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해외자원개발 공기업들의 무리한 투자로 인한 부실이 올해 국정감사의 도마 위에 올랐다. 전 세계적인 전기차 시장 확대로 핵심 원자재인 니켈·코발트 등의 가격이 함께 오르면서 안정적인 생산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차전지 업계에도 악재다.
올해 산업자원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국정감사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자원개발 공기업의 무리한 해외자원개발 투자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자원 3사, 투자 실패에도 성과금은 '펑펑'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지난 2000년대부터 국가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크게 성장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8년부터 매해 투자가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해당 사업들의 투자 대비 회수 비율이 매우 낮아 부채가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이 공사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08년 이후 자원3사 △한국석유공사(이하 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036460, 이하 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이하 광물자원공사)는 총 78개 해외사업에 34조원을 투자해 9조원만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지금까지 드러난 손실액만 13조원에 이른다.
이 결과 각 공사들의 부채비율도 짧은 시간 급격히 증가했다.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국내 독점적인 천연가스(LNG) 공급자로서 국내 사업에서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해외 사업에서 적자가 누적되며 지난해 기준 325%의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지난 2008년 73.3%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기준 528.8%까지 상승했다.
광물자원공사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 2008년 86.4%였던 부채비율은 지난 2015년 6905%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자본잠식 상태로 들어가 부채비율을 산정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같은 시기 21개국에서 42개 사업을 진행 및 종료했으나 투자액 대비 회수율은 9%에 머물렀다.

여기에 공사의 안일한 경영방만이 비판을 가중시켰다.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가스공사 3717억원 △석유공사 885억원 △광물자원공사 277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김경수 의원은 해당 공사들이 지난 2015년 국정조사에서 밝혔던 회수 예정금액과 실제 회수액에 3조원 이상의 큰 차이가 나는 점을 들어 추궁을 피하기 위해 자원 매장량과 가격 등을 실제보다 과대 평가했다고 비판했다.
◆2차전지업계, 원자재 가격 상승에 '한숨'
이런 가운데 최근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리튬·니켈·코발트 등의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어 배터리 제조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해당 원자재는 전기차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필수적이지만, 최근 수요의 급증에 반해 공급은 오히려 줄어들면서 가격이 뛰어오르고 있다.
26일 광물자원공사 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코발트의 가격은 올 초 톤당 3만3000달러 수준에서 현재 6만달러를 돌파하며 두 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리튬 역시 중국 현물시장에서 ㎏당 113위안에서 152위안까지 상승한 데다, 비교적으로 안정적이었던 니켈 가격까지 하반기 들어 급상승을 타며 원자재 가격에 대한 부담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자원 시장에서 강력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기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생산하다가 우리나라와 같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생산하려고 시도하면서 해당 자원에 대한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생산 기업들은 대부분 원자재 수급을 책임지는 협력사를 두고 있다"며 "현재 가장 가격 인상 폭이 높은 코발트 함량을 낮추는 기술을 연구하는 등 해결방안을 모색하고는 있지만 기업에서 자원개발 등에 주도적으로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광물자원공사 등에서 과거 개발사업의 큰 실패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추가적인 투자 및 관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광물자원공사 및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공사들이 핵심 광물자원으로 지정해둔 △리튬 △코발트 △망간 △니켈 △텅스텐에 대해서도 일부 자원이 목표량에 비해 비축분이 현저히 부족하다.
해당 핵심광물자원은 광물자원공사가 텅스텐을, 조달청이 나머지 4개 품목을 비축하고 있는데 망간의 경우 비축 목표량이 아예 정해지지 않았으며, 리튬의 비축율은 30% 남짓에 불과한 상황이다.
정 의원은 이를 이원화된 기관 간 입장 차이로 협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하며 "전략적 관리가 필요한 광물자원 비축사업인 만큼 일원화된 체계로 조속히 조정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