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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에 짚는 신년사] 덜 부러진 화살, 한국투자증권 '절전지훈'

'함박웃음' 초대형 IB 선두 '씁쓸한 미소' 우리은행·카뱅 협업

이지숙 기자 기자  2017.11.30 10: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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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파와 훈풍이 교차했던 붉은 닭의 해, 2017년 정유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국가와의 동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기업들은 한 단계 더 발전하고자 내년 경영계획과 조직개편을 준비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송년에 짚는 신년사'에서는 무술년을 맞이하기 전 각 금융사가 정유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점검해 본다. 올 초 각 기업의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밝힌 한 해 계획의 이행도를 꼼꼼히 살피며 다사다난했던 올해를 돌아본다.

[프라임경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금융투자업계 화두였던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에서 선두에 나서며 증권사 중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다. 

초대형 IB 선정이 늦어지며 연초 발표했던 비즈니스모델 수립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발행어음 업무는 5개사 중 가장 먼저 인허가를 받으며 마케팅 효과는 톡톡히 거뒀다.

그러나 연초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강조했던 '절전지훈(折箭之訓)'을 떠올리면 올해 성적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절전지훈은 화살을 한 두 개 꺾으면 쉽게 꺾이지만, 여러 개를 묶으면 꺾기가 힘들다는 사자성어로 여럿이 힘을 합치면 어떤 어려운 난관도 극복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강조했던 우리은행, 카카오뱅크 등과 새로운 사업기회 모색 등은 지지부진했다. 금융투자업계 최장수 CEO인 유상호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고객중심 영업의 완전한 정착 △초대형 IB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수립 △회사 내 시너지 창출의 극대화 등 세 가지를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유 사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리테일 패러다임 변화 3년차를 맞아 전개한 업무프로세스 개선 등은 현재 마무리가 됐다. 본부 간 협업, 시너지 창출 등도 '하나나사부동산펀드' 등을 통해 성과를 거뒀다.

초대형 IB에서는 경쟁사인 5곳 중 가장 먼저 웃어 연초 "시장선점을 통해 다가올 IB대전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던 유 사장의 지침을 일부분 달성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초대형IB를 신청한 5개사 중 가장 먼저 발행어음 업무를 인가받았고 지난 27일 첫 판매를 시작한 '퍼스트 발행어음'은 이틀 만에 5000억원의 자금이 몰려 올해 목표치인 1조원의 절반을 이틀 만에 달성했다.

상품은 현재 신규 판매를 중단한 상태인데 향후 발행어음에 몰린 돈이 쓰일 투자처를 검토한 뒤 추가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ROE(자기자본순이익률) 개선도 이뤘다. ROE는 외형에 비해 얼마나 수익을 창출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유 사장은 신년사에서 'ROE를 대폭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부탁한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3분기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ROE는 12.12%로 △NH투자증권(8.02%) △삼성증권(6.67%) △미래에셋대우(6.21%) △KB증권(4.87%)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에 대해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한국투자증권은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에 힘입어 자산운용부문 실적이 이익을 견인해 높은 ROE를 기록했다"며 "계열사와 연계영업을 통한 우수한 자산관리부문 수익과 대체투자 확대 등 전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상승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고객과 불미스러운 분쟁을 줄이고 우리은행, 카카오뱅크와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자고 강조했던 부분은 다소 미흡했다.

특히 진행 중인 소송이 급격히 증가했다. 앞서 유 사장은 "고객우선의 정도영업을 완벽하게 정착시켜 '고객과의 불미스러운 분쟁이나 금융사고 제로의 원년'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2016년 말 30건(소송 금액 1259억8900만원)이던 소송건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42건(1658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전체 증권사 중 유안타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특히나 유안타증권은 70건에서 44건으로 소송건수가 대폭 줄었으나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재건수도 작년 2건에서 올해 11월 기준 4건으로 늘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 점포망, 카카오뱅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면서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인 윤곽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11월 우리은행 지분 4%를 인수했지만 아직 뚜렷한 협업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며 한국금융지주의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의 시너지도 찾지 못했다.

오히려 카카오뱅크와는 최근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하며 경쟁 구도로도 비치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년 만기 발행어음 수익률을 2.3%로 확정, 높은 정기예금 이율을 앞세우는 K뱅크(코드K 정기예금, 연 2.1%), 카카오뱅크(정기예금, 연 2.0%) 보다도 높은 수익률을 제시했다.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 5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지난해 4월 카카오뱅크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와 관련, 한국투자증권 측은 "아직 카카오뱅크는 론칭한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시너지 창출은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우리은행은 여러 과점주주가 있는 만큼 협업에 어려운 부분이 있고 논의가 이뤄지는 중이지만 아직 오픈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응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