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KTX 여승무원 직위해제' 예정된 수순 착착?

철도공사, 보복차원 철도유통 직위해제 지시 의혹 높아져

최봉석 기자 기자  2006.03.08 08:19:55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승무제지를 할 때부터 직위해제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한 번에 400여명의 여승무원들을 해고하려는 것이다.”

철도공사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민주노총 투쟁지침에 따라 사복투쟁을 전개했던 KTX여승무원에 대해 (주)한국철도유통이 최근 승무를 제지하더니 이번에는 직위를 일방적으로 해제해 논란이 일고 있다.

KTX여승무원들은 지난 2004년 4월 재단법인 홍익회에 입사해 2005년 철도공사의 자회사인 한국철도유통으로 고용이 승계됐지만, 계약 1년만에 철도유통이 KTX여승무원 사업을 포기했기 때문에 철도유통측은 사실상 사측의 입장이라고 볼 수 없다.

이런 까닭에 여승무원들의 위탁을 결정하고 업무 인수를 추진 중인 한국철도공사측이 여승무원들의 단체행동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고 이른바 보복성 차원의 직위해제를 철도유통측에 지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 철도유통이 여승무원 사업을 포기한 뒤 KTX관광레저에 업무 인수를 추진 중인 철도공사측은 KTX 여승무원들이 ‘공사 정규직화’를 요구하자 노사간의 대화를 외면하고 ‘KTX관광레저 신규채용’이라는 공고를 내는 등 여승무원의 고용조건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8일 한국철도유통과 KTX여승무원노조에 따르면, 철도유통은 지난 7일 민주노총 산하 전국철도노조 KTX열차 서울·부산승무지부 조합원 56명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직위해제를 통보했다. 철도노조 파업 이틀 째인 지난 2일에는 노조 간부 9명, 3일에는 간부 5명이 각각 직위해제된 바 있다.

   

직위해제란, 신분은 유지하되 직위를 계속 유지시킬 수 없다고 인정되는 사유가 발생할 경우 그 직위를 해면하는 불이익 처분의 하나다.

승무제지에 이어 여승무원들의 직위가 해제됨에 따라 KTX는 고용문제와 관련해 특단의 해결책이 노사간에 마련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도 줄곧 승무원이 없는 상황에서 파행적으로 운행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철도유통 관계자는 “여승무원들이 사복투쟁을 벌이고 민주노총 파업에 동참했기 때문에 인사규정에 따라 직위해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승무원측도 “조합원 전체를 징계하더라도 정규직화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 노사갈등은 깊어질 전망이다.

정혜인 부산KTX 열차승무 지부장은 “1년 계약직이라고 사측으로부터 협박당하고 2년 동안 학대를 받았다”면서 “공사측은 또다시 우리들을 자회사에 위탁을 주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위탁생활을) 또다시 반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철도공사측은 그러나 여승무원들의 정규직화 요구에 대해 “공사 정규직화는 어렵지만, 자회사 정규직화는 가능하다”며 노조측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상급단체인 철도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고 현장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KTX 여승무원들은 이날로 총파업 8일째를 맞이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KTX여승무원들의 투쟁을 엄호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