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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 여성직원 옷벗기고 성추행" 물의

민주노총등 서울경찰청 앞서 기자회견

최봉석 기자 기자  2006.03.08 09: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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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제98주년 3·8세계여성의 날이라는 역사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여성들은 여전히 회사에서 차별과 성폭력 앞에 쉽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탄압이자 여성노동자에 대한 심각한 인권 유린행위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불법파견철폐와 기륭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8일 오전 11시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륭전자의 여성노동자 감금폭행과 성추행’ 및 ‘현행법 체포 임무방기’에 대한 항의방문을 했다.

이날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노조측은 지난 6일 오전 7시30분 (주)기륭전자의 일방적인 계약해지에 맞서 집회를 개최했는데 사측 관리자 2명이 시비를 걸어오면서 200여일 가까이 진행하던 천막농성장을 무너뜨리고 이를 말리는 조합원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이에 항의하는 최아무개 인쇄노조 조합원을 회사로 끌고가 감금한 뒤 폭행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주)기륭전자의 천막 등 기물파괴에 항의하는 노조측 집회를 회사측은 용역직원 200여명을 동원해 물을 뿌리며 방해했고, 김아무개 분회장과 유아무개, 최아무개 조합원을 회사 안으로 납치해 회사 문을 잠그고 감금폭행, 유아무개 여성 노동자에게는 웃옷을 벗겼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당시 경찰 기동대와 정보과 형사는 회사 안과 밖에 다수가 있었지만, 노동자들의 현행범체포 요구를 경찰은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는 이와 관련 “(주)기륭전자는 노동자들에게 자행한 야만적 노조파괴공작과 특히 여성노동자들에게 위협과 두려움, 모멸감을 주는 인권침해 행위를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주)기륭전자 노조는 지난해 초 회사측이 문자로 해고를 통보하자 계약해지에 항의하며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노조를 결성, 같은 해 8월24일부터 현장 점거농성과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구로공단) 내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민주노동당이 산업단지 내부에 만연해 있는 인력공급업체를 통한 불법 파견 노동을 근절하기 위해 (주)기륭전자와 파견업체 휴먼닷컴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하고 그로부터 한달 뒤인 지난해 8월, 노동부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주)기륭전자는 노동부의 이 같은 판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완전 도급을 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함과 동시에, 1인당 18억원의 손배가압류와 형사고소 등으로 맞대응, 노동계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달 16일 (주)기륭전자 주식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는 아세아시멘트그룹이 ‘기륭전자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노조측과 약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양측의 대화는 여전히 진전이 없는 상태다.

한편 노조측이 주장하는 폭행과 성추행 의혹에 대해 사측은 아직까지 답변과 해명 등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