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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결산①] 백화점 '빅3사' 사드 보복·내수 침체로 고전

매출성장률 전년比 0.9%↑…수년째 한 자릿수 '성장 정체'

추민선 기자 기자  2017.12.18 10: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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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국내 대형백화점들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중국인 단체관광객 감소와 함께 내수 소비 침체로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신규 출점에 따른 한 자릿수 성장률을 간신히 지켜냈지만 구조적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11월 롯데백화점의 '평창 롱패딩'의 성공을 시작으로 내수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과 제한적이나 중국 단체관광이 허용되면서 백화점 업계의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중국의 사드 보복과 내수 침체를 온몸으로 겪은 국내 '빅3' 백화점은 그야말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년 대비 0.9% 성장하는 데 그쳤기 때문.  

국내 백화점 성장은 지난 2000년 후반부터 온라인 중심의 소비트렌드 변화와 유통규제 등으로 정체기를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 2012년 29조1000억원, 2013년 29조8000억원, 2014년 29조3000억원, 2015년 29조2000억원, 지난해 29조9000원으로 30조원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10년 전 8~10%에 달했던 백화점 빅3의 영업이익률도 현재는 3~5%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1년 11.4%를 끝으로 국내 백화점 매출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이 또한 신규 매장 출점에 따른 성장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구조적 개선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차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채널 등장이 중장기적으로 백화점 성장세를 불투명하게 만들었다"며 "신규점 출점을 통한 전체 백화점 시장의 추가적인 성장은 가능하지만 구조적인 성장은 역부족"이라고 했다.  

◆빅3사 3분기 실적 '우울'…신규 출점 효과 '반짝'

국내 1위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하락한 7조5780억원, 영업이익은 57.6% 감소한 74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사업은 소폭 흑자를 기록했지만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 사업의 역신장 폭이 확대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액은 442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6% 증가, 영업이익은 397억원으로 7.7% 상승했지만 강남점과 대구점 등 신규점 효과에 따른 매출 성장으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 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백화점(069960)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9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5.1% 줄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4223억, 594억원으로 각각 0.3%, 6.9%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전반적인 소비 심리 악화와 경쟁 심화로 기존점 성장률이 부진했던 것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사업다각화 전략이 약하다는 평가도 들린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은 백화점사업의 성장 둔화를 감안하더라도 대부분 점포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며 "사업다각화가 경쟁사에 비해 약하다는 점도 앞으로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3년간 신규 출점 계획 '無'…오히려 '매각' 

실적악화와 함께 백화점 신규 출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소비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데다 유통산업규제 수위가 높아지면서 전방위 압박이 커진 영향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는 올해 이어 내년에도 신규 점포를 열지 않는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오히려 점포 2개를 처분한다. 인천시로부터 사들인 인천터미널점 오픈을 위해 인천 구월동 인천점과 부평동 부평점을 매각하기로 한 것.


지난해 12월 대구점을 오픈한 신세계백화점도 2019년까지는 백화점 출점 계획이 없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에나 여의도점이 오픈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통상 백화점 건립 인허가 신청부터 입점까지는 적어도 4∼5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0년 준공이 예정된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외에는 당분간 신규 출점은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형 백화점들이 신규 출점을 멈춘 이유는 무엇보다 더 이상 백화점이 들어설 곳이 없고, 매출 부진으로 투자금 회수에도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15년 정도 지나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영업이익률이 워낙 낮아져 시간이 지나도 투자금을 회수가 불투명하다"며 "신규 오픈보다는 폐점을 더욱 걱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국내 총 백화점 수는 112개에 달한다. 

◆롱패딩 열풍·사드 해빙 분위기로 '반등' 움직임

그동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백화점 매출은 지난 달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롯데백화점의 평창 롱패딩과 사드 봉합 분위기가 서서히 나타나며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이러한 추세는 4분기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백화점의 매출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롯데백화점의 매출액 증가율이 5.0%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신세계백화점이 14%, 현대백화점이 4.6%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인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전체 유통업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가운데 정기세일 기간 겨울 의류 판매가 성장세를 견인했다. 특히 평창 롱패딩의 인기와 함께 패딩을 중심으로 한 고마진 스포츠의류 판매가 매출 증가를 견인하면서 영업이익이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실제 지난 10월 초 추석 연휴 기간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영업환경이 열악했지만 11월 매출 증가로 10~11월 누적 매출도 2% 내외의 성장을 나타낸 것으로 파악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2월은 휴일수가 전년대비 이틀 정도 많아 2% 이상 기존점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백화점 업체들의 실적 모멘텀은 뚜렷한 회복세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가장 실적 모멘텀이 약하다고 봤던 현대백화점까지 4분기에 이익 증가가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경기에 민감한 남성복이 5년 만에 처음으로 성장하면서 경기회복을 반영하고 있으며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롱패딩 매출도 늘어 아동·스포츠부문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4분기 기존 점포의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체기 맞은 백화점의 돌파구 '아웃렛'

한편 침체된 백화점 매출 극복을 위해 빅 3사는 아웃렛 시장 확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성장세가 빠르고 가족단위 쇼핑객 유입이 수월하기 때문. 

이 같은 흐름에 올 상반기 3개의 아웃렛이 신규 출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에 있는 롯데프리미엄아웃렛 이천점의 확장 공사를 마치고 국내 최대 규모로 재개장했다. 

이어 하반기 경기 고양시에 영업면적 1만6500㎡(5000평) 규모의 아웃렛 원흥점이 개장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아웃렛 군산점, 하반기에는 프리미엄아웃렛 용인점을 열 계획이다. 

프리미엄아웃렛과 쇼핑몰이 함께 들어서는 의왕 복합쇼핑몰과 프리미엄아웃렛 울산점도 2018년에 문을 연다.

신세계는 지난 8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연면적 36만4000㎡(11만300평) 규모로 스타필드 고양을 개점했고 신세계와 미국 부동산 개발업체 사이먼 프라퍼티 그룹의 합작법인인 신세계사이먼도 경기 시흥에 4만2000㎡(약 1만3000평) 규모의 수도권 서남부 최대 아웃렛 시흥 프리미엄아웃렛의 문을 열었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지난 5월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에 영업면적 42만6625㎡(약 13만평) 규모로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을 오픈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019년에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 현대시티아울렛 동탄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을 열 계획이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렛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4조3000억원(추정)에 이른다. 

국내 아웃렛 시장규모는 2011년 약 7조9000억원에서 2015년 약 13조원까지 연평균 13.3% 성장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시장규모는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7.3%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1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같은 기간 △온라인 쇼핑(18.1%) △편의점(9.5%) △면세점(7.7%)의 성장 다음으로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