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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국감…적폐청산 집중포화, 각종 비리 파헤치며 '들썩'

최대 이슈마다 거론된 우리은행…이명박·박근혜 10년간 적폐·비리 의혹 쟁점화

이윤형 기자 기자  2017.11.06 08: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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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문재인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국감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권교체된 새 정부의 첫 국감인 만큼 과거 정부에서부터 쌓여온 '적폐청산'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런 가운데 이번 국감을 통해 은행권에서도 정부의 감사 초점에 맞춰 우리은행의 채용비리,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특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문제, 이명박 정부의 비자금 조성 의혹, 하나은행의 박근혜 게이트 연루 등 각종 비리의혹이 화두에 올랐다. 


◆청년실업률 9% 시대에…채용비리, 금융권에 파장

금융감독원의 채용비리부터 우리은행의 특혜 채용 등이 가장 큰 이목을 끌었다. 

이미 대학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학자금 대출 등으로 빚을 얻어 마이너스 상태에서 사회에 진출하거나, 높은 스펙을 위해 추가 대출까지 받는데도 지난 9월말 기준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9.2%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정부와 공공 기관 고위직 자녀들에 대한 특혜 채용논란은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과 그 부모들의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지난달 17일과 30일 국감에서는 금감원이 합격 인원을 늘리거나 계획에 없던 평판조회를 도입해 합격자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최근 검찰은 NH농협금융지주 본점의 김용환 회장 집무실과 자택, 김성택 수출입은행 부행장 사무실 등 8곳을 동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국가정보원, 금감원, VIP 고객 등 고위층 자녀 16명이 포함된 추천 리스트를 만들어 특혜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은 자체 감사 후 '추천이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라는 중간 보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지만, 금감원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따라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이번 상황에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검찰 조사 진행 시 성실한 협조를 위해 사임을 결정했다. 

우리은행의 채용비리가 검찰로 넘어간 만큼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관련 이슈는 은행권을 넘어 금융권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도 된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금융공공기관 7곳의 지난 5년간 채용비리를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대상은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예탁결제원 등 7곳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주부터 은행별로 자체 감찰을 시작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특혜…은산분리 검은 그림자도

우리은행은 채용 비리뿐만 아니라 케이뱅크 인가 특혜 의혹에서도 거론됐다.

지난달 16일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진행된 국감에서는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 인가 과정에서 금융위가 유권해석을 내려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케이뱅크 예비인가 심사 당시 최대주주인 우리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국내 은행 평균(14.08%)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인가 과정에서 금융위가 유권해석을 적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케이뱅크는 은행법 제8조 2항에서 요구하는 은행업을 인가 받으려는 자의 자금 조달 방안 적절성도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인가를 받았다는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대주주 적격성을 판단할 때 BIS비율 적용 시점을 분기 말로 했던 것이 관례였다"며 "법령해석 직전 3년 평균으로 적용하면서 논란이 생겨 송구스럽다"고 해명했다. 

이어 "은행법 관련 위법성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 절차상 미흡한 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BIS비율 판단 시점, 동일인 문제 등 의혹에 대해 다시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면 개선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KT와 카카오가 각각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를 지배하기 위한 지분 매매 약정을 주요주주들과 맺은 것도 나타나면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가 은행 지분을 10%(의결권은 4%) 넘게 갖지 못하도록 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진짜 목적이 따로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주요주주와 이를 인가한 정부가 인가 당시 은산분리 완화 혹은 폐지를 전제로 KT는 케이뱅크의 지분 28∼38%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30%를 확보하기 위한 콜옵션과 풋옵션을 주주 간 계약서에 각각 담은 사실이 드러난데서 부터다. 

◆이건희 차명계좌, 과세대상 인정?…어 인정, 유권해석 전환 계획도

이번 국감에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도 논란이 됐다. 일단 금융위는 이번 국감 이후 이 회장의 차명재산에 대해 금융실명법에 따라 90%의 세율로 소득세 과세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의 이름이 또 한 번 거론됐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불법 차명계좌 1000여 개가 계열사인 삼성증권과 우리은행에 집중적으로 개설된 가운데 이 회장이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4조4000억 원의 차명재산은 이들 차명계좌에서 몰래 빠져나갔을 개연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드러난 이 회장의 차명계좌는 총 1199개로, 이 가운데 1021개 계좌가 금감원 조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포함된 은행 계좌 중 우리은행이 약 83%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최종구 위원장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검찰, 국세청, 금융감독원의 조사결과 차명계좌로 확인된 경우에는 실명법 5조에 따라 과세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느냐"는 질의에 "동의한다"고 답하며 사실상 이 회장의 차명자산에 대한 과세를 인정했다.

그럼에도 "차명계좌라고 하더라도 실제 존재하는 이름이라면 실명전환 대상이 아니고 과징금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기존의 판단은 달라진 게 없다"며 과징금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기존 차명계좌라도 명의인 실명계좌면 이 계좌에 든 자산은 실명재산이라고 포괄적으로 해석해왔다"며 "다만 앞으로는 수사당국 수사나 금감원 검사, 국세청 세무조사 등 공적기관에서 차명계좌로 확인된 경우 비실명 재산으로 유권해석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MB정부 비자금, 다스 재조사…수출입은행 특혜 의혹도 

이번 국감에서는 수년 째 실소유주가 누구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다스(DAS)에 대한 MB정부 비자금 의혹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의 재조사가 촉구되기도 했다. 

앞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지난달 27일 자산관리공사(캠코) 국감 당시 120억원대 비자금 흐름을 공개했다. 이후 종합국감에서는 다스의 회계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도 언급됐다. 

이날 심 의원은 "캠코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해당 비자금이 다스로 유입된 정황을 최종 확인했다"며 "비자금 조성에 활용됐던 예금자는 물론 계좌번호, 개설은행 지점까지 모두 확보해 다스의 주인찾기는 이제 9부 능선을 넘게 됐다"고 언급했다. 


또한 다스에는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이 특혜 지원을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수출입은행이 지난 12년간 다스에 빌려준 금액이 60억원에서 664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는데도 이자율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특혜를 줬다고 주장했다. 

또 다스 해외 현지법인에 209억원을 신용대출해주면서 모회사인 다스에 연대보증을 요구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수출입은행은 2010년 히든챔피언 사업을 개시한 해에 자동차부품업체 다스를 히든챔피언 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선정된 기업은 최고금리 0.3% 우대와 대출 확대 등을 통해 시설 수출 해외투자 수입자금 등 종합금융지원 혜택을 받게 된다. 

당시 다스는 심사에서 과락 점수인 60점을 가까스로 넘겨 후보기업 43개 중 43위를 차지했음에도 히든챔피언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미선정 기업 중 한 곳은 경영권 승계 미정이란 사유로 보류됐는데 다스 최대주주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가 사망 후 김 씨의 지분 49%가 문제없이 승계됐는지는 조사한 적 있느냐"고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에 물었다.

이어 "다스를 히든챔피언 기업으로 선정했던 김동수 수출입은행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후배로 히든 기업을 최종 선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특혜 의혹을 증폭시켰다. 

◆국정농단, 박근혜 게이트에…하나은행 집중포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국정농단과 관련된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 특혜승진,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등으로 질문 공세를 받았다. 

우선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하나은행이 개당 60만원에 달하는 '줄기세포 화장품'을 구입하는데 있어 정당한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하나은행은 지난해 수십억원 어치의 줄기세포 화장품을 구입해 직원들에게 선물했다"며 "10억원 이상 물품을 구입할 경우 공개입찰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 없이 수의로 계약한 것은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두고 추진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최순실·정유라 모녀의 독일 생활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이상화 전 하나은행 본부장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앞서 특검과 검찰의 수사에 따르면 최순실 씨는 이 전 본부장의 인사 민원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통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거쳐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전달했으며, 정 전 부위원장은 김 회장에게 이 전 본부장 승진을 요구했다. 

함 행장은 이 전 본부장을 승진을 염두하고 하나은행에 글로벌영업2본부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직개편은 이미 오래전부터 실질적으로 검토돼왔던 사안"이라며 "양심을 걸고 말하지만, 조직개편은 훨씬 이전부터 있었다"고 부인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대표 벤처기업으로 꼽히는 아이카이스트와 관련한 특혜대출 의혹에 관한 질문도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은 현재 대표의 사기혐의로 폐업한 아이카이스트가 대출 당시 편법을 통해 부채비율을 줄였고 KEB하나은행은 이를 알면서도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평가해 21억9300만원을 대출해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함 행장은 "아이카이스트는 카이스트가 지분 49%를 보유한 벤처기업으로 기술력과 성장성이 뛰어나다고 평가된 만큼 은행들 사이에서도 거래 하고 싶어하던 기업이었다"며 "당시 대출에 대해 어떠한 압력이나 요구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