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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삼성전자 결산]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한 '丁酉年'

올해 매출 240조원·영업익 55조원 전망돼…전년比 영업익 2배↑

임재덕 기자 기자  2017.12.18 18: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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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사태로 실추된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 이미지, 그룹 총수 부재로 인한 신수종 사업 발굴 미비 등 어려운 현안을 안은 채 '2017 정유년'(丁酉年)을 맞았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특유의 '혁신DNA'를 앞세워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탈바꿈시켰다. 삼성전자의 다사다난했던 올 한 해를 짚어본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매출 240조원, 영업이익 55조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달성한 연간 영업이익이 29조24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2배 수준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이면에는 '반도체'를 위시한 '스마트폰' '가전' 사업부의 고른 성장이 자리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의 공급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부문에서 큰 수확을 거뒀다"며 "반도체에서만 최소 10조6000억원에서 최대 11조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과 소비자가전(CE) 부문 역시 연말 성수기를 맞아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증권가는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2018년에는 연간 매출 260조원, 영업이익 65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중 이어진 '세기의 재판' 항소심 결과는?

삼성전자의 올해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이 부회장의 재판이다. 연초 삼성전자에 닥친 위기 대부분이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 8월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에 433억 상당의 뇌물을 주거나 주기로 약속한 혐의로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특검이 기소한 5개 혐의 모두 유죄로 판단된 셈이다.

이에 삼성 변호인단은 "납득할 수 없다"며 즉시 항소했고, 10월12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첫 항소심이 열렸다.

변호인단은 이 자리에서 "1심 판결을 보면 '형사재판 기본 원칙'인 증거재판 원칙 등이 슬그머니 밀려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항소심에서는 증거 재판주의나 죄형 법정주의 등 형사법 기본 원칙에 부합하는 판결이 나오길 희망한다"고 읍소했다.

이어진 항소심에선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상대로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 △뇌물 공여 성립 여부 △국외재산도피 논란 △범죄수익 은닉 여부 △이 부회장 등의 위증 여부 등을 핵심 쟁점으로 다뤘다. 항소심은 이달 말 열리는 결심공판 후 피고인 신문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닻 올린 정현호의 '사업지원TF' 신수종 사업 챙긴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2일 '사업지원TF'를 조직, 그룹 총수 부재로 멈춘 경영시계를 정상화했다. 이 부회장 구속 후 향후 회사를 이끌 신수종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자, 이를 조율할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설립한 것이다.

실제 상반기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 사업인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업체들과의 M&A를 추진했던 삼성전자는 '신속한 의사결정 부재'로 계약 막판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지원TF는 전자 계열사 전반을 어우르는 컨트롤타워다. 정현호 사장 지휘 아래 삼성전자와 삼성SDI·삼성SDS·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 간 투자와 인사, 전략 등을 총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업계에서는 정현호 사장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인사팀장 출신으로 이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미래 성장 및 그룹 운영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마련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지원TF는 사업 영역이나 인력이 중복되는 전자 계열사 간 업무를 조정하고 미래 먹거리를 함께 발굴하는 역할을 책임진다"며 "M&A나 계열사 차원의 인사 등 중요 현안이 생길 때마다 각 계열사에서 전문 인력을 지원받는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 갤노트7…' 추락했던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자존심 '회복'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로 잃은 '소비자 신뢰'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4조원대의 금전적 손실을 피하지 못한 삼성전자는 '1등 스마트폰 제조사'로서의 명예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2017년 미국 내 기업 평판지수'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4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소폭 오르 내림은 있었지만, 줄곧 10위권 안팎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전자는 추락한 소비자 신뢰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리콜에 따른 보상안을 제안했을 뿐 아니라 정확한 발화원인 분석 밝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재발방지를 위해 8단계 안전성 검사도 도입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노력에 소비자들은 다시 한 번 신뢰를 보내고 있다.

갤럭시노트7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은 국내 사전예약에서만 100만4000대가 판매됐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S7(20만대) 및 갤럭시노트7(40만대)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아울러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8560만대(시장 점유율 22.3%)를 판매하며, 4544만대(11.9%)의 애플을 큰 폭으로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인텔 '24년 왕좌' 무너뜨린 '반도체 삼성'

삼성전자는 올해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시장 '왕좌'에 앉는 쾌거도 달성했다. 1993년 이후 지난 24년간 일본 NEC나 도시바 등 몇몇 회사들이 위협했으나, 한 번도 인텔의 '반도체 1위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최근 반도체시장 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전분기대비 14.9% 증가한 165억3100만달러의 매출(위탁 생산 제외)을 달성, 158억7900만달러를 기록한 인텔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2분기에도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를 포함한 매출에서 인텔을 앞섰으나, 통상 파운드리 사업을 별개로 취급하는 업계 특성상 3분기에서야 '공식 1위'에 올라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연간 기준으로도 인텔을 누르고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또다른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는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이 656억달러(약 72조원)로 인텔(610억달러)보다 앞설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력하는 시장에서 갈린 희비에 따른 결과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력 제품인 D램과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는 수요도 증가하고 가격도 빠른 속도로 오르는 반면, 인텔의 주력인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