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현 기자 기자 2017.11.06 15:17:41
[프라임경제] 조국 민정수석·김현철 경제보좌관 등 주요 청와대 인사들이 6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 불참을 택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화와 협치에 등한시한 결과물이 결국 이번에 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높다. 자칫 핵심 국정과제와 구상들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크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7월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465건의 법률 제·개정이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2018년 말까지 427건의 통과를 추진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일이 많다. 사실상 야당들이 분당과 재입당, 출당 문제 등 다양한 내부 사정과 이합집산으로 고심하고 있지만, 이들이 즉시 허수아비처럼 주저앉을 것도 아니다. 국정감사에 이어 예산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각을 세우는 게 녹록하지 않은 선택이라는 평이다.
하지만 '인사 검증 연속 실패'라는 참사 주인공으로 거론되는 조 수석보다 오히려 김 보좌관이 국감 명목으로 공격 도마에 오르는 것을 막는 게 더 중요하지 않았겠냐는 풀이도 나온다.
◆공수처 설치 등은 '대세', 세법 개정은 예산부수법안으로 공격?
당장 내년도 예산전쟁과 각종 현안들을 살펴보자. 물론 야당이 엄격하게 심사하겠다고 벼르면 청와대와 여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 세입과 관련이 있는 소득세법·법인세법 개정안 등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개혁 필요성을 밝힌 국가정보원법 개정 문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도 적폐청산 정쟁의 핫 이슈들이다.
그러나 '보기 나름'이다. 공수처 설치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숙원처럼 거론되던 것이고 일부 정치 검사 이슈로 처리 여론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세법 개정안 등은 자유한국당의 반발에도 '핀셋 증세' 당위성을 설파하고 그래도 난항을 겪으면 결국 '예산부수법안'으로 처리하면 결국 상임위 관문을 넘어서서 본대결로 치를 수 있다. 우회로 등이 모두 막힌 상황은 아니라는 것.
차라리 이 같은 돌파 방안을 감수하고라도 청와대 국감이라는 미명 하에 불필요한 난타전이 일어나는 걸 막는 게 낫다는 손익계산서가 나올 수 있다.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관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고, 다른 야당들도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9월20일 열린 국민의당 싱크탱크 국민정책연구원 주최 '소득주도 성장 성장전략인가, 분배정책인가?' 토론회에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것은 결국 모든 것을 세금으로 메꿔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훗날 본격 충돌할 가능성을 예고한 게 한 예다.
경제 정책 전반을 공격당하기에는 타이밍이 좋지 않고, 다른 카드들을 시도해 볼 시간적 여유도 청와대에게는 필요하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요소다.
◆금리 인상이 문제…재정-통화정책 정밀한 교차 운영 어떻게?
김동연 부총리가 이끄는 경제팀은 유연한 재정·통화정책을 함께 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정교한 일자리 대책을 통해 내수 기반을 다지는 데 힘을 쏟으면서 적극적인 공급 부문 구조 개혁도 해야 한다.

이 같은 복잡한 숙제를 더 힘들게 하는 점이 종종 드러난다. 이른바 장하성 라인 vs 변양균 라인 갈등설이 불거진 바 있고(그 역효과를 , 재벌개혁론에 완급 조절을 할 것처럼 굴다 지나치게 공세를 펴는 등 불안감을 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일 오전 상공회의소에서 현대차·SK·LG·롯데 등 5대 그룹 전문 경영진과 만난 데 이어 그날 오후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했는데, 오후 행사에 다소 늦으면서 "재벌들 혼내주고 오느라 늦었다"는 경솔한 발언을 했다. 결국 분위기가 이상해질 것을 우려한 김 부총리가 이를 애써 무마했다는 것.
하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은 역시 '설계자'의 입김 문제다.
김 보좌관이 금리 발언 등 일명 정부기관 군기잡기에 나서 김 부총리를 난감하게 한 경우들이 종종 있다.
문제는 외국의 금리 문제다. 미국은 일단 11월 기준금리 처리에서는 동결 판단을 했으나, 조만간 인상 조치를 할 게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도 미국과의 금리 차 우려 등으로 바로 뒤따라 올려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잖아도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활용해 문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이 이번 정부 정책 기조와 다르게 움직이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는 것. 김 부총리는 국감에서 "양쪽 정책이 같이 가면 좋지만, 엑셀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을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점잖게 넘어간 바' 있다. 향후 금리 상승을 한국은행이 단행하는 경우의 정책 효과 검토 및 한은과의 공조를 모색할 뜻을 밝힌 것이다.
김 부총리로서도 쉽지 않은 국면이다. 다만 야전 전반을 총괄하는 경제사령탑 입장에서는 이런 다소 원론적인 답을 해도 가능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청와대 국감으로 무대를 한정한 경우 김 보좌관이 공격을 받으면 대단히 난감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금리 생각이나 사람중심 경제 바퀴들간의 고른 협력 가다듬을 때
그렇잖아도 김 보좌관은 9월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찔끔찔끔 재정을 풀다가 금세 곳간이 텅 비는 사태에 직면했다. 우리는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할 것이다. (일본처럼 감질나게 풀다가) GDP 대비 국가 부채 200%를 넘겼다며 난리를 피우느니 지금 단호한 집행을 통해 턴어라운드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이전 정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던 김 보좌관은 위 발언과 같이 저성장 국면의 경제 문제와 일본의 경우에 대한 소신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게이오대 박사과정을 마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이 분야에 천착해온 연구자 출신으로 청와대에 발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정부 경제관의 기본논리 설계자인 점과, 적대적인 야권의 공세와 글로벌 환경 등 복잡한 국면에도 불구하고 직접 말싸움에 나서는 문제는 다르다. 통화정책이 묶이는 상황에 재정정책을 어떻게 확대할 것이냐는 시비에 휘말릴 악조건이 지금 11월의 예산전쟁 국면(및 타기관보다 늦어져 11월에 치러지는 청와대 국감)인 셈이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거론한 국민성장론, 뒤에 소득주도 성장론은 '성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분배론'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내수가 성장을 이끌면 그만큼 더 일자리가 발생하고 국민소득으로 돌아와 선순환 구조가 된다는 점 자체에 확신을 주고 있지 못하다. 결국 일자리 창출론에만 관심과 화제가 맞춰지고, 이것이 '공공 고용 확대'로만 부각되는 이유다.
앞서 9월에 잡지 인터뷰에서 김 보좌관 역시 "일자리 창출은 마중물 역할에 국한되며, 궁극적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건 기업의 몫이라고 누누이 설명했다"며 답답함을 피력한 바 있다. "네 가지 성장 중 문 대통령이 가장 자주 강조한 건 혁신성장이다. 이런 건 언론이 거의 다루지 않았다"는 얘기다.
결국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성공하지 못한 설명 작업에 사람중심 경제 내지 J노믹스의 설계자 중 하나가 직접 지금 나서는 대신, 다른 경제 성과를 찾아 씨를 뿌리거나 칼날을 가는 쉬어가기 시점이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다시 정중동 시기가 꼭 그렇게 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우선 당장 11월 문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국가 순방에 나서기 때문.
이 기회에 대ASEAN 외교와 함께 중국과의 스킨십도 추진된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관련 논의를 하는 동시에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추진되고 있다. 이번 '김현철 국감 회피'가 김 보좌관 자신 더 나아가 경제 브레인들이 일찍 긴 겨울잠에 들어가 버리는 징후가 아닐 것이므로, 초겨울 행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