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코스피지수는 10년간의 침묵을 깨고 '1900~2050' 박스피 탈출에 성공했다. 이는 2007년 10월 2080선 기록 이후 처음으로 의미 있는 상승세다.
2016년 12월 초 2000선을 돌파한 코스피지수는 올해 1월2일 2026.16(종가 기준)을 최저점으로 새해 이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2017년을 한 달 앞둔 현재 최고점은 지난 11월3일 2557.97이며, 2일에는 2561.63으로 장중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이에 2018년 무술년에도 한국 증시가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사 전망치, 올해도 '헛다리'
예상치 못한 코스피지수의 고속 질주에 작년 말 '낙관론'을 펼친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환호 속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210~2350선을 최고점으로 예상했던 증권사들은 최고점을 거듭 수정하기도 했다.
주요 증권사 1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작년 합병 전 미래에셋대우(옛 KDB대우증권)가 밴드 상단을 2150로 예측해 실제 코스피지수와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상반기부터 코스피밴드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KB증권도 밴드 상단을 미래에셋대우와 유사한 2180으로 내다봐 예측에 실패했다. 특히 KB증권은 올해 주식시장이 '상고하저'로 2분기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치를 내놨지만 올해 코스피지수는 하반기에 고개를 드는 모습이었다.
이 밖에 대부분 증권사들도 2200선까지 코스피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 상단을 2350으로 짚어 그나마 가장 근접했고 키움증권도 최대치 2349를 제시한 바 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사드, 북한 등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이 많이 벌어졌다"며 "특히 수출 실적이 좋았고 IMF 등도 올해 연초에 세계 경제 전망을 수정하는 등 경기가 개선되는 쪽으로 흘러가며 지수 상승세가 높았다"고 진단했다.
유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도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횟수를 일년에 네 번으로 예상했는데 두 번에 그쳐 유동성 환경이 연장됐다'며 "반도체 이익 사이클도 생각보다 크고 길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 하단도 증권사 전망치와 크게 어긋났다. 당시 증권사들은 2017년 증시전망을 통해 '박스피 탈출 낙관론'을 펼쳤지만 주요 증권사 중 밴드 하단을 2000선 이상으로 제시한 증권사는 전무했다.
밴드 하단 역시 미래에셋대우가 1800을 가리켜 예측을 한참 벗어나 자존심을 구겼다. 이에 반해 작년 말 미래에셋증권(현 미래에셋대우)과 하나금융투자는 가장 유사한 1950선을 적어냈다.
◆기대 이상의 성장, 수정치도 그 이상
이렇듯 코스피지수가 예측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증권사들은 저마다 중간 수정치를 내놨다.
삼성증권은 2017년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처음 내놓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인 지난 3월 적정 밴드를 기존 1860~2210에서 1950~2330으로 상향했다.
당초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의 구조적 회복에 대한 중립적 평가로 중기 박스권 돌파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던 것과는 달리, 기업실적이 개선되는 동시에 시장 위험프리미엄이 하락하면서 증시가 자산가치 대비 1.0배를 회복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이후 4월26일 코스피지수가 2200선을 돌파한데 이어 5월9일 문재인정부가 출범하자 삼성증권은 코스피 연중 최고치 전망을 2330에서 2460으로 올려잡았다. 또 7월13일 코스피 2400시대를 열자 같은 달 25일 올해 코스피지수가 최대 2580에 이를 수 있다며 기존 전망치를 또다시 수정했다.
KB증권도 삼성증권과 마찬가지로 올해 세 번의 수정치를 소개했는데, 타 증권사와 달리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따른 전망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KB증권이 4월에 발표한 리포트를 보면 상반기 추정치는 2230이지만, 환율절상 압력이 예상보다 강해 원화 강세가 진행(시나리오2)되면 연말에는 2350까지 상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5월10일에는 시나리오2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시나리오별 코스피 전망치를 각각 100포인트 올렸다. 곧 이어 한 달 뒤 6월22일에는 KB증권 연구원들의 목표주가를 상향식 합산해 하반기 코스피 최고점을 2600으로 고쳤다. 나아가 시장 전체 컨센서스를 기반으로 보면 2780까지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각각 두 차례 전망치를 올렸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하반기 2550를 최고점 삼았고, 대신증권은 4분기 코스피 밴드를 2300~2600로 상향했다. 교보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9월, 12월 월간 리포트를 통해 올해 코스피지수가 2550, 265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유 팀장은 "코스피 변동에는 각종 정치, 경제 현상이 맞물려 증권사에서 한 해 경제를 예측하기에는 변수가 많다"며 전망이 어려운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비중만 제시할 뿐 목표가를 다루지는 않는다"며 "우리도 앞으로는 시장에서의 가치나 상승 여력이 어느 정도인지 대략적으로 방향성만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첨언했다.
◆금융투자업계 "코스피 내년엔 3000까지"
상당수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KB증권과 삼성증권은 2018년 코스피 상단 예상치를 각각 3060, 3100이라고 밝혀 3000선 돌파에도 기대감을 실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8년 주당순이익(EPS)은 올해 대비 약 8.6%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년 53.1%에 비해 성장 폭은 줄어들지만 크게 우려할 것은 없으며 시장은 중기 이후 부터 안정성을 더 주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교보증권은 밴드 상단을 2800에 맞춰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낮은 수치를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내년 코스피는 상고하저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면서 높아진 이익에 대한 신뢰가 형성돼 주가수익비율(PER)은 2014~2016년 수준까지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8년 주도업종은 IT, 소비재 등이 주로 꼽혔다. 올해 투자 포인트가 기업 수익성이었다면 2018년은 수출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 기대감 확산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7년 주식시장은 IT와 특정 업종 쏠림현상이 심했으나 경제 전반에 온기가 확산되는 만큼 2018년에는 경기소비재, 산업재 등 경기민감 업종에 속한 업체들의 이익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의 요구도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이는 오랜 화두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첫 걸음을 내딛는 변화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