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앞으로 닷새 동안 25조원에 달하는 나랏돈의 향방이 결정된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처리시한이 내달 2일로 임박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정책 대부분을 포퓰리즘, 선심성 사업으로 규정하고 여당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각 정부부처별로 예산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를 거쳐 정부안에 대한 1차 감액 심사를 진행했지만 처리해야 할 보류 안건이 172건에 이른다. 부실심사 우려와 함께 정쟁에 따른 국회 공회전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 예산심사 4대 쟁점···"사람이 먼저" vs "인기관리용 '퍼줄리즘'"
올해 예산심사에서 남은 쟁점은 크게 네 가지다. 먼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명목으로 책정된 △일자리 안정자금(2조9700억원) △공무원 증원(5300억원) △아동수당(1조1000억원) 지급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문재인케어·5년간 30조6000억원) 등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복지공약들과 직결되는 것들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일찌감치 정부안을 '포퓰리즘·퍼주기 예산'이라며 평가절하한 바 있다.
지난 9일 한국당은 김재정 원내대변인 명의 공식 논평을 통해 "2018년도 예산안은 오로지 문재인 정권의 인기관리만을 위한 '퍼줄리즘 예산'으로서 막대한 재정 부담을 미래 세대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국민 혈세로 흥청망청 선심을 베푸는 것은 무책임을 넘어 국민기만행위"라고 맹공격했었다.
구체적으로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완화를 위한 필수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철회하거나 삭감할 경우 영세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고스란히 부담이 전가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반면 한국당은 세금으로 민간영역 임금을 보전해주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또 불분명한 지원대상 및 기준 탓에 시행 과정에서 혼란과 불만 여론이 가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공무원 증원을 두고도 여야의 입장차가 극명하다. 민주당은 소방공무원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차원에서 반드시 사수한다는 각오다. 야당은 30년간 수백조원의 세금으로 공무원 17만4000명의 인건비를 대야한다는 자체 분석을 바탕으로 반대하고 있다.
내년 7월부터 만 5세 이하 아동에게 매월 10만원씩 지급될 계획인 아동수당에 대한 삭감 압력 역시 크다. 여당은 출산율 증가와 양육부담 경감을 위해 필요하다데 반해 한국당은 법적 근거는 물론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또한 향후 5년간 30조6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에 대한 논란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용역을 맡은 민간연구기관에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현장의 갈등은 국회 대리전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정부안 대비 '5조원+α' 추가삭감 가능성
열흘 동안 진행된 예산소위를 통해 이미 정부안 대비 6500억원 가량이 깎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남은 기간 동안 적어도 4조~5조원이 추가 삭감될 가능성이 높다. 해마다 국회가 정부안에 대해 비슷한 수준에서 삭감된 예산안을 확정했던 탓이다.
올해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삭감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 그만큼 교섭단체 지위를 쥔 국민의당과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지난 25일 예산소위가 여야 3당 간사와 김용진 기획재정부 차관 등 4인 소소위원회에 예산안 감액·증액 심사를 위임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예산안 처리가 시한을 넘길 경우 원내 과반의석(150석)에 못 미치는 여당은 예산안 본회의 처리를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국민의당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민주당과 한국당, 국민의당 등 소소위원회에 참여하는 3당은 27일 각각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가 '2+2+2 회동'을 통해 사실상 최종 협상을 개시한다. 아울러 각 당 원내대표들역시 내달 2일 예산안 자동 회부에 대비해 치열한 수싸움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기국회에서 예산안과 함께 법인세 인상안 등 예민한 사안을 묶어 패키지 협상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서비스산업기본법, 규제프리존법 등 보수야당이 원하는 법안을 양보하는 조건으로 협상 포인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