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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80%가 잘사는 나라를 만들자

프라임경제 기자  2005.09.30 16: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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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체제를 6․25 전쟁 이후 최대 국난(國難)이라고 일컬었다.       

2백만명에 달하는 실업자가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60년대 이후 30여년간 온 국민이 피땀 흘려 쌓아놓은 산업 등 경제기반이 일시에 무너져 내렸다.

IMF체제가 들어선 1년 후인 1998년 말 우리 경제는 먼저 1만 달러가 넘었던 국민소득이 6천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고, 국민총생산은 세계 11위에서 17위로 추락했다.

당시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총체적인 참담한 위기에 처했다.

위기를 기회로

민초들은 국가부도(모라토리엄)의 위기와 실업의 공포, 끝없는 기업도산, 재벌의 빅딜 및 워크아웃, 사회 전반의 구조조정 등 엄청난 격변의 시련을 당했다.

쇠가 두들길수록 단단해지듯 우리 국민들은 위기에 처할수록 강해지는 법. 이후 민초들은 허리띠를 조이며 다시 일어섰다.      

이들의 피땀 어린 희생과 눈물과 헌신의 노력 결과 2004년 말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2,542억 달러로 자국 생산기준 세계 9위의 수출국이 됐고, 국내총생산(GDP)은 6,674억 달러로 세계 11위에 다시 당당히 올라섰다.

민초의 눈물겨운 결실로 과학-IT 등 두각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생명공학 연구와 김현탁 연구원의 고온초전도현상 규명으로 세계 물리학 과제 해결 및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포항제철 등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 세계적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보통신(IT)분야는 세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 주가도 1,200선을 넘어섰다. 세계경제포럼(WEF)도 이를 인정,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세계 17위로 역대 가장 높게 평가했다. 이 모두가 우리 민초들의 눈물겨운 노력의 결실이다.

인간은 망각(忘却)의 동물이다. 특히 우리의 민초들은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 물론 과거를 잊어야 새로운 창조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7년 전 IMF체제의 뼈저린 위기를 지금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에게는 아직도 해결해 가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양극화 극복 나설 때

첫째, 80대 20의 양극화 현상, 즉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해결이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상위 20%가 국가 부의 80%를 차지한다.

미국은 국민은 부자지만 나라는 세계 최대 채무국으로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일본은 나라는 부자지만 국민은 80%가 먹고 살기에 빠듯하다고 한다.

우리는 상위 80%가 잘살고, 국가 재정도 튼튼한 나라가 되도록 대통령을 비롯해 위정자들이 국정을 운영해야 하다. 이를 위해 민초들은 항상 위정자 감시와 조언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중심 잡아야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은 명심해야 한다. 그는 연두회견에서 2005년을 선진한국과 선진경제의 출발점으로 삼아 경제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최근 “경제올인은 선동정치의 표본”이라는 식으로 한발 뺐다. 대통령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 경쟁력이 세계 17위에 그친 것은 행정 투명성이 낮고 정부 규제가 많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노대통령은 행정 투명성을 높이고 정부 규제의 과감한 철폐를 통해 80%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데 진력해야 한다.

‘경제공동체’ 모색-나눔의 정신 절실

둘째, ‘경제공동체’를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 우리는 IMF를 통해 가족붕괴, 경제공동체 붕괴를 뼈저리게 경험했다. 이제 나만 잘 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이웃도 함께 잘 사는 경제공동체를 이뤄야 한다.

국가기관의 사회안전망 확대는 물론 대기업 등 경제적 강자들이 경제적 약자를 우선 배려하고 이웃과 함께 하는 나눔의 정신이 절실히 필요하다.

통일, 특히 경제통일 대비를

셋째,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경제통일이 매우 중요하다. 세계 경제 3위 독일이 통일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통일이 경제에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경제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인천의 물류, 서울의  IT 및 금융, 개성의 경공업 중심 산업단지로 이어지는  ‘꿈의 삼각지대’를 형성하면 통일이 경제발전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경제정의 위한 등불과 비판 주저치 않겠다

국가,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들은 이 점을 목표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새롭게 출발하는 우리 ‘프라임 경제’도 이의 실현을 위한  ‘등불’ 이 될 것이며 한 치의 양보나 흔들림 없이 비판할 것은 과감히 비판하고, 새로운 생각이나 의견을 제시하는데 주저치 않을 것임을 확실히 밝혀둔다.

김인수 본지 편집위원/ 사상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