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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은 코너에 몰린 론스타 구세주?

외환은행 인수 선언으로 내릴 가격 올려놓아 국부유출 비난

임경오 기자 기자  2006.02.09 10: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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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세청에 의해 탈세혐의로 고발돼 검찰이 수사중인 론스타를 국민은행이 도와줌과 동시에 국부유출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있다.

론스타는 급한 상황으로 인해 외환은행을 값싸게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을 낮출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인수를 하겠다고 나서면서 론스타는 내심 쾌재를 부를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강정원행장은 8일 IR가 끝난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론스타가 매물로 내놓은 외환은행을 인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나서면서 완전 코너에 몰린 론스타의 비상구를 자처하고 나선 꼴이 됐다.

국세청과 투기자본감시센터에 의해 고발돼있는 론스타는 최근 외환은행 매각작업에 속전속결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론스타는 지난달 말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비밀유지약정서(CA)를 국내 주요 금융사들에 발송했으며 이 가운데 유력인수후보사를 선정해 매각정보안내서(IM)를 보낼 예정이다.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최소한 5~6개월은 걸릴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론스타는 발빠른 행보에 나서고 있던 상황이었다.

◆  "금감원 매각승인 유예" 목소리 높아 론스타 절박한 상황

론스타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외환은행 인수과정에 대한 의혹이 풀릴 때까지 매각이 유보되고 금감원이 매각을 승인해주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세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만의 하나 금융관련법위반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대주주자격을 잃어 향후 매각 구도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수사결과가 나오기전에 외환은행 매각을 끝내야하는 절박한 상황에 있었다는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따라서 조기매각에 나설수 밖에 없는 론스타의 급한 처지로 볼때 외환은행 가격 하락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셈이다. 즉 가만히 놔두면 론스타가 제풀에 지쳐 가격을 내릴수 밖에 없고 그만큼 국부유출을 줄일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론스타를 완전히 편안하게 갈수 있도록 만들어준 꼴이다.

◆  강정원 행장 인수선언만 안했어도 외환은행 가격 하락 가능성

자산규모면에서 업계 1위인 국민은행이 인수를 선언함으로 인해 타사의의 인수전을 촉발하게 될 것은 자명하게 되며 이럴 경우 값이 떨어져야할 외환은행의 가격이 오히려 올라가는 상황이 벌어지게 돼 외국자본에 덜줘도 될 국부를 고스란히 얹어서 갖다바치는 셈이 된다.

예컨대 만약 국민은행이 성급하게 나서지 않아 1조원을 싸게 살수 있었다고 가정할 경우 이 정도 금액이라면 중소기업 1000곳에 10억원씩 지원할수 있는 규모이다. 물론 섣불리 어느정도 싸질지 예단할수 없긴 하지만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이 외환은행 인수를 하겠다고 나서면서 상당폭 할인받을수 있는 상황을 날려버린 것은 분명한 셈이다.

이와 관련 투기자본감시센터는 7일 "외환은행의 매각 일정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면서 "인수과정의 의혹에 대해 고발도 됐고 특검 이야기도 나오고 있으며 우리가 고발한 것에 대해 검찰도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이런 것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  투기자본감시센터 양대노총, 국민은행 인수 비판

민주노총도 "외환은행 매각을 금지하고 외환은행의 부실을 부풀려 인수자격도 없는 사모펀드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고스란히 갖다바친 공무원들을 처벌하라"면서 "론스타 문제가 해결된 다음 입수합병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해 국민은행의 외환인수 선언에 대해 역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한국노총 역시 "외환은행은 지난해 2조원 가까운 순이익도 냈고 BIS비율과 자산건전성도 은행권 최고 수준이어서 독자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은행이든 외국계은행이든 흡수합병은 안된다"고 말해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반대방침을 분명히 했다.

일부에서는 "국민은행의 외국인 지분이 85%를 넘고 있기 때문에 국부유출에 대한 개념이 적은 것 아니겠느냐"면서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한편 국민은행과 대조적으로 하나은행은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싸질 외환은행에 대해 국민은행이 인수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우리마저 인수하겠다고 나서면 가격상승이 불보듯하다"고 말해 국민은행과는 달리 국부유출에 대한 비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차분히 인수전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은 최근 무리한(?) 인사로 인해 잡음이 나있는 상태에서 밖으로는 외환은행 인수를 선언함으로써 론스타를 도와 국부유출을 감행하고 있다는 비난을 어떻게 극복해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과정 뭐가 문제였나

론스타는 외로운별이란 뜻으로 미국 텍사스주의 별칭이기도 하다. 론스타는 사모펀드로 1991년 미국에서 설립된 뒤 주로 부실채권 정리, 부동산 운용, 구조조정 등에 투자해왔으며 한국에는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예금보험공사로부터 5000억원 이상의 부실채권을 사들이면서 진출했다.

이후 조흥은행(7600억원), 평화은행(4600억원) 등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도 잇달아 인수했으며 부동산 분야로도 눈을 돌려 동양증권 여의도사옥, SKC 여의도사옥, 현대산업개발의 역삼동 아이타워(스타타워)도 인수해 차익을 남겼다. 한마디로 부실화된 채권을 저렴한 값에 인수해 정상화시키고 수익을 남기고 팔아넘기는 고난이도의 사업수완을 IMF 이후 휘청거리고 있는 한국에서 발휘한 것이다.

그런 론스타는 2002년 서울은행 인수에 뛰어들다 실패한 뒤 2003년 금감위와 협상을 통해 외환은행 인수를 성사시키고자 했다. 문제는 은행법에 따르면, 외환은행이 ‘비금융기관’인 투기펀드 론스타에 매각되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당시 금감위는 2003년 7월경 이른바 ‘비관적 시나리오’를 작성해 이를 토대로 외환은행이 ‘부실금융기관의 정리 등’의 특별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짜 맞추고, 미국계 투기펀드에 매각하도록 했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불거지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이진구, 권영세 의원 등 12명의 공동 발의로 지난해 12월 감사원에 제출한 ‘외환은행 불법 매각 의혹에 대한 감사청구안’에 따르면 금감위 등 정부 당국이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기 위해 조직적인 개입을 통해 각종 경영지표를 왜곡해 외환은행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둔갑시켰으며, 이를 근거로 외국계 펀드에 불법 매각했다고 드러나있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통계수치 조작 등으로 외환은행이 부실금융기관으로 둔갑하고 우리정부 관료들이 발벗고 나서서 법령을 확대 해석해 현행법상 은행을 취득할 자격이 없는 론스타에 은행을 넘겨준 전 과정은 조직적 범죄행위”라며 “외환은행의 매각은 명백한 불법행위로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재매각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경오/최봉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