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실세'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 16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억원 수수 정황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에 미칠 파괴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사자인 최 의원은 "(돈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할복하겠다"며 격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여야 모두 공식적인 반응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당장 자유한국당은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관련 발언 자체가 나오지 않았고 여야 모두 바짝 얼어붙은 채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이미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정원이 여야 의원들에게 일명 거마비 명목으로 100만~200만원씩 촌지를 건네왔다는 이야기가 기정사실처럼 번진 상황이다. 최 의원을 위시해 당장 국정원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중진급 의원들까지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검찰은 최 의원의 수수 사실을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뜸을 들이고 있다. 다만 국정원 곳간지기인 이헌수 전 기조실장과 이병기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계좌추적이 필요 없을 정도'의 확실한 물증이 확보됐다는 전언도 나왔다.
돈이 건너간 시점에 대해서는 최 의원이 경제부총리 재직 시절인 2014년 7월부터 2016년 1월 사이가 지목됐다. 기획재정부 수장으로서 국정원을 비롯한 모든 행정기관의 예산을 책임지는 위치였던 만큼 예산확보를 위해 국정원이 현금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국정원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서훈 국정원장 발언 중 '국정원이 지난 정부에서 일부 국회의원에 돈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는 조선일보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성심병원 수간호사의 정치후원금 강요로 구설에 오른 김진태 의원을 비롯해 최경환 의원까지 친박계가 줄줄이 구설에 휘말리자, 홍준표 대표의 당 장악력에 오히려 득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최경환·서청원 의원의 자진탈당 혹은 출당을 추진했으나 절반의 성공에 그쳤고,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탈당파의 흡수 이후 홍 대표로서는 내달 원내대표 선출에서 친박과 또 한 번 세게 부딪칠 가능성이 컸었다. 그런데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이 대대적으로 불거지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위기에 몰린 친박계가 또 다시 성완종 리스트 관련 녹취록 등 홍 대표의 약점을 공략할 여지가 사라지지 않은 만큼 제1야당의 내부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한편 정의당은 최 의원 관련 의혹에 대한 대변인 논평을 통해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특히 친박계를 이끌며 박 전 대통령 탄핵반대 운동에 앞장섰던 최경환 의원의 과거 행적을 꼬집기도 했다.
최석 대변인은 "검찰 수사가 계속될수록 의혹 중심에 박 전 대통령과 연관된 핵심 인물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엮여 나오는 모습에 도대체 적폐의 썩은 뿌리는 어디까지 뻗어있는 것인지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최 의원은 '사실이라면 동대구역에서 할복자살을 하겠다'며 결백을 주장했는데, 목숨을 내놓겠다는 말은 평소 약속을 잘 지킨 사람이어야 무게가 실린다"며 "그러나 최경환 의원은 지난 4·13 총선에서 공약이 이행되지 않으면 세비를 반납하겠다고 공언하고도 한 푼도 반납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과의 약속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사람의 결백을 믿어 달라며 목숨을 내놓겠다는 말은 무게가 가벼울 수밖에 없다"며 "또다시 국민들을 기망하는 뻔뻔한 작태"라고 맹비난했다.
여기 더해 "검찰은 최 의원 등 관련자를 소환해 한 점 의혹도 없이 밝혀야 하고,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할복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최 의원의 신병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