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기업들의 공시시스템에 큰 허점이 드러났다. 대기업 공시 관계자들이 결산보고서를 작성할때 실적 단위를 성의없이 작성하면서 동일 보고서내에 다른 금액단위가 버젓이 표기돼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LG전자와 KT측이 지난해 실적발표를 하면서 자사의 실적보다 터무니없이 적게 표기된 것을 본지가 발견, 그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이들 회사는 금융감독원이 보낸 서식에 그대로 자사의 실적 수치만 옮기는 과정에서 금감원이 처음에 보낸 실적항목의 단위를 고치지 않고 그대로 수치를 내보낸 것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 옆쪽과 아래쪽에 나타난 단위가 서로 다르게 표기되고 있어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울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지난 24일 2005년 매출액 영업이익등 실적을 공정공시하는 과정에서 단위를 ‘억원’으로 표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왼쪽 실적 단위란에는‘백만원’으로 표기, 아래쪽 실적단위인 억원과 달라 혼란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작년 4분기 매출액이 6조1821억원임에도 불구하고 공시자료에는 작년 618억21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오인할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한 KT도 26일 지난해 실적을 공시하는 과정에서 단위를 ‘백만원’으로 표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원’으로 표기했다.
단지 보고서 맨 아래에만 단위가 백만원임을 표시하고 있어 주의깊게 봐야만 알수 있을 정도다.
금감원의 고위 관계자는 결산보고서 양식을 보낼 때 소규모 기업이 많아 매출액등 실적 구분항목에 단위를 '원'이나 '백만원'으로만 표기해서 보내고 있는데 대기업 IR담당자들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수치를 대입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감원도 사후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틀린 단위가 버젓이 공시시스템에 올라가있어도 27일 현재까지도 계속 수정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가장 정확해야할 국가적인 공시시스템에 이같은 허점이 있다는 것은 국가적인 망신"이라면서 조속한 수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