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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여파 '미미'…국내서 '망중립성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

새 정부 '상생' 기조에 망중립성 폐지는 역행…이용자 혜택 큰 '제로레이팅'은 활성화

황이화 기자 기자  2017.12.14 11: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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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미국에서 망중립성 폐지가 유력시되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오바마 정부 때 확립된 망중립성을 사실상 폐지하자는 아짓 파이 FCC 위원장 제안에 대해 찬반투표한다.

FCC 위원 5명 중 공화당이 3명이라 망중립성 폐지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망중립성이란 통신망을 제공하는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가 이를 활용하는 콘텐츠나 서비스를 차별하면 안 된다는 원칙이다.

망이용에 대한 차별을 통해 수익화를 노리는 통신사업자는 망중립성 폐지를 반기고, 포털사업자나 OTT사업자 등 콘텐츠사업자(CP)는 차별에 따른 불이익을 막아주는 망중립성 폐지 움직임에 반대한다.

◆과기정통부 "트럼프 정부 시도일 뿐"

국내에서도 미국 규제 변화 여파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부는 일단 기존처럼 망중립성 원칙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망중립성 정책 변화에 대해 송재성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 과장은 "미국 정부가 바뀌면서 새롭게 변화를 시도하는 것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우리나라나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 않는다"며 "다만 망중립성 폐지를 할 경우 미국 시장이 어떻게 변하고, 그 변화가 얼마나 큰지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시도가 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확신할 수 없다는 판단이 뒷받침된 것으로 해석된다.

◆망중립성 폐지, 文정부 '상생' 기조와 다른 길

미국의 망중립성 폐지 움직임은 '규제 예측' 측면과 '상생' 측면에 맞지 않는 방향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외 전자통신정책 분석 업체 잉카리서치앤컨설팅의 조대근 대표는 "규제는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미국의 망중립성은 정권에 의해 매우 흔들리는 불안정한 규제"라며 "시장에 주는 시그널이 오락가락해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안 좋은 사례"라고 짚었다.

그는 또 "망중립성을 지지했던 과거 FCC는 다양한 사업자를 대상으로 선순환적 구조에서 투자를 유발했다면, 지금의 FCC는 망사업자에 직접적으로 투자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가 '상생' 핵심 기조로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이동통신사만 유리한 규제 환경이 마련될 수 있는 망중립성 폐지는 이런 기조에 반한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대통령은 공약에도 포함된 '망중립성 강화'를 미국 규제 환경이 바뀌었다고 해서 곧장 뒤집기에 명분이 적다.

일각에서 망중립성 강화는 곧 망을 통해 수익을 내는 CP의 '무임승차'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과기정통부는 망중립성 개념과 망이용대가 정산을 확실히 분리해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송 과장은 "망중립성에 따라 망사업자가 특정 CP의 트래픽을 차단한다든지, 돈을 받고 서비스 속도를 조절하는 것은 하면 안 된다는 의미"라며 "망중립성과 무관하게 CP는 트래픽을 유발하며 망을 이용한 대가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망중립성에 대해 "트래픽을 과도하게 유발하는 업체는 그에 상응하는 돈을 내야한다"고 말한 것은 '망중립성 완화'를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다.

◆'고객 이익 증대' 제로레이팅 활성화 이어질 듯

망중립성과 함께 거론되는 '제로레이팅'에 대해서도 정부는 규제보다 확산에 방점을 둔 모습이다. 제로레이팅이 이용자 이익 증대와 경쟁 활성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제로레이팅은 망사업자가 콘텐츠 업체와 제휴해 고객이 해당 콘텐츠를 이용할 때 무료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포켓몬고와 제휴해 데이터 무료 제공혜택을 준 바 있다.

망사업자가 망을 이용해 경쟁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망중립성 위배 논란이 있지만, 서비스 제공시 CP에 대한 차별 없이, 이용자 이익 증대와 경쟁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면 활성화돼야 한다는 게 현재 정부 방침이다. 

송 과장은 "제로레이팅은 열려 있다"며 "망사업자가 비차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그것에 대해 규제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제로레이팅을 하는 사업자가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는지 여부나 자회사 등 특정 사업자에게만 허용하고 다른 사업자는 차별하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공정거래 환경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