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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에 짚는 신년사] '명견만리' 키움증권, 어디까지 봤을까

3분기 PI 부진으로 어닝쇼크…인공지능 기반 신사업은 강세

백유진 기자 기자  2017.12.01 09: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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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파와 훈풍이 교차했던 붉은 닭의 해, 2017년 정유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국가와의 동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기업들은 한 단계 더 발전하고자 내년 경영계획과 조직개편을 준비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송년에 짚는 신년사'에서는 무술년을 맞이하기 전 각 금융사가 정유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점검해본다. 올 초 각 기업의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밝힌 한 해 계획의 이행도를 꼼꼼히 살피며 다사다난했던 올해를 돌아본다. 


[프라임경제] 12년간 국내 주식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점유율 1위를 고수했던 키움증권이 금융투자업계 '무료 수수료 전쟁' 격화와 함께 올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쓴 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 2분기까지만해도 시장 기대치를 큰 폭 상회한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올렸던 키움증권이 3분기 들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권 대표의 '명견'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연초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明見萬里(명견만리) 勿輕小事(물경소사)'를 강조했다. 이는 맑은 눈으로 멀리 내다보며, 작은 일이라도 경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권 대표는 "관행적인 비즈니스의 틀을 깨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 키움의 역사이자 운명"이라며 "관행과 안일함을 경계하고 큰 흐름을 살피면서도 작은 일 하나에도 집중력을 발휘하자"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권 대표는 올해 키움증권의 수행 과제로 △디지털 금융의 선도 △키움플랫폼의 해외전개 및 글로벌 사업 강화 △지속적 M&A △기업금융·자기자본운용·홀세일 부문의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를 거론했다.
 
아울러 △PE·신탁·로보어드바이저·온라인 자산관리 등 뉴비즈니스의 성공적 전개 △선제적이며 체계화된 리스크관리·소비자보호·컴플라이언스 △실적·평가·보상·인사·재무·전략기획 등 핵심업무의 과학적 경영지표 관리까지 총 일곱 가지를 제시했다.


그러나 올 3분기에는 권 대표가 강조했던 자기자본투자(PI) 부문이 오히려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아울러 이달 3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최대 4% 인하하면서 실적 하락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키움증권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33억6275만원, 322억5722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4%, 25.2%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PI부문 운용이익의 급감을 꼽았다. 

키움증권 PI부문은 지난 1·2분기 각각 292억원, 369억원의 수익을 냈으나 3분기에는 31억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3분기에는 우리은행 중간배당 27억원이 반영돼 키움증권이 실질적으로 자기자본운용에서 손해를 본 금액은 58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불어 지난 2분기 실적 호조에 주효한 역할을 했던 리테일과 IB 부문의 성장세도 주춤했다. IB부문의 경우 2분기 대한항공 자산유동화증권(9000억원), CJ인도네시아 법인 론(2000억원)을 성사시키며 선전했던 것과는 달리 3분기에는 대형 딜 수임이 없어 전 분기 105억원 대비 40%가량 줄어든 61억원의 수수료를 거두는데 만족해야 했다.

키움증권 3분기 리테일 부문 수익은 662억원으로 지난 분기 621억원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개인 고객 이탈에 따른 점유율 하락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는 중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의 모바일증권 나무(NAMUH)에 이어 KTB투자증권까지 '평생 무료 수수료'를 내세우자 그간 키움증권의 자랑으로 꼽혔던 브로커리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키움증권은 2005년 이후 줄곧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왔으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키움증권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1분기 16.34% △2분기 15.11% △3분기 14.48%로 여전히 시장 1위이기는 하나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키움증권은 고객을 기반으로 한 '1:1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키움증권 측은 "키움증권의 빅데이터 시스템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의 투자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해 유용성과 정확도가 높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A 부분도 다소 부진했다. 권 대표가 지속적 M&A를 올해 과제 중 하나로 내세웠던 것과는 달리 올해 키움증권은 M&A를 단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측은 계속 검토를 진행하며 이 부분 개선을 노린다는 응대를 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글로벌 사업 강화에는 적극적이었다. 지난 1월에는 태국 주식시장 점유율 3위의 피낸시아 사이러스 증권과 온라인 주식거래시스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으며, 3월에는 일본의 대표적 인터넷 금융그룹인 SBI홀딩스와 금융업 전반에 관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신 사업 전개도 활발했다. 지난해 말 키움증권은 하이자산운용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하이 ROKI1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를 출시하며 로보어드바이저 부문에서도 앞선 경쟁력을 확보했다. 

올 8월에는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3종의 로보어드바이저 랩어카운트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키움증권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기본투자형 초고위험 누적 수익률은 22.9%로 업계 최상위권에 속해있다.

아울러 '디지털금융팀'을 신설해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금융업 접목 가능 신기술 개발과 서비스화에도 주력해왔다. 이를 통해 향후에도 키움증권이 보유한 온라인 금융투자 플랫폼을 지속 발전시킨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이 일환으로 지난달에는 '인공지능(AI) 증권서비스' 제공을 위해 KT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서비스는 KT가 개발한 '기가지니'를 활용해 주식시세 정보와 국내·외 시황정보 등을 TV화면과 함께 서비스한다.

키움증권 측은 "앞으로 키움 로보마켓과 연계 서비스,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통신정보 기반 신용평가로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해 디지털금융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