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하 5·18특별법)이 13일 국회 국방위원회(국방위)에서 발목이 잡히자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한 목소리로 자유한국당(한국당)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김영우 위원장을 비롯해 한국당 소속 위원들의 공청회 개최 요구로 특별법 처리가 공청회 이후로 지연되자 발목잡기 구태를 문제 삼으며 여론전 강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헬기사격 진실·희생자 발굴에 초점
현재 국방위에 계류된 5·18특별법은 크게 두 덩어리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지난 4월 5·18 당시 민간인을 향한 계엄군의 헬기사격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내놓은 진상규명 법안(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민간인에 대한 헬기사격 의혹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안)과 사건 전반을 추적하는 '5·18민주화운동 관련 진상조사에 관한 특별법안' 각 2건이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올해 1월 옛 전남도청 인근 전일빌딩에 대한 정밀감식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국과수 측은 총탄흔적 185개를 확인했으며 정지비행 상태의 헬기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감식결과를 내놓았다.
이미 목격자의 증언과 군 내부 자료를 통해 헬기사격설은 기정사실로 전해지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신군부가 사실 자체를 부정한 가운데 정부 보고서를 통해 사실이 일부 입증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아울러 전두환씨 등 신군부 세력이 최근까지 자서전과 각종 언론인터뷰를 통해 과거의 행적을 정당화하거나 스스로를 '피해자'로 지칭해 국민적 공분이 일었고, 올해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 필요성에 무게가 실렸다.
먼저 헬기사격 진상규명 특별법의 핵심은 '5·18 계엄군 헬기사격진상규명위원회' 설치와 위원회를 통한 직권조사, 고발의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조사의 초점은 △계엄군의 헬기사격 의혹 △최초 발포 명령자 및 경위 △행방불명자의 규모 및 소재 △기타 위원회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건 등에 맞춰져 있다.
5·18 진상조사 특별법은 현재 민주당과 국민의당 주도로 세 건이 계류돼 있다. 먼저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7월 올린 진상규명 특별법에는 의원 88명이 공동발의자로 나섰고, 9월 이개호 민주당 의원 안에도 122명이 힘을 보탰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지난 달 따로 진상규명 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특별법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다. 37년 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군의 민간인 학살 및 인권침해, 헌정질서 파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기본이고, 1988년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진행된 신군부의 왜곡 및 날조를 바로잡는 한편 집단학살지, 암매장 추정지를 찾아 행방불명 상태인 희생자의 유해를 수습하는 것이다.
진상규명의 주체로 활동할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는 상임위원 3명을 포함해 15명 규모로 구성하도록 명시됐다. 위원들은 국회가 상임위원 2명 등 8명을 지명하고, 상임위원 1명을 포함해 4명은 대통령, 남은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도록 했다.
◆법안 통과 미룬 한국당, 美 출장은 예정대로
대표적 개혁법안으로 꼽히던 5·18특별법의 연내 통과가 사실상 무산되자 14일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한국당을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공청회를 핑계로 법안 처리를 가로막은 것은 전형적인 발목잡기이며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규정했다.

이어 "민생입법과 개혁입법을 모조리 가로막을 거라면 임시국회 소집을 왜 동의했는지 국민이 묻고 있다"면서 "부패한 동료의원 몇몇을 구하기 위한 방탄국회로 활용할 게 아니라면 협력하라"고 일갈했다.
이와 관련 오는 20일까지 예정된 국방위의 미국 태평양사령부 시찰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밀린 법안 처리를 위해 불참하겠다고 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이 한미동맹 구축을 위해 필요한 활동이고, 두 번이나 지연된 행사라며 출국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공청회를 주장하려면 해외 시찰부터 취소했어야 했다"며 "해외시찰을 잡고 공청회 소집을 주장하는 것은 법안 통과를 무산시키겠다는 것인데,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의 취임 후 첫 성과가 '발목잡기'는 아니어야 할 것"라고 꼬집었다.
한편 5·18 진상조사와 관련해 두 건의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연내 통과가 불발된 것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정책회의 모두발언에서 "빠른 시일 내 공청회를 열고 내년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며 "연내 처리를 기대한 국민들과 유가족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나마 한국당 의원들이 소위 통과 과정에서 대승적으로 특별법 내용, 취지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 다행"이라며 "37년간 5·18 진상규명을 완수하는 것은 여야와 정파, 지역과 이념을 떠난 시대적 과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