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0일 김재철 전 MBC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두고 자유한국당(한국당) 등 보수진영이 환영의 뜻을 밝힌 가운데 여론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사법연수원 32기)는 이날 새벽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의 방송장악 시도를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 전 사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가 대부분 수집됐으며 피의자의 직업 및 주거 등에 비추어 도망의 염려가 크지 않다는 게 이유다.
강 판사는 "주요 혐의인 국정원법 위반죄는 원래 국정원 직원의 위법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정원 소속이 아닌 피의자가)이에 가담하였는지를 다투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를 구속하여야 할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文정부 정치보복, 방송장악 경종"
자유한국당은 즉각 논평을 내 "문재인 정권의 정치보복과 방송장악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실체 없는 의혹 부풀리기와 방송장악 시도에 대해 법원이 결단을 내렸다"고 환영했다.
강효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검찰을 '하명수사' '정치보복 수사' '방송장악 수사'의 주체로 규정하는 한편, 여당을 향해서도 '혹세무민'이라며 날을 세웠다. 특히 야당이 요구하는 방송법 개정안 즉각 처리와 연결해 여당을 압박했다.
강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은 정치보복과 방송장악 시도를 즉각 멈추고 방송법 개정안 협의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라며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를 낱낱이 밝혀 공영방송을 지킬 것이고 검찰을 앞세워 자행되는 정치보복에도 결연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회 선출 등에서 야권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특별다수제를 포함하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은 방송법 개정안을 먼저 처리하고 KBS·MBC 경영진 인사를 나중에 처리하자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장제원 정치보복대책TF 대변인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의 무리한 정치보복 청부수사에 대한 첫 철퇴"라고 당을 거들었다.
그러면서 "한을 품고 권력에 굶주린 검사들을 앞세운 청부수사는 적폐청산이라는 아름다운 이름 속에 숨은 정치보복의 섬뜩한 의도를 국민이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사실이지만 정치보복이니 중단?"
그러나 일반적인 여론의 시선은 이들과 사뭇 다르다. 한 누리꾼은 한국당 논평에 '정치보복이 아니라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봐라 XXX들아'라고 격한 댓글을 달았고 '(법원에서)증거가 이미 있다고 했으니 보복이 아니라는 것' '아 진짜 적폐' '이게 나라고 법원이냐'며 영장 기각에 반발하는 댓글들이 많은 공감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강부영 판사의 과거 영장심사 결과를 두고도 '영장 기각 전담판사' '강부영·오민석 이 둘은 적폐영장판사들' '제목에 그냥 강부영 판사라고 쓰는 게 더 나을 듯. 몇 번째냐' 등의 댓글도 호감순 상위권에 올랐다.
이는 강 판사가 지난달 20일 국가정보원의 여론조작 핵심으로 지목된 추명호 전 국장의 첫 번째 구속영장을 기각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이화여대 특혜입학(영업방해) 의혹을 받은 정유라씨, 지난해 박영수 특검에 물병을 던진 피의자, 비위 혐의로 기소된 한국항공우주(KAI) 전 임원의 구속영장도 마찬가지다.
한편 진보성향 팟캐스트를 통해 유명세를 탄 이정열 전 창원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재철 전 사장의 구속영장 기각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폈다. 아울러 ‛MBC 블랙리스트‛로 압축되는 공영방송 왜곡을 법원이 가벼운 위법처럼 여긴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이 전 판사는 "법원이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가 대부분 수집됐다'는 이유로 증거인멸 우려가 없음을 강조했는데 추가적인 증거 유무를 수사팀도 아닌 판사가 확신할 수 있느냐"며 "오히려 검찰이 제기한 혐의가 증거로 입증 가능하다는 것으로 봐야 할 것"고 지적했다.
이어 "실형선고 가능성이 낮을 때 도주우려가 낮다고 판단하는 게 일반적인데, 국정원법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힌 점과 연결하면 김재철 전 사장은 국정원의 지시를 받은 게 아니라 본인이 주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여기 더해 "공영방송의 업무와 노조활동을 방해한 주범이지만 구속사유가 아니라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며 "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로서 사건을 굉장히 가볍게 여기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