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공영방송 정상화'라는 새 정부 기조와 '사상 최장기' 지상파방송사 파업 앞에 2017년 방송업계 관심은 온통 지상파방송으로 쏠린 모양새다. 지상파 방송이 변혁을 위한 진통으로 주춤하는 사이 유료방송업계는 유튜브·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제공서비스)사업자와 업무협약을 추진하고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며 종횡무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뇌물 비리에 연루된 홈쇼핑 채널부터 '특혜 환수'가 예고된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까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도 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발표한 '2016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방송사업 매출은 15조3195억원으로 전년대비 3.7% 증가했다.
홈쇼핑·종편 등 PP사업 매출이 40.6%(6조2224억원)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케이블TV·IPTV·위성TV 등 유료방송사업 매출 30.8%(4조7174억원), 지상파방송사 매출 26.8%(4조1007억원) 순으로 점유했다.
올해 경영진 교체기를 맞이한 지상파 방송사가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하며 향후 '방송업계 핵심'으로 재부상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 맞서 유료방송업계는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접목으로 신규 시장 창출을 비롯해 더 나아가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으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으며, 정부 규제와 진흥책을 앞둔 PP사업자는 국내 매출 점유율 확대를 넘어 해외 진출 성과까지 낳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새 정부·언론노조 콜라보' 지상파 개혁, 매출 성장 이어질까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반부터 공영방송 정상화를 전면에 내세워 이사진 및 경영진 교체 작업을 찬찬히 착수하고 있다. 보수야당은 '정권의 방송 장악'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지만, 방송노동조합까지 새 정부 개혁 의지에 합세하며 결실을 맺는 중이다.
지난달 '뉴스 공정성 훼손' 책임자로 지목된 김장겸 전 MBC 사장 사퇴로 MBC 파업이 72일 만에 종료, 지난 7일 MBC는 최승호 뉴스타파 PD(전 PD수첩 PD)를 신임 사장으로 맞았다.
13일, 사상 최대 기록인 파업 101일째를 맞으며 경영진 교체 갈등을 이어 가고 있는 KBS 역시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상태다.
지상파방송의 공공성 훼손에 따라 시청자가 외면하고, 결국 방송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번 '경영진 교체'가 방송 가치 제고와 매출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5월 세계최초 지상파 UHD 방송을 개국한 지상파방송사는 UHD 서비스로 케이블TV과 IPTV 등에 빼앗긴 플랫폼 지배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상파방송사의 숙원이었던 '중간광고'에 대해 방통위가 우호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출구 찾는 케이블TV, 결국 OTT보단 M&A?
유선(케이블)방송·IPTV·위성방송을 축으로 한 유료방송업계에선 각자 방식으로 성장동력 모색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대형 케이블방송사 딜라이브와 CJ헬로, 위성방송사 KT스카이라이프는 올해 새롭게 선보인 OTT 셋톱박스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며 신규 시장 창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딜라이브와 CJ헬로가 OTT에 관심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지속적인 케이블방송 가입자 이탈과 매출 감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방통위가 올해 6월 발표한 '2016년도 방송사업 재산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IPTV 3사 방송매출은 전년대비 27.2%나 늘어난 2조4277억원에 달한다. 반면, 2014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던 케이블방송사의 경우 2조1692억원에 그치면서 처음으로 IPTV 매출이 케이블TV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IPTV사업을 진행하는 이동통신사는 통신서비스와의 결합상품으로 '매출 효자'로 자리매김한 IPTV부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확대를 넘어 서비스 융합을 통한 '탈(脫)통신'에 대한 복안까지 품고 있다.
결국 '잘 나가는' IPTV와 달리 '출구 전략'이 요구되는 케이블방송사 입장에선 OTT사업 외에도 M&A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통위는 'M&A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작업에 나선 가운데, 내년 6월이 일몰시한인 합산규제까지 이어진다면 케이블방송사 인수 사업자로 나설 이동통신사 부담이 덜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밖에 정부의 통신비 절감 정책 영향으로 당분간 이동통신사가 M&A에 소극적일 것이란 진단도 제기된다.
◆엇갈린 PP…호재만난 CJ 웃고, 악재 만난 홈쇼핑·종편 울고
올해 홈쇼핑 뇌물 수수 혐의를 위시한 이른바 '전병헌 게이트'가 PP 업계를 뒤흔들었다. 이에 따라 내년 홈쇼핑 재승인 심사 기준이 엄격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4기 방통위 위원장으로 '종편 특혜 반대론'을 펼쳤던 이효성 위원장이 선임되면서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을 기반한 종편 PP 규제가 한층 강화될 조짐이다.
방통위는 이달 발표한 '10대 정책 과제'에서 매체 간 규제 불균형 개선정책의 일환으로 '종편 의무송출(의무전송)' 규제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종편을 의무전송채널로 규정한 것은 특혜'라는 평가가 적극 반영된 결과물이다.
악재를 만난 홈쇼핑 및 종편 PP와는 달리, tvN을 위시한 CJ E&M계열 일반 PP는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지상파 방송사인 SBS를 시청점유율 측면에서 앞지를 정도로 높은 위상을 떨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상장한 드라마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이 영향으로 최근 증권가에선 CJ E&M 지분가치를 상향조절하는 등 호재를 만난 모습이다.
다만 영향력 확대에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징수가 거론되는 등 CJ E&M에 대한 사회적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