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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호황인데…' 남성 육아휴직은 불황

7개 증권사 조사 결과 남성 육아휴직자 10% 이내 "사회 분위기 변화가 우선"

백유진 기자 기자  2017.12.15 1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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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우리나라 남성 육아휴직자가 처음 10%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남성 육아휴직수는 아직 이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전체 육아휴직자 6만7658명 가운데 남성은 8388명, 약 12.4%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올 한 해 우리나라 전체 남성육아휴직자 수가 약 1만명으로 사상 최초 10%대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치를 내놓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남녀 근로자 각각 최대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지난 9월부터는 부모 모두 첫 3개월 육아휴직 급여(대체율) 수준을 종전 40%에서 80%로 상향하는 등 정부의 육아휴직 정책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국내 주요 증권사 중 7개 증권사의 남성 직원 육아휴직 현황을 조사한 결과, 모두 남성과 여성 다를 것 없이 육아휴직을 신청은 자유로웠으나 그 비율은 아직까지 여성에 비해 극히 적거나 아예 없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육아휴직 관련 사규를 통해 남녀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육아휴직 사용을 적극 권유한 결과 올해 148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는데 그중 남성 직원은 11명으로 전체의 7.5%에 그쳐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NH투자증권은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관련 제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그러나 역시 남성 직원의 이용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제도가 잘 정비돼있고 홍보 등 사내 장려도 많아 전체 육아휴직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나 아직까지 남성 이용률은 많지 않다"고 응대했다.

이어 "다만 지난 4일 금융투자업계 처음 여의도 농협재단빌딩에 만 1~5세 영유아 총 40명을 정원으로 하는 직장어린이집을 개원하는 등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다하고 근로복지를 제고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해 여성 육아휴직자는 77명이었으나 남성 육아휴직자는 5명으로 전체의 6.5%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2014년 단 1명의 남성 직원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던 것에 비해서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증권 측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데다 결혼율 저하로 출산율도 감소하는 등 사회 트렌드가 변하는 것을 감안하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수준"이라며 "회사 내에서 육아휴직 사용으로 눈치를 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제언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30명 정도의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는데 이 중 남성 직원의 비중은 약 7~8% 수준이다. 

중소형사들은 더욱 상황이 좋지 않았다. 키움증권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지난해 1명, 올해 2명뿐이었다. 유안타증권과 교보증권의 경우 올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자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최근 1~2년 사이에 남자 직원 3명이 육아휴직을 사용 후 지금은 복귀한 상태"라며 "가능하지만 쓰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증권사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남성 육아휴직이 여전히 활성화되지 않은데 대해 이를 극복하려면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장려하더라도 직원들 스스로 불이익을 받을까 눈치를 보는 것 같다"며 "휴직 기간 중에는 급여 중 일부가 지급되기 때문에 그 정도로는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