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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도 향한 홍준표의 '읍소' 차도살인의 뜻은?

상견례 첫 인사 "우리 의원들 자꾸 잡아가지 마시라"

이수영 기자 기자  2017.11.29 14: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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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병도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을 향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읍소'가 화제다. 최근 최경환, 김재원 의원에 이어 원유철, 이우현 의원 등이 줄줄이 검찰 수사대상에 이름을 올린 것을 의식한 듯 "우리 의원들 자꾸 잡아가지 마시라"고 호소한 것이다.

한 수석은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뒤 자유한국당 당사로 자리를 옮겨 홍 대표와 20여분 동안 환담을 나눴다. 한국당은 전날 전희경 대변인 명의로 한 수석의 과거 운동권 출신 경력을 문제 삼아 비판논평을 냈었다.

홍 대표는 "어제 우리 대변인이 세게 논평을 냈던데, 야당은 그렇게 낼 수밖에 없다"고 운을 떼고는 "국민들이 연말에 편하게 지내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정부와 여권의 적폐청산 프레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행정 각 부에 있는 적폐청산위원회를 우리 당 차원에서 검토하니 위법"이라면서 "정무수석이 역량을 발휘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칼춤도 오래 추면 국민들이 식상해 하고, 우리 의원들 자꾸 잡아가지 마시라"면서 "내가 당대표인데 '차도살인'한다는 말도 나오니까 여권에서 나를 도와줄 일도 없는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친박계 의원들이 수사압박에 시달리면서 홍 대표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당 안팎에서 잇따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직설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한 수석은 "갑자기 정무수석이 됐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지만 홍 대표가 "갑자기 된 게 아니다. 나는 일주일 전에 한 수석이 자체 승진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받아쳤다.

이에 한 수석은 "(여의도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 덕분에 어깨가)많이 무겁다"면서 "저희가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들이 굉장히 많은 만큼 자유한국당 의원님들과 두, 세 차례 식사도 하고 만나서 의견을 듣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야당이 중요한 국정 파트너가 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이 노력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수석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원광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386세대' 정치인이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산하 조직인 전북지역 조국통일위원장을 역임했는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당시 전대협 3기 의장으로 활약했을 때다.
 
홍 대표는 이날 "운동권 시절과 나라를 운영하는 것은 다르다"며 "임종석 실장이나 한 정무수석은 나라를 운영하는 것이지 운동권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는 말을 더했다. 한 수석의 학생운동 경력에 대해 가시 돋친 훈수를 둔 셈이다.

한 수석은 "운동권 방식이 어떤 방식인지 잘 모르겠지만 균형감을 갖고 걱정하지 않도록 진중하게 의견을 많이 듣겠다"고 응대했다.

한편 롯데홈쇼핑 특혜 의혹으로 물러난 전병현 전 수석에 비해 후임자의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3선에 당 원내대표를 지낸 전임에 비해 17대 국회에 입성했지만 초선인데다, 만 50세로 청와대 수석 중 가장 젊다는 게 약점으로 인식된 탓이다.

아울러 노무현재단 자문위원을 거쳐 문재인 캠프 핵심 참모조직인 '광흥창팀'을 주도한 만큼 친문(文) 성향이 확실하다는 점도 청와대와 여야를 잇는 가교로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적지 않다.

심지어 이번 인사를 거치면서 같은 전대협 출신인 임종석 실장의 영향력이 더욱 막강해졌다는 '청와대 내 권력투쟁설'이 다시 불붙는 분위기여서 앞으로 한 수석의 언행이 여의도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