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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하는 글짓기' 백일장 성황

참좋은광산포럼·광산구 평화의 소녀상 시민모임 주최…19개 학교 157명 학생 참가

정운석 기자 기자  2017.12.12 11: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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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된 전국 자치단체 중 최초로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백일장이 열렸다.

참좋은광산포럼(이사장 위인백)주최, 광산구 평화의 소녀상 시민모임(공동대표 김형수) 주관, 광주전남 작가회의(회장 박관서) 후원으로 '제1회 광산구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하는 글짓기' 백일장이 10일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백일장은 '평화의 소녀상'이 설립된 전국 60여곳 중 처음 열리는 글짓기 대회임에도 광주지역 19개 학교, 157명의 학생들이 열띤 경연을 펼쳤다.

이날 글짓기에 앞서 위인백 이사장이 참가 학생들에게 '광산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역사란 망각에 맞선 기억의 투쟁이며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야말로 뒤틀린 한국 현대사에 일침을 가한 일대 사건이다'는 주제로 서부원 광주 살레시오고 역사교사의 초청 강연 시간을 가졌다.  

이번 백일장에 제출된 작품들은 일반적인 백일장과는 확연히 달랐다는 평가다.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하는 백일장이어서 그런지 대부분의 작품들이 외적인 미려한 표현보다는 내적인 가치를 충실히 보여주려는 모습이었다는 심사평이다. 

이날 글짓기 행사의 글감은 '학교' '청년' '빛'으로 글짓기 심사는 광주전남 작가회의에서 맡았다.

심사위원으로 박관서(시인,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 조진태(시인, 광주전남작가회의 전 회장), 이승철(시인, 한국문학평화포럼 사무총장), 조성국(시인, 광주전남작가회의 사무처장), 주영국(시인), 김해숙(소설가), 임지형(아동문학가) 등 7명의 시인, 소설가, 아동문학가가 참가했다.

시 부문 중학교 대상(인권상)은 정광중 김경서 학생이, 고등학교 대상은 동명고 김은송 학생이 차지했다. 산문부문 중학교 대상(인권상)은 송정중 시지민 학생이, 고등학교 대상은 정광고 임민지 학생이 수상했다.

한편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8월14일 '세계 위안부의 날'을 기념해 광주 광산구 문화예술회관 광장에 건립됐다.

 (시) 중학생 대상 (인권상) 수상작 김경서

 곽예남 할머니 목소리가 들려        


광주시청 앞 광장에서 자전거를 탔어
바람에 떠밀려 페달을 멈추니
소녀상 앞이었어

추운 꽃이 떨면서 내게 말했어
나는 1940년 열여섯 살에 일본 위안부에 끌려갔다가
2004년 4월 고향에 온 곽예남이오

열네 살 내 머릿속에 인터넷 정보가 스쳐갔어
역사가 일본지배자들에게 팔아버린 소녀
해방 후에도 60년간 중국 땅에서 못 오신 그분
지금은 고향 담양군 대덕면에서 폐암말기로 고생하신 그분

2017년 8월 14일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때
광주시장 윤장현 님께 큰절을 받았던 그분
광주전남 위안부 마지막 생존자인 곽예남

추운 꽃은 울면서 내게 말했지
난 부분 치매증상이 있소만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피해자도 모르는 합의가 무슨 합의요

열네 살 내 맘속에서 뭔가 올라왔어
난 자전거에 기댔어
나보다 더 앳된 소녀는 멍하니
자전거 바퀴만 내려다보았어

따르릉 따르릉
광주시청 앞 광장에서
자전거를 타는 무리가 지나갔어
지나가는 바람 속에서 자꾸
곽예남 할머니 목소리가 들려


(시) 고등학생 대상 (인권상) 수상작 김은송

백발청년
            

우리 교회 할매들
빠알간 매니큐어 발랐다고 좋아라 하신다
꺼클꺼클한 손 사이로 빠알간 동백꽃이 폈다.

니야 손이 우째 이리 보드랍냐며
감싸 안은 그 손에 모진 풍파 다 담겼다.
겹겹이 진 주름마저 웃음꽃 번져간다

우리 할매들도 여느 청년들처럼 꽃피웠을 시절
주렁주렁 자식들 안고 지새웠을 모진 세월엔
청년이란 이름이 한 겹 한 겹 싸매졌을 것이다.

꽃 떨어진 봄처럼
꽃 떨어진 나무처럼
쓸쓸한 것이 어디 있냐고들 하지만,
꽃이 져야 봄이 옴을
꽃 져야 새로운 시작임을
오랜 꽃이 향기를 발하는 것을
그래서인지 오랜 꽃이 반가운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할매 내 마음속의 백발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