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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식품업계 결산①] 푸드포비아 확산부터 중국 해빙무드까지

'계란·사드·갓뚜기' 3대 이슈 키워드 "위기 속 기회 포착"

하영인 기자 기자  2017.12.19 14: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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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17년 식품업계를 주도한 키워드는 단연 '위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올 한 해 식품업계는 연이어 터진 악재들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더욱이 어느 때보다 사회적 이슈로 가득했다. 물론, 한숨과 고민이 주를 이뤘던 게 사실이지만 식품업계에게도 바람 잘 날이 있었다.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소비패턴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이 같은 분위기에 걸맞은 아이템을 식품업체들이 쏟아내며 새로운 트렌드를 가속화시키기도 했다. 이에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 식품업계를 웃고 울게 만든 주요 키워드를 선정해 되짚어봤다.

대표적인 키워드는 계란이다. AI(조류인플루엔자) 파동으로 품귀현상에 끝없이 치솟던 계란값은 살충제가 검출되는 사건까지 터지며 먹거리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여기에 추풍낙엽마냥 식품업계를 휩쓴 또 다른 키워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로, 중국의 사드 보복이 미친 악영향은 직격탄이나 다름없었다.

반면, 식품업계에서 오뚜기(007310)는 단연 주목받은 기업이 된 것도 모자라 일명 '갓뚜기'로까지칭송받으며 착한기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계란 망신살 시작으로 소비자 먹거리 불신↑

지난해 겨울 AI 확산 여파에 따라 품귀현상이 빚어진 계란가격이 올해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 한 판 가격이 1만원을 넘어가며 '금란'으로 불렸다. 덕분에 사재기를 우려한 대형마트들이 1인당 계란 구매개수를 제한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정부는 계란가격을 진정시키고자 미국산 계란 52톤을 수입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한 번 오른 계란가격은 쉽사리 내려오지 않았다. 

지난 11월 전북 고창 오리농장에서 AI 바이러스가 재검출됐으며, 이달 전남 영암군 종오리 농가에서도 고병원성으로 확진돼 금란사태 긴장이 다시금 떠올랐다.

이뿐 아니다. '살충란'으로 몰락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지난 8월 국내산 계란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더욱이 살충제 성분이 최초 발견된 경기 남양주시와 광주시 농가는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받아 친환경농가로 선정된 곳이라 소비자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더욱이 정부가 기준치 초과 농가와 난각(껍질) 코드를 잘못 발표하는 등 조사과정에서 허술한 위생관리 시스템의 민낯을 드러내 소비자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계란 파동 외에도 맥도날드에서 햄버거세트를 먹고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려 신장장애를 갖게 됐다며 맥도날드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도 발생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 총 5명의 피해아동이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검찰에 고소한 상태. 

현재 검찰은 지난달 30일 위생관리 미흡으로 대장균 오염 가능성이 있는 햄버거용 패티를 공급한 혐의를 받는 맥도날드 납품업체 M사 임직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맥도날드 본사의 책임 소재와 관련한 검찰수사도 한 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유럽에서 햄과 소시지로 인한 E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월 유럽산 비가열 햄·소시지 제품을 수거·검사하고, 이 과정에서 유통과 판매를 잠정 중단시켰다. 

E형 간염 바이러스는 사람과 동물이 모두 감염되고 옮기는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초기에는 황달이 나타나고 구토·복부통증·설사 등이 수반된다. 임산부 감염 시 20% 이상의 치명률, 33%에서 태아유산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E형 간염 바이러스는 70℃ 이상에서 죽는다. 

이외에도 지난 6월에는 MBC PD수첩의 '국내판매량 상위 10개의 라면 제품 중 5개에 유전자변형농작물(GMO)가 섞여있다'는 보도에 소비자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식약처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미국·호주·캐나다에서 수입된 밀과 밀가루 중 국내 라면에 쓰이는 82개 제품을 수거해 검사했는데 이 결과 17개 제품에서 GMO 대두(콩)와 옥수수가 검출됐다.

다만, 이들 제품의 GMO 혼입비율은 평균 0.1% 수준. 국내 규정에 따르면 혼입비율이 3%를 넘지 않으면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식약처는 GMO 대두·옥수수가 검출된 밀·밀가루가 쓰인 라면 제조사나 제품명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국내로 수입되기 이전 보관·운반 과정에서 밀가루 보관용기 등에 남아 있던 GMO가 일부 섞인 것으로 진단했다. 

◆식품업계 "중국 덕에 웃고 미국 때문에 울고"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중국과의 사드 갈등으로 중국을 위시해 해외사업에 매진했던 일부 식품기업들은 부진한 실적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특히 중국사업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오리온(001800)은 지난 3월 매출이 전년대비 70%까지 떨어졌고, 상반기는 현지화 기준 37.3% 역신장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최근 사드 해빙 무드에 중국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여전히 지난해 수준까지 끌어올리진 못했지만 3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104% 증가했다. 이에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삼양식품(003230) 역시 3분기 중국 수출액이 분기 사상 최고인 284억원을 달성하는 등 전체 수출액이 500억원을 돌파했다. 

사실 사드보복으로 중국에서 가장 고난을 면치 못하던 곳들이 국내 분유업계다. 이들은 중국수출에 있어서 지난해 1억달러를 넘었던 것과 달리 올해 10월까지 5070만달러에 그쳤다.

다행히도 까다로운 수출 기준을 국내 분유업계들이 통과하면서 향후 긍정적인 전망이 그려진다. 더욱이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국산 분유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한국산 등 글로벌 브랜드가 10조원에 달하는 중국 분유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첫 포문은 남양유업(003920)이 열었다. 남양유업의 '아기사랑 수(시우아이스)'가 지난달 중국 조제분유 수출 기준을 통과해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에 정식 등록을 거쳤다. 이번 통과로 남양유업은 6개 브랜드, 18개 제품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이어 롯데푸드(002270)도 파스퇴르 수출 분유 3개 브랜드(위드·그랑노블·희안지)가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에 등록됐다. 

다만, 이처럼 중국시장에서는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쳐 식품업계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이 재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관측했지만, 이 같은 발언이 협상용이든 아니든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 FTA가 폐기될 경우 소고기, 와인, 오렌지 및 가공식품 등 미국산 제품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한미 FTA가 폐기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지만 폐기될 경우 유럽, 칠레 등 다른 수입선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갓뚜기' 등극 속 오점은 '일감 몰아주기'

한편, 식품업계 가운데 올해 가장 급부상한 업체로는 오뚜기가 꼽힌다. '갓뚜기'라 불릴 만큼 그동안 오뚜기가 진행하던 정책 자체가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걸쳐 모두 미담으로 바뀌었다. 이에 오뚜기는 지난 7월 청와대 호프미팅에 중견기업 중 유일하게 초청되기도 했다.

소문난 미담에는 지난 1992년부터 수십 년간 이어가고 있는 심장병 어린이 지원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상속세 성실 납부 등이 있다. 

오뚜기의 지원으로 현재까지 4500명에 가까운 어린이가 새 생명을 얻었고, 1만8000명에 달하는 시식 판촉사원이 정규 채용됐다. 또 함영준 회장은 아버지 함태호 명예회장이 타계한 후 주식을 물려받으면서 상속세 1500억원을 정직하게 납부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뚜기 역시 규제 사각지대에서의 총수 배 채우기 논란을 파해가진 못했다. 다수 계열사가 현재 일감 몰아주기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오뚜기는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평가에서 지배구조 부문 최하점인 D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오뚜기라면이 기록한 매출액(5913억원) 가운데 내부거래로 발생한 매출액(5892억원)은 99.64%. 이외에도 △오뚜기물류서비스(72.6%) △오뚜기SF(63.9%) △상미식품(97.6%) △알디에스(86.4%) 등도 내부거래 의존도가 상당하다. 다만, 현행 공정거래법상 오뚜기의 일감 몰아주기는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

이외에도 오뚜기는 앞서 2015년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가 GMO 사용여부에 대한 공개요청을 거부하면서 각종 먹거리 안정성 논란에도 휩싸였다. 지난해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최근 3년 동안 롯데제과(004990) 다음으로 식품위생법을 가장 많이 위반한 식품기업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