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사정당국이 최근 금융권에서 불거진 채용비리, 비자금, 연임 설문조사 의혹 등에 칼날을 들이대면서 일부 금융지주회사의 경영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주들은 현재 상황이 최고경영자(CEO) 교체로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로 받아들이며 매도세를 키우고 있어 기업 가치 하락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채용비리와 관련된 문건이 공개된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일부 금융지주사에도 각종 검찰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청와대 공공기관 인사비리 척결과제를 맡은 대검 반부패수사부는 지난해 신입행원 공채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VIP 고객 자녀, 우리은행 관계자 친인척 등에 대해 특혜 채용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우리은행을 압수수색하고 인사·채용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전망이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역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김 회장은 수출입은행장 시절 측근이던 수출입은행 전 부행장 아들의 채용을 금감원에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설문조사 조작의혹에 휘말렸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투기자본감시센터가 고발한 횡령, 배임 혐의로 윤 회장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실시했다. 이어 경찰은 지난 3일 KB금융 본점을 압수수색하고 HR본부 임직원을 참고인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한 상황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역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앞서 지난 6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특혜 대출과 이상화 전 하나은행 본부장 특혜 승진과 관련해 은행법 위반 등 혐의로 김 회장과 함 행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금융사 CEO에 대한 사정당국의 수사망이 확대되면서 일각에서는 국내 금융지주 지분을 다량 보유한 외국 기관들이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견도 새 나오고 있다.
해당 금융지주사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우리은행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2일부터 연일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180만주 가량을 팔아치웠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1만965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1만5600원까지 내려앉았다.
하나금융지주의 외국인 보유주식 수는 지난달 10일을 기준으로 약 한 달 새 30만주 가량이 순매도되면서 주가는 4만9500원에서 현재 4만5700원으로 7.67% 하락했다.
KB금융의 경우 이달 들어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외국인 매수세에 따라 지난 8일 기준 2억8879만주까지 상승한 보유주 수는 현재 2억8857만주로 떨어졌다. 주가는 1.89% 하락했다.
문제는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 기업 가치 하락의 우려도 커진다는 점이다. 현재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69.02%, 하나금융그룹의 외국인 지분율도 73.48%에 달한다. 우리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27.6%지만, 1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18.7%)와 과점주주(29.7%), 국민연금(8.4%), 우리사주조합(5.5%) 등이 보유한 지분을 제외하면 상당부분을 외국인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경영권 리스크에 따른 외국인 매도 현상이 작지만 실현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검찰)조사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이번 수사로 CEO가 교체되는 등 경영권에 타격을 입는다면 경영권 리스크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