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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140兆 주방가전 사업 산실' LG전자 창원R&D센터 "와우! 프로덕트 찾아라"

창원R&D센터, 지난달 26일 본격 가동…글로벌 주방가전 시장 공략 전진기지

임재덕 기자 기자  2017.11.07 10: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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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소비자들은 자신들조차 '이거다' 정의할 수 없던 불편한 점을 해결해주는 제품을 만났을 때 '와우!'라는 탄성을 내더라. 우리는 그런 제품을 '와우! 프로덕트'라고 하는데, 이런 것들이 히트상품이 된다. 결국 모든 답은 고객의 마음속에 있다. 창원R&D센터는 그런 부분을 찾아내 긁어주는 LG전자 주방가전 사업의 '산실'이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경상남도 창원시에 위치한 창원1사업장 내 창원R&D센터를 이렇게 소개했다.

6일 찾은 LG전자 창원R&D센터에는 기존에 생각하던 연구개발(R&D)이라는 명칭에서 으레 상상되는 딱딱한 흰 가운이 아니라 편안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옷차림을 한 연구원들이 센터 곳곳을 누비고 있었다. 이는 신뢰, 효율, 소통, 상징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형 융복합 연구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부분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LG전자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창원R&D센터' 140조 주방가전시장 이끌 LG전자 '원동력'

LG전자는 제품별로 흩어졌던 각 연구조직의 역량을 결집시키면서, 고객이 제품을 실제 사용하는 '주방 공간'의 관점에서 융복합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2015년 3월 창원1사업장 내 창원R&D센터를 짓기로 결심한다. 1500억원이 투입된 창원R&D센터는 착공 2년 반만인 지난달 26일 준공식을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창원R&D센터는 연면적 약 5만1000㎡(제곱미터)에 지상 20층, 지하 2층 규모 건물로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연구시설로는 가장 크다. 이런 이유로 창원시에서는 '랜드마크'로도 꼽힌다는 게 이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LG전자는 창원1사업장을 오는 2023년까지 스마트 공장으로 재건축한다. 창원R&D센터 준공은 스마트 공장으로 변화하기 위한 첫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창원R&D센터에서는 전 세계 약 170개국에 공급하는 냉장고, 정수기, 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주방가전'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한다.

시장조사기관 GfK, 스티븐슨 컴퍼니, AHAM 등에 따르면 글로벌 주방가전시장은 현재 빌트인 시장을 포함해 1250억달러(139조3125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즉 창원R&D센터는 1250억달러 규모시장을 이끄는 LG전자 주방가전의 산실인 셈이다.

LG전자는 글로벌 주방가전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 하에 창원R&D센터 내에 시료보관실, 3D프린터실, 요리개발실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를 둘러보기 위해 우선 지하 1층에 위치한 시료보관실로 향했다.

이곳은 제품 상용화 전 개발단계에서 테스트에 활용할 시료를 모아둔 장소로, 이곳에 보관된 시료 종류만 750만대에 이른다. 시료들을 수직으로 올려 세우면 약 1400미터로 63빌딩 높이의 5.5배에 이른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료보관실에는 각종 냉장고, 와인셀러, 오븐레인지 등이 줄을 맞춰 보관돼 있었다. 시료들에는 작업자 이름, 작업기한, 용도 등 세세한 항목들도 기재해 혼용을 막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지하공간을 시료보관실로 만든 이유가 궁금해졌다. 건물의 지하공간은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건물 외부에 주차공간을 마련할 경우 추가적인 부지 확보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권오민 LG전자 선임연구원은 "도서관에서 필요한 책을 빌려보고 반납하는 것처럼 쉽게 시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하에 배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료보관실은 신제품에 대한 모티브를 얻어 제품을 기획하는 출발점이자, 다양한 제품들을 비교해가며 개선점을 발견하고 이를 반영하는 데 중요한 공간이기에 접근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4층에 위치한 3D프린터실로 걸음을 옮겼다. 내부로 들어서자 4대의 3D프린터가 로봇 팔을 미세하게 움직이며 개발 단계의 제품 모형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LG전자는 과거 제품 외형을 새로 디자인하거나 신규 부품을 적용할 때 협력사에 외주를 줬다. 하지만, 제작과 수정 단계에서 시간이 오래 걸려 개발 일정 전체가 지연되기도 하고 비용도 많이 드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LG전자는 2014년부터 3D프린터를 도입했다.

박수소리 LG전자 연구원은 "장비 도입 전과 비교하면 모형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약 30% 줄었고, 비용도 연간 7억원이나 절감됐다"며 "특히 회사 내부에서 전 과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개발 제품에 대한 보안이 보다 강화됐다"고 또렷하게 말했다.

◆제품 스펙은 기본, 감성 품질은 덤…물 맛 감별 자격자 등 '이색 전문가 3人'

LG전자 창원R&D센터는 '물 맛 감별사' '세계 요리 전문가' '김치 달인' 등 이색전문가들을 활용해 제품 성능뿐만 아니라 감성 품질을 높이는 데에도 각별히 노력하고 있다.

이날 만난 이병기 LG전자 선임연구원은 자신을 한국수자원공사가 자격을 인정한 물 감별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담당하는 업무는 정수기에서 나오는 물의 맛과 품질을 평가하는 일"이라며 "정수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물맛이나 냄새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수질과 관련한 불만이나 문의가 들어오면 직접 고객을 찾아가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설명해주기도 한다"고 알려줬다.

창원R&D센터에는 쿠킹제품에 탑재되는 조리법을 연구하는 전문가도 근무한다. 대학교에서 식품영양학과를 전공한 박소영 선임연구원은 LG전자에 입사한 후 오랜 시간을 세계 각국의 조리법을 연구하는 데 보냈다.

박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고객들의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세계 각국의 조리법을 연구한다"며 "같은 레시피로 음식을 조리하더라도 식재료를 가열하는 시간과 세기에 따라 음식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교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전 세계 다양한 고객들의 입맛을 맞추는 것도 박 연구원의 몫이다. 예를 들어 중동 지역으로 수출하는 제품을 위해 케밥, 인도에 공급하는 제품을 위해 난을 조리하는 레시피를 연구하고 제품에 적용한다.

김은정 책임연구원은 김치 맛을 연구하는 김치의 달인이다. 디오스 김치냉장고의 고유 기능인 'New 유산균김치+'가 김 연구원의 대표 작품이다.

자체 실험 결과를 보면 이 기능은 김치의 신맛을 내는 유산균은 억제하고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유산균을 2주 만에 일반 보관모드 대비 최대 57배까지 늘려준다. 또 김치가 맛있게 익어진 상태를 최장 3개월까지 보관해준다.

김 연구원은 "김치 숙성을 연구하기 위해 청국장, 취두부(중국식 발효두부), 요구르트 등 전 세계의 발효 식품들까지 참고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김치냉장고가 김치를 가장 맛있는 상태로 발효시켜 보관하는 적정 온도를 찾아내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알고리즘도 개발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용한 김치만 수백 트럭"이라고 떠올리며웃어 보였다.

센터 견학 말미에 송대현 사장은 "창원R&D센터는 주방가전 제품들 간의 시너지를 보다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전진기지"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주방가전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