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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테크, 장흥순 회장 ‘백의종군’

조윤성 기자 기자  2005.09.29 19: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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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테크 장흥순 회장은 최근 불거진 분식회계의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백의종군하겠다는 입장을 29일 밝혔다.

장 회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분식회계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88년 창업이래 18년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난 3주간이 가장 힘든 시기였으며 모든 것을 걸고 터보테크를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장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99년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최대주주로서 유상증자 대금을 금융권 대출로 받아 진행한 것이 큰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98년 회사가 부도위기서 엔젤투자를 받은 것 또한 이번 사태의 주 원인이 됐으며  지난 5년간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올 연말쯤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노력하는 가운데 이번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회사돈을 유용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출을 받아 증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급락해 투자자들과 분란이 야기됐으며 이에 회사자금을 동원해 급한 불을 꺼야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 회장은 이번 사태를 벤처업계 전반으로 확대하려는 시각을 경계했다.

장 회장은 지난 5년간 벤처기업협회장으로서 이 같은 스스로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많이 괴로웠다며 모든 책임은 벤처기업이 아닌 장흥순이란 개인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장 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4년 동안 벤처기업협회 회장을 지낸 ‘벤처 1세대’로, 벤처업계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과 박사과정 시절인 지난 1988년 공장자동화(CNC) 기술을 응용한 제품과 정보통신 단말기 등을 생산하는 터보테크를 설립해, 현재 연간 매출 1000억원을 바라보는 중견기업으로 키워냈다.

창업 당시 무작정 은행지점을 찾아가 “카이스트 박사 만드는 데 초등학교부터 투자액을 따지면 1억5000만원이 든다. 우리 회사 박사 2명을 담보로 3억원만 빌려달라”며 지점장을 설득해 대출을 받은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지난 1995년 벤처기업협회 창립 당시 부회장을 맡았고, 지난 2000년부터는 한 번의 연임을 거쳐 회장직을 맡고 있다. 10년 내내 벤처기업가들의 ‘맏형’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또 코스닥위원회 위원, 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 부회장, 감사원 아이티(IT)감사 자문위원,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등으로 대외활동에도 열정적이고, 지난 1998년에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차세대 지도자 100인에 선정되는 등 개인적인 능력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