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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매혹시킨 혁신과 진화…"삼성전자가 있기에 기다릴 수 있다"

철저한 소비자 분석 바탕 차별화된 디자인 혁신

임재덕 기자 기자  2017.10.26 10: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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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식수 한통부터 자동차·항공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에 걸친 글로벌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국내시장은 무한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업계에선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할 핵심 역량으로 '혁신과 진화'를 꼽고 있다. '혁신'으로 일으킨 잔잔한 파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진화를 통해 전체 흐름을 변화시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아 시장에서의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에 디자인 '혁신'과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진화'형 제품을 선보이면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장을 거듭하는 삼성전자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홍수 속에도 삼성전자(005930)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과 스마트폰 사업부 재기, 잇따른 혁신 가전 출시 등으로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매출(62조원)과 영업이익(14조5000억원)이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29.65% 178.85% 증가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심지어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런 상승세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4분기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업계에선 이런 삼성전자의 상승세에 대해 제품 기획 단계부터 소비자의 니즈를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하는 데 앞장선 '소비자 중심 전략'과 차별화된 '디자인 혁신'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소비자 중심 전략 통(通)했다" 업계 NO.1 등극한 후발주자

스마트폰과 PC용 반도체라는 신(新) 시장을 개척한 애플, 인텔과 달리 후발주자 격인 삼성전자는 소비자 중심 전략을 바탕으로 이들을 넘어섰다.

물론 이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2007년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재편될 조짐이 보이자 이듬해 자사 최초 스마트폰인 '옴니아'를 출시했다. 하지만 소비자 지원책인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등한시하는 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조기 단종의 길을 걸었다.

삼성전자는 '위기가 곧 기회'라는 사고의 전환으로 이를 극복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보유한 구글과 협력해 2010년 새로운 스마트폰 브랜드인 '갤럭시S'를 선보였다. 갤럭시S는 뛰어난 성능과 첨단 기술력은 물론, 각종 업그레이드와 다각적인 AS(사후지원) 지원 등도 마련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 '7개월 만에 1000만대'라는 결실을 맺었다.

후속작인 갤럭시S2와 갤럭시S3 역시 흥행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2012년,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여겼던 노키아와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소비자 중심 전략'의 성공은 가전 부문에서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달 국내 출시된 무선청소기 '파워건'이다.

당시 일각에선 "이미 다이슨과 LG전자(066570)가 국내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에 이러다할 성과를 내진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단순 우려에 불과했을까. 삼성 파워건은 출시와 동시에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유선청소기에 비해 흡입력과 배터리 성능이 아쉽다는 이유로 소비자 외면을 받던 무선청소기의 한계를 집중 공략한 결과다. 실제 삼성전자는 파워건에 동종 제품 중 최고 사양인 150W 흡입력과 최대 80분까지 연속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환경을 제공했다.

전자동과 드럼 세탁기를 결합한 복합기 '플렉스워시' 역시 사용자의 가려운 부분을 집중 공략해 성공을 거뒀다.

지난 2015년 7월 세계 최초 '트윈워시'를 내놓은 경쟁사 LG전자(066570)는 복합 세탁기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했다. 당시 삼성전자도 유사한 제품을 개발한 상태였지만,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판단 하에 출시 시점을 연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시기가 다소 늦더라도 소비자 니즈에 맞는 완성된 제품으로 다가가면 마음을 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수개월간 소비자 목소리에 귀 기울인 삼성전자는 LG전자와는 다르게 전자동 세탁기를 상부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사용이 잦은 소형 사이즈의 콤팩트워시를 상부에 배치해 사용자가 허리와 무릎을 굽히지 않고도 세탁물을 쉽게 넣고 꺼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다.

사용자에 대한 배려는 판매 돌풍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플렉스워시 흥행으로 미국 세탁기시장에서 지난해 3분기부터 '4분기 연속 매출 1위'에 등극했다.

한편, 무풍에어컨은 차가운 직바람이 냉방병을 유발한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을 적극 반영해 성공을 거둔 사례다.

찬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더라도 시원할 수 있다고 판단한 삼성전자는 에어컨 외부에 지름 1㎜의 작은 구멍 13만5000개를 뚫고, 냉기가 초당 0.15m의 느린 속도로 나오도록 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연구 개발에만 5년이 걸린 무풍에어컨은 출시 7개월 만에 100만대 판매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이끌었다.

'혁신' 이끈 디자인 경영…위험요소 '총수 부재'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삼성전자의 성공 원동력으로 삼성 서울R&D캠퍼스 내에 위치한 '디자인 조직'을 꼽는다.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이끈 '디자인 경영'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약 1500여명의 전문가가 근무하는 디자인 조직은 전사(全社)를 담당하는 '디자인경영센터'와 가전·스마트폰 등 '사업부별 디자인팀'으로 이뤄졌다.

이 중 디자인경영센터는 2001년 CEO(최고경영자) 직속 조직으로 공식 출범됐다. 이 곳에서는 소비자 트렌드,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을 분석하고 현지 특성과 장점을 살린 특화 디자인 컨셉을 발굴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 니즈에 부응하는 '디자인 전략'도 5년 간격으로 수립한다.

실제 삼성전자는 2001년 '사용자의 이성과 감성의 균형'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한 '디자인 1.0'을 시작으로 △정서적인 경험의 창출(디자인 2.0, 2006년~2010년) △소비자 가치의 극대화(디자인 3.0, 2011년~현재) 등 디자인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그 결과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핵심 제품 디자인은 획기적으로 변했고, 이를 계기로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제품군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TV다. 기존 TV는 사각을 기본으로 스피커는 전면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하지만 2005년 '오각형' 로마TV를 통해 이런 선입견을 타파한 삼성전자는 이듬해 스피커를 하단 베젤 뒤에 배치하는 파격적 디자인을 채택한 보르도 TV를 통해 당시 '1위 소니'를 제치고, 세계 TV시장 '왕좌'에 올라섰다.

다만 일각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라는 부정적인 요소가 향후 삼성전자의 디자인 경영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사실 그간 디자인 경영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던 이재용 부회장은 2013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4가 7000만대에 가까운 글로벌 판매고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디자인 혁신'의 필요성을 설파한 바 있다.

이는 곧 행동으로 옮겨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4년 VD사업부 산하 디자인그룹을 디자인팀으로 한 단계 격상시키고, 디자인 철학을 소비자와 공유하기 위한 '디자인삼성닷컴'도 개설했다. 또 영국 디자인기업 탠저린에서 대표를 지낸 이돈태 전무를 영입해 글로벌 디자인팀장에 임명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실적 둔화와 같은 위기가 왔을 때 기존 고정관념을 깨는 혁신적 디자인을 통해 극복해왔다"며 "그러나 현재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인수합병은 물론, 기존 사업마저 차질이 생기고 있다. 변화 속도가 빠른 전자 산업 특성을 볼 때 매우 뼈아픈 일"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새로운 '디자인 4.0' 전략은 지난해부터 진행됐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면 중단된 상태다.

위기 때마다 남다른 '리더십 DNA'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왔던 삼성전자가 거세게 몰아치는 시장 변화를 이겨낼 수 있을지 관련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