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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줬던 나무, NH투자증권에 안긴 열매는?

'평생 무료' 유혹에 신규 계좌 수 증가 효과…출혈경쟁 우려 시선도

이지숙 기자 기자  2017.11.03 17: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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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NH투자증권이 파격적으로 내놓은 '평생 무료 수수료' 이벤트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 8월28일부터 10월 말까지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모바일증권 브랜드 '나무'의 주식매매 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업계 안팎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고객들은 '평생 무료'라는 조건에 관심을 가졌고 업계에서는 '제 살 깍아먹기'라는 비판과 함께 자신의 고객들을 놓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세어 나왔다.

◆'흥행 성공' 계좌 수 기존 대비 15배 증가

NH투자증권의 이벤트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가 우선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무료 수수료 이벤트 결과 8월28일부터 10월31일까지 6만1079계좌가 신규 개설됐고 7650억원의 유입자금이 들어왔다. 계좌 수는 기존 대비 약 15배, 유입자금은 10배가 증가한 수치다.

나무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한 특판 기타파생결합사채(DLB)도 지난달 말까지 총 185억원이 판매됐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많은 이벤트를 진행해왔지만 제일 성공적인 이벤트가 아닌가 싶다"며 "이슈 선점을 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NH투자증권도 평생 무료 수수료를 내걸기까지는 쉽지 않은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이익을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측은 "오래 전부터 증권사들이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해왔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수수료 무료 서비스는 기본이 된 만큼 당장 수수료 수익보다는 고객 기반을 넓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자산이 기반이 된 상태여야 펀드, 주식 등 기타 상품 소개가 가능하고 선순환되는 구조로 갈 수 있다"며 "향후 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의 나무가 이슈몰이에 성공하자 타 증권사도 앞다퉈 장기간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들고 나왔다.

특히 KTB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에 이어 지난달 10일부터 연말까지 모바일 앱을 통해 비대면계좌를 개설한 신규 고객과 휴면 고객에게 온라인주식매매 수수료(유관기관 제비용 제외)를 평생 무료로 제공한다. KTB투자증권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이벤트를 진행한 뒤 일평균 신규계좌 수가 일평균 30%가량 증가했다.

KTB투자증권 측은 "리테일 영업에 있어 고객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지점도 2개밖에 없고 기반이 작다보니 비대면계좌 툴을 이용해 고객기반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이벤트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익성 부담에 뒤에선 한숨… 출혈 경쟁 언제까지?

이 같은 증권사들의 과열 경쟁에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김호열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장은 "증권사 직원들에게 이 같은 이벤트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며 "수익확보가 어려워지면 실적이 떨어지고 결국 이는 구조조정의 명분이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미 고객 수수료는 매우 낮은 상태로 유관기관 수수료를 제외하면 할인 효과도 미미하다"면서도 "하지만 자본력 있는 대형사들이 이 같은 이벤트를 강행하면 결국 경쟁에서 밀려난 중소형사는 손을 떼야 하고 독과점 형태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이 주장하는 '고객 확보' 효과도 크지 않다는 견해다. 

그는 "이전과 달리 고객들은 온라인을 통해 쉽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며 "이동이 자유로운 고객들이 장기간 증권사와 거래한다는 보장이 없으며 이는 결국 단기간에 성과를 끌어올리려는 경영 정책의 일환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무료 수수료 이벤트에 나서지만 기존 고객의 이탈은 크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이 생각 만큼 익숙한 시스템을 버리고 이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응대했다.

여기 더해 "수수료 경쟁에 적극 뛰어들기보다는 기존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서비스 제공에 대한 경비 절감 노력은 필요하지만 금융투자업계의 과도한 무료 이벤트는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시장논리"라며 "서비스 유지를 위한 경비 절감 노력은 필요하지만, 유지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의 수수료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