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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국정원 '4대강 블랙리스트' 외주제작했다"

이헌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관제데모 지휘' 허현준 등 참여

이수영 기자 기자  2017.11.26 1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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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명박 정권 4대강 사업에 반대한 단체와 인사들의 명단을 기록한 일명 '4대강 블랙리스트'가 국가정보원의 외주용역으로 작성된 정황이 포착됐다.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환경정보평가원'이라는 민간단체가 2012년 3월 발행한 '4대강·국책사업반대행위 단체 및 인명사전(4대강 블랙리스트)'을 입수해 공개했다.

환경정보평가원은 2011년 국정원의 기업-보수단체 자금지원 매칭 대상 단체 중 한 곳이다. 즉 4대강 블랙리스트가 정권 입맛에 맞는 민간단체를 키우기 위해 국정원이 기업의 팔을 비틀어 지원한 보수단체에서 탄생했다는 것이다.

진선미 의원은 "국정원이 블랙리스트 작성을 보수단체에 의뢰, 외주화한 게 아닌지 자금출처와 경위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환경정보평가원은 4대강 블랙리스트 발간 2013년 국무총리실에서 2000만원을 민간단체 지원명목으로 받았고,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에서도 3700만원을 국고지원 받았다.

실제 명단 작성에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부위원장을 지낸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과 관제시위 동원 의혹으로 지난달 구속된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 등 보수성향 인사 7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5회 이상 반복적으로 4대강 반대 의견을 표명한 '주요행위자(주동자)'와 나머지 단순 행위자로 구분해 관련 단체와 정치인, 학계, 사회인사 등을 구체적 행위 내용과 함께 명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운하반대 교수모임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불교환경연대 등 12개 단체와 △강기갑 △김두관 △김진애 △노회찬 △박원순 △손학규 △유시민 △유원일 △정세균 △천정배 △최문순 등 전·현직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22명이 주동자로 지목됐다.

학계와 사회인사들 중에서도 명진스님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26명이 이름을 올렸다.

진 의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재직 시절 4대강 사업에서 정보수집은 물론 실직적인 지휘·실행을 위한 전위부대 역할을 했다"면서 "4대강 관리와 활성화대책, 홍보 등 사업 진행부터 완공까지 국정원이 콘트롤타워라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원 전 원장이 2010년 11월19일 "각 지부에서 '보 지킴이'라고 해 우리 국가정책에 협조하는 세력으로 키워나가자. 전국 단위로 만들어서 나름대로 자긍심도 키워주고 간접적으로 지원해주고 하면 된다. 바로 지원해주면 문제 생긴다. 그러니까 간접적으로 지역단체라든가 통해서 지원하면 된다"고 발언한 녹취가 증거로 확보된 상태다.

원 전 원장 관련 녹취 중에는 2012년 2월 17일자에 "야당이 되지 않는 소리하면 강에 쳐 박아야지" "(4대강 사업과 관련해)일은 죽도록 해놓고 일은 우리가 했는데 왜 가만히 있어" 등 반대세력에 대해 강력 제재를 지시하는 내용도 있다.

문제는 이 책자에 4대강 말고도 △인천국제공항 건설 △양양 양수댐 건설 △새만금 간척사업 △서울외곽순환도로 사패산 터널공사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 △부안 방폐장 건설 등 1993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된 국책사업에 반대한 단체·인물들까지 총망라됐다는 점이다. 이는 환경단체와 이들에 동조한 인사들을 관리하지 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진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문화예술계, 방송계, 정계까지 국정원의 블랙리스트 공작으로 불이익을 본 경우는 앞서 공개됐지만 이명박 정권 핵심 국책사업이었던 4대강 블랙리스트와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는 지지부진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정원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어떤 공작을 벌였는지 국정원 개혁위가 조사기간을 연장해서라도 진상규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