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파와 훈풍이 교차했던 붉은 닭의 해, 2017년 정유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국가와의 동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기업들은 한 단계 더 발전하고자 내년 경영계획과 조직개편을 준비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송년에 짚는 신년사'에서는 무술년을 맞이하기 전 각 금융사가 정유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점검해 본다. 올 초 각 기업의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밝힌 한 해 계획의 이행도를 꼼꼼히 살피며 다사다난했던 올해를 돌아본다. |
[프라임경제] 외환은행과의 합병 이후 통합 두 돌을 지낸 하나금융그룹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사업부문에서 두각을 보이는 동시에, 그룹 계열사들의 내부 통합까지 이루며 그룹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같은 호실적은 통합 1년이 지난 올해 초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느슨해진 것을 긴장하도록 다시 고친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 덕이라는 평이 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하나·외환 통합을 내세워 메가뱅크 KEB하나은행을 성공리에 출범시키고 통합 시너지로 글로벌부문과 핀테크 등 기술금융에서도 두드러진 성적을 내고 있다.
김 회장의 리더십으로 하나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연결당기순이익 1조541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3%, 3009억원이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 2012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가장 두각을 보이는 부분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한 해외사업이다. 하나은행의 해외점포 수는 지난 9월 말 기준 35개로 국내 리딩뱅크를 앞다투고 있는 신한(28개), KB국민(12개)보다 월등히 많다. 글로벌 해외법인 수도 153개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해외 사업에서 당기순이익 28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한 액수로 시중은행 중 가장 우수하다.
김 회장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멤버십 구축과 글로벌 네트워크 강점을 극대화하는 기업투자금융(CIB)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올해부터 그룹 IB부문에 대한 '공동 통제'와 '협업성과 평가제'로 은행 IB와 증권 IB 간 협업을 강화했다. 또한 하나금융은 지난해 7월, 통합 플랫폼 '하나멤버스'를 통해 대만 민영은행 타이신국제상업은행과 포인트 교환 협약을 체결했다. 하나멤버스는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가입자가 700만명을 넘어서면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핀테크 부분에서 다양한 실험도 병행하고 있다. 텍스트뱅킹에서 한 단계 수준을 높인 인공지능 기반의 'HAI Banking(하이 뱅킹)' 서비스를 내놨다. 하이뱅킹은 텍스트뱅킹이 제공하던 단순 계좌조회·간편송금 등을 넘어 환율 조회나 금융상품 추천 등 더 넓은 영역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한다.
이는 김 회장의 "올해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해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하고 금융권, 유통사, 통신사 등에서 20개가 넘는 페이서비스가 출시돼 치열하게 경쟁 중이지만 승자는 고객이 직접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오가닉 비즈니스' 기업이 될 것"이라는 앞선 언급에 따른 행보다.
당시 그는 또 "손님이 만든 네트워크가 마치 생명체처럼 성장하고 진화하는 비즈니스를 만드는 기업이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도 역설했다.
비은행 계열사 해외 진출도 고삐를 죄고 있다.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그룹과 함께 '시나르마스 하나 파이낸스'를 설립해 인도네시아 자동차 할부 시장에 진출했다. 앞으로 인도에는 마이크로파이낸스(MFI), 필리핀에는 저축은행으로 해당 국가 소비자금융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김 회장의 리더십과 해현경장의 조율은 사업부분에선 호실적의 요인이지만, 그룹 내부에서는 오버 튜닝일 수도 있다는 전언이 들린다. 내년 3월로 예정된 회장 인선과 관련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을 막으려는 노조와 김 회장 지지세력이 맞붙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노조는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투쟁본부'를 결성하고 지난달 2일 금융감독원에 김 회장에 대한 제재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이미 김 회장의 연임론에 무게를 실고 있으며, 김 회장 지지측도 3연임 도전을 기정사실화하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합병 이후 사상최대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 외에도 현재 유력한 승계경쟁 후보가 없는 유일 후보라는 점이 꼽히지만, 이에 대한 지적도 뒤따른다.
실제 이와 관련,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은행권은 특정 대주주가 없어 CEO가 자신의 연임에 영향력을 크게 행사할 수 있는 점과 유력한 승계경쟁 후보가 없는 상황도 논란이 되고 있다"며 지배구조를 문제 삼기도 했다.
김 회장의 '3연임 의지'도 드러나고 있다. 최근 사내 강연이나 조회에서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조직에 기여할 일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발언 외에 올 초 신년사를 통해 '다시' 가다듬는다는 해현경장을 강조한 것에서부터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 하나금융 노조 측은 '현 회장의 연임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을 표명한 만큼 하나금융의 노사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