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부터 이어온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국내 화장품 업계가 점차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다시 한국을 찾으면서 한류 열풍을 주도해온 화장품 업계는 내실 다지기와 동시에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올해 LG생활건강(051905)과 에이블씨엔씨(078520)는 사드 보복에도 불구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브랜드 고급화와 노후화된 브랜드 이미지 개선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반해 아모레퍼시픽(090430)은 관광객 감소에 따른 면세 채널 및 주요 관광 상권의 부진에 타격을 받은 만큼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나친 중국 의존도…순이익 전년比 40%↓
올해 아모레퍼시픽그룹(002790)은 중국 사드 보복의 영향으로 관광객 감소로 영업이익과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의 3·4분기 누적 매출은 8.7% 감소한 4조6870억원, 영업이익은 32.4% 감소한 6412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연결 잠정치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도 1010억77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7%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2098억6200만원으로 13.6%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797억8700만원으로 31.9%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 국내 사업은 관광객 감소에 따른 면세 채널 및 주요 관광 상권의 부진으로 매출이 역성장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매출 비중이 90%에 달하는데, 중국 관광객 감소가 면세점 매출로 이어지면서 매출도 줄었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매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1%(2016년 기준)로 LG생활건강(17%)보다 훨씬 높다.
마진이 높은 면세점에 지나치게 집중한 것이 화근이 된 만큼,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외에도 매출 하락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 증가,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 지속으로 영업이익 또한 감소했다.
최서연 한양증권 연구원은 "국내 화장품 부문은 중국 관광객 영향과 지난 9월 면세 구매 수량 제한 강화로 아모레퍼시픽 매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면세 채널이 전년 동기 대비 34.8% 감소하며 부진한 실적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이지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단순히 중국에 의존하기보다 근본적인 기초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글로벌 사업은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3.8% 감소한 2조7001억원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사업은 6.5% 성장한 1조3128억원의 매출을 나타낸 것.
특히 해외사업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회복세가 나타났으며,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지속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관세청 수출입신고서 기준(2016년 7월~2017년 6월)으로 3억8535만 달러(USD)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35.2% 증가한 것으로 중국, 미국, 일본, 베트남 등 여러 국가에서 고르게 성장한 결과다. 특히 올해에는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최 연구원은 "해외 사업은 지난 분기에 역성장했으나 3·4분기에 중국 및 아세안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관광객 유입 감소 영향으로 주요 뷰티 계열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신장했다"며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국내 내수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상품 및 유통 포트폴리오 강화, 글로벌 사업 다각화 등으로 신성장 동력을 모색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고급화·포트폴리오 다각화…국내외 실적 '껑충'
사드 한파를 겪었던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LG생활건강은 3분기 매출 1조6088억원, 영업이익 252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소폭 웃도는 규모다.
또한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부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 오른 3254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면세점 매출이 전년대비 26% 급감했지만, 중국 현지의 고급화장품 매출이 상승하면서 이를 상쇄했다.
실제 중국 현지법인은 올해 2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25% 성장했는데 3분기에는 41%로 성장률이 더 높아졌다.
LG생활건강의 중국시장 성장과 국내 시장 매출 상승은 '브랜드 고급화'와 중저가 브랜드 역량 강화, 다변화된 포트폴리오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먼저 LG생활건강의 고급 브랜드는 '후'는 2009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이후 △2013년 2000억원 △2014년 4000억원 △2015년 8000억원으로 급성장을 이뤘다. 지난해에는 1조2000억원을 돌파, 단일 브랜드 중에서는 최단 기간 내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또한 LG생활건강은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들이 올라가고 있지 못하는 숨, 빌리프, VDL 등 프레스티지 중심으로 브랜드 역량을 강화했다.
이밖에도 지난 2014년 인수한 CNP Cosmetics(차앤박화장품)가 올리브영과 홈쇼핑,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고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최근 인수한 태극제약의 피부의약품 원천기술과 생산설비를 기반으로 더마화장품을 강화 계획도 성장을 뒷받침했다.
화장품 외 분야인 생활용품에서도 펫케어 제품 및 시니어 상품, 천연 프리미엄 및 더마 제품 등을 론칭하며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이지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장품뿐만 아니라 생활용품, 음료 부문도 보유하고 있어 올해 사드 이슈로 인한 국내 면세 판매 부진에도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을 보유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LG생활건강 2017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약 4.4% 증가할 전망이고, 내년에는 12.2%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부문 각각의 내년 영업이익 성장률은 각각 13.7%, 8.2%, 11.1%로 전 부문에 걸친 고른 성장이 예상된다"며 "화장품의 견고한 성장에 더해 생활용품 경쟁 심화 해소와 음료 마케팅 비용 부담 경감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3000억원과 938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후화된 브랜드 체질개선 박차…해외 법인 선전
국내 화장품업계 3위 에이블씨엔씨 역시 사드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하반기 소폭 성장세를 기록했다. 상반기 사드보복으로 인한 매출 하락에도 하반기 노후화된 브랜드 개선 발표와 해외 법인 선전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에이블씨엔씨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29% 증가한 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28.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832억원으로 11.2% 감소했으나 당기순이익은 1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구조개선 노력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마이너스 성장하는 등 실적이 여전히 회복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9.8% 줄었고, 매출액은 7.9% 감소했다.
매출의 경우 중국 관광객 감소와 내수 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다소 줄어들었으나, 이익은 지속적인 구조 개선 노력으로 소폭이나마 나아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사드 여파에도 불구하고 비용감소를 위한 물류, 제품원가 개선 등 지속적인 시스템 개선을 위해 노력한 부분이 효과를 발휘해 3분기 영업이익이 소폭이나마 늘어났다"며 "4분기 더 개선된 실적을 보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 실적 개선을 위해 에이블씨엔씨는 가장 먼저 노후화된 브랜드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9월 경쟁력 강화를 위해 23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투자금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1500억원과 나머지 금액은 에이블씨엔씨 자체 보유 금액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2년간 총 1009억원을 시설자금에 투자한다. 시설자금은 기존 점포 730개 중 614개 리뉴얼에 238억원, 신규 점포 200개 개설에 471억원을 각각 사용할 예정이다. 나머지 300억원은 중국 1성급 도시 내 30여개 직영 플래그십 스토어 개설에 투입한다.
운영자금 투자로는 총 780억원을 책정했다. 27명의 R&D인원 충원 및 연구 장비 구입에 43억원을 투자한다. 또 브랜드 개선 등 마케팅 활동을 위해 총 737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기타자금 투자액(500억원)은 핵심 상권 전략 부동산 매입과 중소형 화장품 유관업체 인수에 쓴다.
또한 브랜드 개선을 위해 에이블씨엔씨는 14년 만에 본사를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서초 신축 복합시설인 마제스타시티로 이전, 본사 이전과 동시에 1세대 로드숍인 '미샤'를 리뉴얼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에이블씨엔씨 본사 이전을 포함해 대표 브랜드 미샤와 어퓨의 노후화된 매장을 리뉴얼하고 대규모 신규 출점도 강화한다.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는 에이블씨엔씨가 직면한 브랜드 노후화 문제에 대해 나아갈 방향을 알고 있다"며 "브랜드 리뉴얼과 해외시장으로 확장, 신규 브랜드 확보 등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