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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연설로 '국민참여예산' 띄운 文, 우군 확보로 정국 돌파 구상

노조 조직화 제고 등 다양한 방안 마련…조각 실패 등 문제 상쇄 필요 높아

임혜현 기자 기자  2017.11.01 10: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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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를 방문, 시정연설을 통해 예산안과 세제 개편안 처리를 요청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역시 일자리 정책. 공무원 증원과 공공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소상공인 부담 보조 등을 정부는 내세우고 있으나 보수 정당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반발이 예고돼 있다. 그러나 이 와중에 중요 전선이 아닌 곳들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국민참여예산'을 강조한 점이 향후 정국에서 다양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년 예산안 총 규모는 429조원. 문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따르면 이 중 국민참여예산에 해당하는 정책들은 500억원 한도 내에서 마련됐다. 다만 정부가 앞으로 국민참여예산의 활용을 확장한다는 구상이 연설 중에 드러나 있다.

문 대통령의 경제 정책 기조는 '사람중심 경제'로 묶을 수 있다. 이번 연설에서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를 언급하며 문 대통령은 "오늘로 꼭 20년"이라며 "해고를 당하지 않기 위해 과로는 필수인 사회가 됐다"고 탄식했다. 아울러 "재벌대기업 경제는 정체된 성장과 고단한 국민의 삶이 증명하듯이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지 못한다"고 제언했다.

소득과 생산, 혁신 등 경제 전반의 변혁을 추구하고 있지만 정책 추진의 미래는 쉽지 않다. 정국이 혼선을 빚고 있기 때문. 우선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서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목을 잡고 있다. 문재인 정부 스스로 고난을 자초한 구석도 없지 않다. 대법원장이나 헌법재판소장 임명 문제로 국회와 이런저런 마찰이 있었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선이 늦어져 1기 조각 완성이 지체 중이다. 이번에도 장관 후보자가 일명 '내로남불' 논란으로 적임자인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노총의 어깃장으로 공을 들인 노동계와의 대화도 반쪽으로 끝났다.

이런 상황에서 '잠재적 우군의 확보'를 할 필요가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상황에서 대의민주제 기구인 국회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예산 심의(및 이를 통한 정부 견제) 기능에 금이 갈 방편을 찾은 게 국민참여예산이 아니냐는 풀이가 제기된다.

정부가 짠 안건을 국민을 받들어 대신 심사한다는 명분에 변화를 주는 것이기 때문. 국회(및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야당들)에 현재 민심을 반영하지 못하는 원구성 상황을 인식시키고, 정부 정책에 대한 반발이 생산적인 것인지 과도한 발목잡기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정통성이 있는지 견제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은 정부가 비정규직들의 노조화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상황과 맞물린다. 문 대통령은 10월3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체 노동자의 90%에 달하는 미조직 노동자들을 어떻게 사회적 대화에 참여시킬 것인지 그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했다. 같은 날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비정규직 노조 조직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정규직 노조 중심의 노동운동에 변화를 주겠다는 구상에 시동이 걸린 양상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 기회에도 "노조 조직률을 높이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제하고 "노조 결성을 가로막는 사용자 쪽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의지로 단속·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상황에서 주안점이 이번에 제시된 셈이다. 대기업이나 정규직 중심 노조가 아닌 다른 형태의 대다수 근로자의 노조 조직화를 하면,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 등을 주요 파트너로 삼아온 상황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기업이나 정규직 등이 주도하는 기득권 경제 질서, 노조 등 노동계 역시 이 같은 구조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고 우호적인 협력 기류를 허락하지 않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잠재적 우군들을 찾고 또한 조직화하거나 제도적 틀 안에 새롭게 끌어들이는 우회 활용을 다양하게 추진한다는 점은 대단히 흥미로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