명하고 난처해한다면 어쩌자는 것인가?
‘묻지 마 투자’는 대부분 투자자가 자기의 한계를 인정하는 투자방법이다.
자기가 살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보이는 정성과 관심의 10%만 가져보자. 투자대상이 앞으로 투자가치가 있는지 교통은 어떻고 편의시설과 학군은 어떤지 진짜 꼼꼼하다.
또한 직접 가서 안방도 주방도 거실도 화장실도 보고 심지어는 거실의 마감재와 베란다의 문 상태까지 자세히 살피면서 따지는 버릇을 투자에도 적용시켜보자.
또한 구입한 아파트에 들어가 살면서도 집의 상태를 계속 지켜보지 않는가? 화장실 물이 잘 내려가지 않고 전등의 불빛은 깜박거리면 아마 하루도 그냥 지내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까지는 매일 사는 집이 아니니까 관심을 가질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의 관심은 가져야한다.
노력과 수고가 없는 투자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러한 노력과 수고가 만약 싫다면 안전한 정기예금이 최고다.
정기예금을 선택한 사람처럼 편안하게 생각하면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불공평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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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만 칼럼니스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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