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지창 자동차'.
마세라티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마세라티를 칭할 때 종종 등장하는 표현이다. 이렇게 인지도가 낮았던 마세라티였지만 최근 국내 수입차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무섭다. 지난 2013년 연간판매가 100여대에 불과했지만, 2017년 15배 이상의 성장에 달하는 2000대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2013년 국내에 출시된 기블리(Ghibli)가 있다. 기블리는 마세라티의 국내 판매량뿐 아니라 글로벌성장까지도 견인하고 있다. 또 마세라티 브랜드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이다. 첫선을 보인지 불과 4년 만이다.
이렇게 눈부신 성공을 거둔 기블리가 마세라티를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데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로 양분화된 분위기 덕도 봤다. 소비자들이 흔해진 메르세데스-벤츠나 BMW가 아닌 희소성 높은 브랜드를 찾기 시작했고, 그런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선보여진 기블리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해준 것이다.
기블리는 △섀시 △서스펜션 레이아웃 △V6 엔진 △8단 ZF 자동변속기 등을 콰트로포르테와 공유한다. 그러면서도 콰트로포르테에 비해 길이는 293㎜ 짧고 무게는 50㎏ 더 가볍다. 또 마세라티 파워트레인이 설계한 V6 가솔린엔진은 마라넬로 소재 페라리공장에서 마세라티만을 위해 독점 제조되며, 유럽연합 배출가스 기준 유로6 인증으로 강력하면서도 친환경적이다.
현재 기블리는 △후륜구동 가솔린모델(Ghibli) △사륜구동 모델(Ghibli S Q4) △디젤모델(Ghibli Diesel)까지 총 세 가지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럭셔리 감성의 그란루소(GranLusso)와 스포티한 매력의 그란스포트(GranSport)의 듀얼 트림 전략이 적용됐다.
시승에 사용된 모델은 기블리 S Q4. 아울러 역동성에 초점을 맞춘 그란스포트 트림. 3.0ℓ V6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한 기블리 S Q4는 기존 모델보다 20마력의 출력과 3.1㎏·m의 토크가 더해져 최대 430마력과 59.2㎏·m 토크를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286㎞/h이며, 제로백은 4.7초다.
그란스포트 트림은 피아노 블랙(Piano Black) 인서트 스포츠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하고, 3개의 독립된 에어 인테이크 디자인을 채택해 역동성과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상어 입을 형상화한 특유의 라디에이터 그릴 역시 재설계를 통해 공력성능을 한층 끌어올렸고, 그 중심에 자리 잡은 삼지창 엠블럼의 존재감은 여전히 무게감 있다.
매서운 눈매에는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가 적용됐으며, 보닛에서 그릴로 이어지는 선들은 유려한 곡선미를 뽐내는 동시에 고성능을 예고한다. 또 측면에서 바라본 기블리는 군더더기 없이 쭉 빠졌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깔끔하다. 전통적인 세타 로고를 포함, 마세라티만의 독특한 C필러 처리를 유지해 흡사 쿠페의 형태다.
여기에 뒷모습은 카본으로 처리한 스포일러와 크롬 처리된 배기 파이프, 크기를 키운 디퓨저를 내세워 다이내믹한 성능을 더욱 강조했다. 한편, 기블리는 △전장 4970㎜ △전폭 1946㎜ △전고 1455㎜ △휠베이스 3000㎜의 크기를 갖췄다.
실내는 더할 나위 없이 호화롭다. 고유의 계기판 디자인을 포함한 기블리 인테리어 디자인은 마세라티의 럭셔리함은 유지한 채 젊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했다. 기본 탑재되는 스포츠 스티어링 휠 및 페달은 마세라티만의 레이싱 DNA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와 함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실내온도를 포함해 내비게이션이나 라디오 등 대부분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으며, 자체 내비게이션은 경쟁사보다 꽤 높은 편의성을 자랑한다.
시동을 켜자마자 기블리는 누가 고성능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는 모델이 아니랄까봐 달리고 싶어 '으르렁 으르렁' 거린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기블리의 으르렁거림이 더 격해지고 날카로워진다.
가속페달에 발을 얹자 기블리는 스프링처럼 튕겨져 나갔다. 단, 그 움직임이 경박하거나 촐싹거리지 않고 우아하면서도 품위가 있다. 스포티한 모델인 동시에 점잖은 모델이다.
조금 더 깊게 끝까지 가속페달을 밟으면 기블리는 물 만난 물고기마냥 도로 위에서 자유자재로 날렵한 몸놀림을 뽐냈다. 전반적으로 여유로운 파워부터 날카로운 핸들링 등 드라이빙 질이 높다. 체감속도와 실제 속도의 괴리도 큰 편이다. 그만큼 주행안전성이 뛰어나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끌어올리자 기블리는 낮은 rpm영역에서부터 올려주는 시원한 가속성능으로 운전자를 만족시킨다. 덕분에 적극적인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여기에 가속할 때마다 들려오는 엔진이 힘을 내는 소리는 주행을 더욱 재미있게 만든다.
또 기블리는 낮은 서스펜션을 앞세워 갑작스런 차선변경이나 고속으로 코너구간을 통과할 때에도 흔들리거나 하는 불안함을 찾아볼 수 없고 인상적인 롤링억제력을 보여줬다. 시승 당일 바람이 꽤 불었음에도 배기음 외에는 운전을 방해하는 소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운전에 집중력이 붙고 재미가 느껴졌다.
이외에도 기블리는 달리기 성능만큼이나 브레이크 성능도 뛰어나 서는 것도 만족스럽다. 순간적인 제동상황에서 기블리는 속력을 확실히 줄여줘 예상한 제동거리를 밑돌아 반작용으로 인한 출렁임 따윈 없었다. 혹 앞차와의 간격이 좁아지면 경고음을 통해 운전자가 상황을 인지하도록 돕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