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덕 기자 기자 2017.11.28 10:55:30
[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애플에 이어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3위에 오른 화웨이도 '외산폰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시장에서는 한숨만 쉬고 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컨슈머 비즈니스 사업부'의 국내 진출 후 약 3년간 인프라 구축, 지속적 마케팅 활동 등 도전을 지속했음에도,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 3사 외면 속에 '올해 출시된 스마트폰 전무(全無)' '시장점유율 1%'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내의 기형적인 통신구조가 만들어낸 상황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제한받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올해 들어 단 한 종의 스마트폰도 국내시장에 출시하지 못했다. 다음 달 KT와 함께 'P10 라이트' 한국형 버전인 '비와이폰2'를 내놓을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언이 나온다.

화웨이는 올해 △KT용 로밍 가능한 LTE 에그 '글로벌원 에그'(7月) △KT용 태블릿PC 'Be Y 패드2'(8月) △LGU+용 LTE 와이파이 공유기 'U+와이파이쏙'(10月) △LGU+용 멀티미디어 특화 태블릿PC '미디어패드 M3 라이트'(11月) 등만 국내시장에 내놨다. 스마트폰에 비하면 수익성이 크지 않은 '비주류'로 꼽히는 아이템들이다.
지난해 화웨이가 플래그십 모델 최초로 국내 출시한 P9·P9+(LGU+)를 비롯해 △넥서스 6P(SKT) △Be Y(KT) △H(LGU+) 등 총 4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야심차게 시장진입을 노렸던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1987년 중국 선전에서 설립된 화웨이는 지난 2002년 한국에 3명의 직원을 둔 사무소를 열면서 국내시장에 진입했다. 이후 2007년, 2012년 각각 캐리어 네트워크, 엔터프라이즈 사업부 등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영역의 부서를 국내에 들여와 성공을 거뒀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화웨이는 2014년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분야인 '컨슈머 비즈니스' 사업부까지 국내에 들여왔다. 당시 화웨이는 LG유플러스와 협력해 'X3' 스마트폰을 국내시장에 선보이지만, 중국 제품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대중의 편견과 부족한 인프라(AS센터) 등의 문제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화웨이는 즉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IT강국인 한국에서 스마트폰으로 성공을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화웨이는 이듬해인 2015년 업계 최초로 서울 지역 대상 고객을 위해 방문 서비스를 선보였다. 무상 퀵 서비스를 통한 당일 AS 요청 서비스도 시작했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고객을 위해 업계 최초로 편의점 배송 서비스를 통한 스마트폰 AS를 내놓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직영서비스센터 1곳과 위탁 운영(TGS·동부대우전자) 67곳을 포함해 총 68개의 오프라인 AS센터 구축에도 힘썼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화웨이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남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편견'과 터줏대감인 '삼성·LG전자(066570)의 견제'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국내 소비자에게 중국산 프리미엄폰은 생소하다"며 "특히 프리미엄폰 고객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하기 때문에 갤럭시·아이폰 등 다른 대체재가 많은 상황에서 굳이 중국산 제품을 택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은 한때 특유의 가성비로 중국산 제품이 각광받았지만, 이마저도 삼성·LG전자의 견제에 힘을 잃었다"고 부연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플래그십 전략을 고수하던 중 2010년대 초반 중국산 중저가폰이 신흥시장을 위시해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자, 중가폰 라인업을 각각 A·J와 K·X시리즈로 세분화하는 등 플래그십과의 투트랙 전략으로 변경·대응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국내시장에 화웨이 스마트폰이 단 하나도 출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국내는 이통사 대리점을 통해서만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는 특이한 유통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라며 "화웨이는 제품 출시 후 지속적으로 이통사에 출시 제안을 넣었지만, 수익성이 저조할 것으로 본 이동통신 3사가 고사한 것으로 안다"고 응대했다.
이어 "국내 로컬업체의 견제로 국내시장에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세가 둔화되고, 이를 보급하는 이동통신 3사는 부족한 수익성에 제품 출시조차 꺼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며 "화웨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인데, 이런 기형적 구조 때문에 국내소비자들이 선택권을 제한받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