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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파와 훈풍이 교차했던 붉은 닭의 해, 2017년 정유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국가와의 동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기업들은 한 단계 더 발전하고자 내년 경영계획과 조직개편을 준비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송년에 짚는 신년사'에서는 무술년을 맞이하기 전 각 금융사가 정유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점검해본다. 올 초 각 기업의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밝힌 한 해 계획의 이행도를 꼼꼼히 살피며 다사다난했던 올해를 돌아본다. |
[프라임경제] 지난 3월 수장교체로 6년 만에 세대교체를 이룬 신한금융그룹은 '1등 금융그룹 수성'을 올해 목표로 세웠다. 그렇지만, 8년간 유지해온 리딩뱅크 자리를 KB금융에 내줘 신한금융에게 2017년은 와신상담(臥薪嘗膽)의 해로 남게 됐다.
신한의 새 수장인 조용병 회장은 취임사에서 "금융의 새 지평을 열고, 1등 계열사, 1등 사업부문을 늘리겠다"는 포부에 주요 계열사의 고른 성장을 이루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핵심 계열사인 은행 부문에서 왕좌를 내줬다.
지난 10월 신한금융은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70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한 수치며,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지난 2011년에 기록한 약 2조6000억원의 순이익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 같은 실적은 주요 계열사들의 고른 성장세가 덕이었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695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2.2%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은 5916억으로 2분기 5698억 대비 3.8% 늘었다.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도 호조를 보이면서 순이익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3분기 누적 기준 비은행 그룹사들의 당기순이익은 1조13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7% 증가했다. 순이익 기여도는 40%로 전년 말 35%에 비해 높아졌다.
그러나 최대 실적에도 신한은 KB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주게 됐다.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KB금융의 실적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신한금융은 997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KB금융을 1200억원 이상 앞서갔지만, 2분기에는 KB금융에 분기 실적 기준으로 1000억원가량 뒤지면서 실적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3분기 들어서는 누적기준으로도 KB금융에 미치지 못했다. 3분기까지 KB금융이 올린 누적 순이익은 2조7577억원으로 신한금융보다 513억원 많다. 은행 부문에서도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국민은행(1조8413억원)보다 1454억원 적다.
8년간 업계 1위를 지킨 신한금융이 KB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주게 됐지만, 조 회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디지털과 글로벌 지향점이 리딩뱅크의 탈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을 부른다.
디지털과 글로벌은 조 회장이 "글로벌과 디지털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가겠다"고 따로 언급할 만큼 신한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인 분야다.
조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새로운 고객과 시장을 창출하는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을 달성하고 나아가 월드 클래스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조 회장의 글로벌 지향적 경영전략은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드러났었다. 당시 조 회장은 2020년까지 신한은행 전체 당기순이익의 20%를 해외시장에서 거둬들이겠다는 발표했었다.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해 2년 동안 글로벌 네트워크를 2배 이상 확대했다.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은 은행 부문에서 올해 3분기까지 해외법인을 통해 순이익 1504억원을 시현했다. 작년 같은 기간 889억원보다 69.18%(615억원) 많은 액수다.
무엇보다 조 회장이 행장 시절 달성한 베트남법인은 현지에 특화된 맞춤형 상품에 핀테크와 콘텐츠를 결합한 '써니뱅크 베트남' 등으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여기 더해 일본법인 SBJ은행은 법인 출범 5년 만에 세전이익이 5배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일본, 베트남법인 각각 522억원, 515억원이다.
이에 비해 KB금융의 해외법인들은 올 3분기까지 누적 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런던법인(24억원)과 캄보디아법인(13억원) 등의 성적은 양호했지만 홍콩법인(-24억원)과 중국법인(-16억원)이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조 회장은 '디지털 신한'이라는 개념도 제시했다.
조 회장은 취임식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연결되고 업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며 "금융의 경계를 뛰어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디지털 신한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고 제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조 회장은 지난 10월,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아마존 본사를 직접 찾아 주요 임원들과 디지털 부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CEO벤치마킹을 실시하기도 했다.
특히 조 회장은 아마존 각 사업부 CEO급 임원과 함께 양사 협력을 위한 토의를 거쳐 신한금융 인공지능 음성뱅킹서비스 개발을 위해 아마존 음성인식 AI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은 지난 6월 첫 미국 출장에서 디지털 혁신을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전략적 협력 합의(Strategic Collaboration Agreement)를 체결한 바 있다.
여기에 조 회장은 은행장 시절부터 빅데이터센터 설립, 핀테크 기업 지원 등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와 조만간 디지털 부문에서도 글로벌 성과에 버금가는 실적이 산출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