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서금회 신 관치금융 논란과 상업, 한일은행 출신들의 끊이지 않는 내부갈등 등 수많은 구설수와 악재 속에도 성공적 민영화를 이루고 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연임까지 성공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에 꺾이고 말았다.
이광구 행장은 1979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해 2014년 12월부터 우리은행장을 맡았다.
이 행장이 행장 후보시절 당시 행장추대위원회는 "이 내정자가 은행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의 기업가치를 제고함으로써 최대 현안인 민영화와 우리은행 경쟁력 제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행장 추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 행장은 후보시절 때부터 서강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인 '서금회' 회원이라는 점 때문에 박근혜 정부로부터 행장자리를 낙점 받았다는 의혹에 '신 관치금융'이라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 안팎 및 국회에서도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권의 '비선 라인'에 의한 금융사 인사 관여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이후 그는 행장으로 있는 내내 은행 내부에서 끊이지 않는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간 계파 갈등에 골머리를 앓았다.
우리은행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탄생한 은행이다. 두 은행이 합쳐지다 보니 내부에서는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들 간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최근에는 상업은행 출신들이 연속해서 행장에 올랐고, 이 행장이 연임 후 임원을 세울 때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을 동수로 세우던 관례도 깨겠다고 밝히면서 한일은행 홀대론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 행장은 2016년 우리은행의 숙원사업인 민영화 사업의 성공을 목표로 실적을 끌어올리고 투자자 모집을 강행. 총과점주주의 지분 합계는 29.7%에 달하는 '과점주주 체제'라는 새로운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춰 민영화에 성공했다.
이후 우리은행은 지난 1월 25일 이사회를 열고 이 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다. 이로써 이광구 은행장은 민영화 첫 행장으로 내정 됐으며, 2년의 추가 임기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국감에서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이 터지면서 우리은행은 초대형 악재를 만났다. 지난달 16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우리은행의 '2016년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을 공개하면서 국정원 직원과 우리은행 전·현직 임직원의 자녀 등 VIP 리스트를 꾸려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심 의원이 공개한 우리은행 인사팀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2016년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문건을 보면 이들 16명은 우리은행에 전원 합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이 행장은 채용 비리 의혹을 받는 내부 인사들을 직위 해제하고 직원들에게 독려 메시지를 보내는 등 급하게 불끄기에 나섰다.
이 행장은 지난달 27일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신입 사원 채용 프로세스를 전면 쇄신하겠다"고 했다. 또 남 그룹장 등 3명을 직위 해제하고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직원은 조치 방침을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채용 비리 의혹에 대처했지만 결국 은행장에서 물러나게 됐다.
현재 이 행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우리은행은 상법상 대행 체제를 세울 수 없어 당분간은 이 행장이 법적 지위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 이사회는 이날 오후 긴급 회동을 하고 이 행장의 사퇴 수락 여부와 후속 대책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