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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부모의 눈물' 국회가 닦아줄까

복지부 '신생아 사망' 19일 상임위 현안보고, 징벌적 제재 가능성?

이수영 기자 기자  2017.12.18 13: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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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신생아 4명이 연쇄 사망한 서울 이화여대부속 목동병원(이대목동병원)에 대한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진상보고가 예정된 가운데, 입법부가 유가족의 눈물을 말끔히 닦아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보건복지위)는 19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 부처 관계자를 소집해 현안보고를 받기로 했다.

◆보건복지위, 이대목동병원 과거 '사건사고' 주목할 듯

이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은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사실관계 확인과 함께 사고가 잇따랐던 이대목동병원에 대한 징벌적 처분을 주문할 가능성이 높다. 해당 병원이 최근 4년 동안 크고 작은 의료분쟁으로 입길에 올랐고, 피해자 대부분이 영유아였다는 점에서 공분을 산 탓이다.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9월 요로감염 증상으로 입원한 5개월 영아가 맞던 수액 연결관에서 벌레가 나온 것이 대표적이다.


아기는 14시간이 넘도록 문제의 수액을 맞은 상황이었고 뒤늦게 이를 발견한 부모가 의료진에게 항의하며 사건이 외부에 알려졌다. 보건복지위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제조사를 상대로 허술한 수액관리 실태에 대해 질타한 바 있다.

식약처는 당시 수액을 납품한 성원메디칼에 대해 제조과정에서 완제품 품질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물품 전량회수 및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다만 이대목동병원의 책임 여부는 입증되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에는 신생아 중환자실 소속 간호사가 결핵 확진 판정을 받아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가 역학조사에 나서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당시 중환자실을 다녀간 신생아 166명 중 2명이 잠복결핵 감염 판정을 받았고, 직원 50명 중 5명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잠복결핵 감염자가 나온 뒤 병원 측이 일부 신생아의 결핵 검사를 돌연 중단, 사태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가중됐다.

또한 2013년 말부터 2014년 4월까지 넉 달에 걸쳐 이대목동병원에서 축농증 치료를 받은 환자 500여명이 좌우가 바뀐 엑스레이 필름 영상을 바탕으로 진료를 받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한 마디로 아픈 콧구멍은 그대로 둔 채 멀쩡한 반대쪽을 치료한 셈인데, 피해 환자 중 20%에 가까운 90명이 유아와 어린이였다. 심지어 병원 측은 환자들에게 이를 즉각 통보하지 않은데다, 사과 조차 미뤄 더욱 빈축을 샀다.

◆의료과실 단정 이르지만…유가족 배제·안일한 대처 '뭇매'

물론 이번 신생아 사망사건이 병원의 과실 때문인지는 입증된 바 없다. 병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30분부터 11시30분까지 2시간 동안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던 아기 4명에게 연쇄적으로 심정지가 발생했으며 심폐소생술 등 가능한 조치를 모두 동원했음에도 최악의 상황을 피하지 못했다.

모두 미숙아로 태어난 피해 아기들은 이튿날 오전 사망원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져 부검 및 약물 검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과 서울시가 역학조사 등 사고원인 입증을 위해 나섰고 구체적인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의료과실이나 병원의 책임여부를 따지기 어렵다.

다만 상황 대처 과정에서 이대목동병원의 부실한 시스템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병원을 향한 비난여론은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유족들은 "아기들이 배가 볼록 나와 있었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며 의료과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는 아기의 상태를 보호자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채 면회를 막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한 사건을 외부에 신고한 당사자가 의료진이 아닌 신생아의 보호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가운데, 직접 보건소에 신고했다는 병원의 공식입장 역시 거짓말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한겨레>에 따르면, 신생아 사망 신고는 사건발생 당일 11시7분께 112에 처음 신고 됐고 신고자는 아기 중 한 명의 보호자였다. 또한 두 시간이 흐른 이튿날 새벽 1시경 관할 양천구보건소에 사고 소식이 전해졌는데 병원이 아닌 경찰이 전달한 것이었다.

또한 병원이 유가족들에게 사실을 명확히 알리지 않은 상태로 언론브리핑부터 하면서 유가족들이 울분을 터트리고 있고, 같은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신생아 4명을 간단한 검사만 마친 채 서둘러 퇴원시킨 배경을 두고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신해철법' 시행 1년, 여전히 높은 의료분쟁의 벽

한편 의료과실을 주장하는 유가족들은 병원과 맞서 고된 조정절차를 피하지 못할 처지다. 지난해 11월 이른바 '신해철법'으로 불리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사망 또는 1개월 이상 의식불명 등 중증 피해가 발생한 경우 의료분쟁 조정절차가 자동으로 개시된다.

이번 사안 역시 같은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 피해가 입증돼 적절한 보상에 이르는 과정은 쉽지 않다. 특히 조정에 돌입한 사고 10건 중 7건은 이대목동병원이 속하는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에서 벌어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위 소속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신해철법 시행 이후 총 236건의 의료 분쟁 및 사고에 대해 분쟁조정이 자동 개시됐고 올해 9월까지 110건의 의료사고가 심사 중이거나 완료됐다.

이 중 환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가 108건에 달했는데 이 중 병원의 과실이 인정된 경우는 절반이 채 안 되는 42.8%에 불과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사안이 크지 않을 경우 조정에 돌입하는 것은 물론 성립되는 경우가 훨씬 적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의료기관인증 병원 337곳 중 86%인 290개 기관에서 의료분쟁이 발생했고 조정신청 접수 건수는 2231건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 조정성립은 493건으로 10건 중 2건 정도에 불과했으며 조정 신청금액 역시 2205억8000만원에 이르는 것에 비해 실제 조정성립으로 피해자에게 지급된 액수는 3.26%인 71억8000만원에 그쳤다.

김광수 의원은 "의료분쟁이 발생한 것 자체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고 의료사고를 의심할 일이 생겼다는 뜻인데 특히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의료분쟁의 86.6%가 벌어진다"면서 "이 중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조정개시 비율은 10건 중 3~4건 정도밖에 안 돼 환자들의 불신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복되는 의료분쟁으로 귀한 생명을 잃은 유족들이 상실감에 더해 분쟁부담까지 떠안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