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주택대출의 기준을 높여 다주택자의 추가대출을 막고 취약계층에 대한 빚 부담은 덜어줌으로써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내용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24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따르면 대출금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보다 강화한 신(新) DTI를 도입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내년 1월부터 도입되는 신 DTI는 차주가 보유한 부채를 최대한 포괄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특징인데 다주택자의 추가대출을 막고,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함으로써 자영업자 및 2금융권 대출, 집단대출을 억제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한 자릿수인 8% 이내에서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차주가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기존 원리금 상환부담 전액을 DTI 산정에 반영한다. 지금까지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에 한해서는 이자액만 반영했지만 이를 원리금까지 모두 반영함으로써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DTI 기준을 맞추기 어렵게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두번째 주택담보대출부터는 만기제한도 도입하기로 했다. 똑같은 금액을 대출받더라도 만기 기간이 짧을수록 원리금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만기가 제한되면 그만큼 주담대를 받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이러한 돈 줄죄기는 그동안 초저금리 지속과 이전 정부의 부동산 부양정책으로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판단에 기반한 대책으로도 비춰진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가계부채는 1338조3000억원으로 지난 2015년부터 최근 2년간 과거 추세 대비 2배 이상 빠른 연 평균 129조원씩 증가해왔다. 특히 집단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 가계부채에서 주담대 비중은 54%에 달한다.
부실위험가구도 130만 가구에 육박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심리적 저항선이 5%를 돌파해 가계부채의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방위적 돈줄 죄기 성격의 신 DTI를 도입했지만, 이 제도 도입으로 피해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민이나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신 DTI는 도입 이후 신규 대출분부터 적용함으로써 기존 복수 주택담보대출 차주는 해당되지 않도록 했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금액 또는 은행 변경 없이 단순 만기연장의 경우 신 DTI를 적용하지 않는다.
정부는 이 같은 신 DTI를 2018년 1월부터 DTI 기존 적용지역에 대해 시행하고, 향후 시행상황을 봐가며 DTI 적용범위 확대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일시적인 2주택담보대출자의 경우, 즉시 처분시 기존 주택담보대출 이자 상환액만 반영하고, 2년 내 처분할 경우, 비율 산정에서 대출 만기 조건을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청년과 신혼부부는 소득확인 기간(2년)을 늘리지 않는 등 심사 조건을 완화해주도록 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전 금융권 여신관리 지표로 단계적 정착시키기로 했다.
DSR은 차주의 상환능력 대비 원리금상환부담을 정확히 반영해 산정하는데, 부채 산정 시 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은 총 대출금액을 대출만기로 나눠 계산한다. 마이너스통장 등 한도대출의 경우 한도를 기준으로 산출(수시인출 가능)하되, 만기연장 등을 감안해 분할상환 처리토록 할 예정이다.
제2금융권 대출자의 특성을 감안해, 처음에는 상환액수가 낮고, 만기에 다가갈수록 상환액이 늘어나는 체증식 상환도 허용할 방침이다. 아파트 중도금 대출도 축소한다.
현재 전체 중도금 대출액의 90%인 보증비율도 내년 1월부터 80%로 줄인다. 중도금 5억원을 대출할 경우, 은행이 책임져야 하는 금액이 5000만원(10%)에서 1억원(20%)으로 늘어난다.
고금리대출 이용자의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도 마련됐다. 정부는 2018년부터 대부업 최고 금리를 24%까지 낮추고, 단계적으로 20%까지 인하한다는 구상이다.
실업과 폐업 등으로 빚을 갚기가 어려워진 대출자는 내년 1월부터 최대 3년간 원금 상환을 미뤄준다. 미소금융과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예정된 4대 서민정책 자금 7조원도 정상 공급할 예정이다.
연체가 발생한 대출자의 경우에는 연체금리 산정체계 개편 등을 통해 연체부담을 완화해준다. 금융권 협의 등을 통해 전 업권 연체금리체계 모범규준 및 합리적 연체금리 산정체계를 올 12월까지 마련하고, 해외 사례 및 연체에 따른 금융회사 비용 등을 감안해 현재 6~9% 수준인 연체 가산금리를 3~5% 수준으로 인하한다.
아울러 신용회복 지원 프로그램을 성실상환자,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프리워크아웃(연체 기간이 30일~90일일 경우 신청할 수 있는 신용회복 프로그램) 중인 채무자의 이자 부담을 추가 경감하고, 성실히 오랫동안 빚을 갚으면 인센티브(조정이자율 인하)를 확대한다.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채권 가운데 소액채권에 대한 감면 등 적극적인 정리 방안도 내달 중 갖춘다. 1000만원 이하, 연체 기간이 10년이 넘은 40만명(총 1조9000억원)이 감면 대상이다. 대부업체 등이 보유한 소액 장기 연체 채권을 매입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한다.
취약 계층이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금융상담센터 등도 확충한다. 우선 채무조정과 재무상담 등을 연계 지원하는 금융복지상담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도 연말까지 3개소를 추가 신설한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가계부채는 금융, 부동산, 소비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어 금융측면만을 고려한 단편적 접근으로는 해결에 한계가 있다"며 "금융측면 대응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가계상환능력 제고를 위한 소득대책과 구조적 증가 원인에 대한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방위적 대출 규제 정책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취약차주에 대해선 연체나 상환의지 등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통해 연체 악순환을 사전에 방지하고 경제적 제기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