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김장겸 MBC 사장이 13일 해임됐다. 김 사장이 공식직함을 박탈당함에 따라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공영방송 장악 논란을 파고든 검찰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일 김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바 있다.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13일 제8차 이사회를 열고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안을 과반수이상 찬성으로 가결했다. 김 전 사장이 물러남에 따라 파업 중이던 MBC 노조원들은 이르면 14일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언론학자 467명 이름 걸고 "김장겸 물러나라"
이날 임시이사회에는 총 9명의 이사진 중 김경환·유기철·이완기·이진순·최강욱 이사 등 여권 추천 이사들과 구 여권이 추천한 김광동 이사 등 6명만 참석했다. 김광동 이사는 김장겸 사장 해임의 부당성을 주장하다 표결 직전 기권했다.

김 사장의 해임사유는 크게 세 가지다. 정치부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부터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등 핵심요직을 거치면서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훼손한 것 △PD와 기자 등 제작인력을 부당전보하거나 징계해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것, 아울러 파업 장기화 상황에서 △조직관리·운영 능력을 상실한 것 등이다.
MBC의 파업을 지지해온 더불어민주당도 방문진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이번 해임결의안 가결이 경영진의 독선으로 공영방송의 위상을 잃은 MBC가 본래의 자리를 찾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완주 수석대변인도 "김장겸 사장 해임은 사필귀정"이라며 "MBC가 질곡의 역사에서 벗어나 언론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전 사장은 사원들을 향한 보복성 인사 등 부당노동행위로 고용노동부에 의해 검찰에 송치됐고, 세월호 유족을 폄훼하는 등 언론사 사장으로서 중립성과 도덕성을 해친 부적격 인물"이라며 "MBC 종사자의 95% 가량이 (사장으로서)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파업으로 불편을 겪은 시청자의 70%가 파업 찬성 입장을 밝힌 것만으로도 해임처분을 받은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불법과 폭력으로 얼룩진 피의 숙청'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한국당 과방위원들, 반미주적 폭거 '말폭탄'
강효상 대변인을 비롯해 △김성태 △김재경 △김정재 △민경욱 △박대출 △송희경 △이은권 의원 등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방송법 개정안 즉각 처리를 요구하며 여당을 압박했다.
이들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방문진, MBC 장악시도는 어느 것도 정상적인 것이 없다"며 "불법적이고 반민주적 폭거를 강력히 규탄하며 원천 무효임을 선언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 "진정 공영방송을 피바다로 물들이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여기서 중단해야 한다"며 "정권 교체마다 반복되는 정권의 방송장악 악순환을 끊기 위해 지금 방송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장겸 사장 역시 이날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권력으로부터 MBC의 독립을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 억울함을 강조했다.
그는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이 집요하고 악착스럽다는 점을 뼈저리게 실감한다"면서 "정권 출범 직후부터 국정자문기획위와 여당 지도부를 동원해 공영방송 이사진과 경영진을 끌어내리기 위해 갖은 압박을 가했다"는 입장을 거듭했다.
반면 MBC 파업을 주도해온 전국언론노조 소속 MBC 조합원들은 김 사장의 해임안 가결이 확정되자 환호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오늘로 공영방송 MBC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틔 기틀이 형성됐다"며 "MBC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MB 측근 김재철 전 사장 선임으로 MBC에 드리운 암흑같은 세월과 단절할 계기가 7년 만에 마련됐다"면서 "지난 7년간 MBC는 그야말로 무법천지로,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는 사라졌고 방송법, 노조법은 통하지 않았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또 "7년 동안 망가진 시스템을 복원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진 선임부터 보도·제작현장의 인적 역량을 복원하는 것까지 극복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다음 단계는 KBS 고대영 사장 해임과 비리 이사 파면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