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파와 훈풍이 교차했던 붉은 닭의 해, 2017년 정유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국가와의 동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기업들은 한 단계 더 발전하고자 내년 경영계획과 조직개편을 준비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송년에 짚는 신년사'에서는 무술년을 맞이하기 전 각 금융사가 정유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점검해본다. 올 초 각 기업의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밝힌 한 해 계획의 이행도를 꼼꼼히 살피며 다사다난했던 올해를 돌아본다. |
[프라임경제] 올 한 해 삼성증권은 실적 면에선 큰 성과를 거뒀으나 중점사업이었던 초대형 IB(투자은행) 인가 문제로 큰 난항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의 임기가 2달 남짓 남은 만큼 연임 여부에도 시장의 촉각이 세워진 상태다.
최근 삼성증권은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지난해 아쉬웠던 실적을 만회했다. 3분기 삼성증권의 영업이익은 11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0%, 전 분기 대비로는 31.4% 증가해 괄목할 성적을 냈다. 당기순이익도 874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74.8%, 30.9% 늘어나는 등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올 들어 3분기 연속 증가했다.
이는 윤 사장이 연초 다짐했던 전사 영업부문의 시너지와 고른 성장이 돋보이는 성과다.
올해 1월 열린 시무식에서 윤 사장은 "본사 영업부문과 자산관리 부문의 협업, 외부 네트워크와의 협업을 통해 역량을 제곱으로 증가시키는 효율의 위력을 발휘하자"며 "이 같은 초고효율과 스피드를 통해 경쟁 환경 변화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자"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거래대금 확대로 인한 순수탁수수료 증가, ELS 판매와 조기상환 확대로 금융상품 수익 확대, 구조화금융 수익 확대로 인수·자문 수수료도 증가하는 등 영업 전 부문에서 전 분기 대비 견조한 실적 개선을 이뤘다. 특히 IB부문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며 핵심 경쟁력인 고액자산가 고객 수, 예탁자산 규모를 계속 늘리고 있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양호한 실적 시현과 최근 IB부문의 수익 증가를 반영해 올해와 내년 수익예상을 각각 5.2%, 6.4% 상향 조정한다"며 "로열티 높은 고객을 통한 자산관리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주식시장 상승 시 수익 개선 폭이 경쟁사대비 다소 높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연간 수임이 3건에 그쳤던 자산관리(WM) 기반 IPO 수임은 올 9월까지 누계 26건으로 급증했다. WM 사업기반 고객예탁자산 또한 평가액 하락에도 순유입 지속 덕에 2분기 181조원에 비해 1%가량 증가한 183조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기관을 포함할 경우 272조원 규모로 불어난다.
아울러 업계 최초로 예탁자산 1억원 이상 고액 개인고객(HNWI) 자산이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가 돋보였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IB 부분의 인력을 늘리고 리테일 쪽과의 협업을 중시했다"며 "법인 대상 행사도 많이 개최하고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협업을 진행했다"고 응대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삼성증권의 2017년은 아쉬운 한 해였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초대형 IB의 단기금융업 인가에서 심사가 아예 보류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요건을 갖춘 다섯 개 증권사를 상대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 안건을 상정해 결의했다.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증권사들은 자체 신용으로 자기자본 2배 한도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하는 등의 단기금융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단기금융업 인가는 한국투자증권만 유일하게 받았으며, 삼성증권은 심사에서 밀렸다.
금융당국이 삼성증권 심사를 보류한 이유는 삼성그룹의 '오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재판에 엮여있기 때문이다.
임원 및 간부들이 'First In, Last Out'의 리더십으로 열정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을 강조했던 올 초 윤 사장의 신년사에 비춰보면 대주주 범위에 포함된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는 확실한 걸림돌일 수밖에 없다.
또한 최근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평가손실에 대한 우려에 4분기 실적은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금리가 인상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기준 1.25%에서 0.25% 인상하자 증권사들은 채권 가격이 하락한 만큼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 평가가격은 낮아져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고 염려하는 상황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의 우리 전망치 상향에도 4분기 채권평가손실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면서 연간 이익 전망치는 직전 추정치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신증권은 삼성증권의 올 한 해 3290억원의 영업이익 직전추정치를 내놨으나, 3240억원으로 소폭 낮췄다.
여기 대응해 삼성증권은 최근 관심을 모으는 해외주식 직접 투자 시장에서 매매 상위 5개 지역의 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매매를 분석한 결과, 고객들의 투자 수익률 평균이 28.2%에 달하는 등 좋은 성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투자 수익률뿐 아니라 고객들의 해외주식 거래규모도 지난해 대비 월평균 거래대금 40%, 고객수도 21%나 늘어나며 글로벌 관점의 분산투자가 고객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고객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도 존재할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의 정신으로 고객경영을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지난 2014년 12월에 취임한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3분기 호실적을 위시해 연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추측에 무게를 두지만 아직은 낙관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