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자체감사로 비위를 적발하고도 금융위원회(금융위)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이를 모두 누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 눈을 가린 사이 예보 경영진은 비위 당사자를 솜방망이 처벌하면서 경영진에 불만을 표한 직원에 대해서는 보복 징계를 일삼았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예금보험공사 2013~2017년 연간 자체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예보는 해마다 금융위에 "감사 결과 복무기강 및 근태상황이 양호하며 비위 적발사항 없음"이라고 보고했다. 이는 공기업․준정부기관 감사기준 제26조에 따라 작성된 일종의 공문서다.
그런데 박 의원에 따르면 이 같은 보고 내용은 모두 조작된 것이었다.
예보 자체감사결과 및 징계위원회 회의록을 전수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 직원 비위로 인한 징계위원회가 개최됐었고 실제 10명이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비위 직원에 대한 징계 수위는 대부분 솜방망이에 그쳤다. 예보가 제 식구 감싸기를 위해 허위 공문서를 제출하면서까지 상위 기관을 속였다는 것이다.
이 자료를 보면 2013년 예보는 업무추진비 48만원을 선결제하고 이후 7만7500원을 개인계좌로 되돌려 받은 3급 직원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이 직원은 감봉사유에 해당했지만 견책에 그쳤다.
또한 해당 직원은 골프연습장 1개월 수강권을 파산재단 검사역으로부터 제공받는가 하면 부하 직원에게 받아쓰기를 시키는 등 인격적으로 비하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아예 징계위 회부조차 되지 않았다. 공사 차원에서 문제 직원을 비호한 셈이다.
반면 사내게시판에 예보 부사장을 '간신배'로 표현, 비위를 지적한 또 다른 2급 직원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를 거쳐 3개월 감봉 처분을 내렸다. 허위사실을 유포해 직원 사기를 저하했다는 게 이유였다.
박 의원은 "경영진에 이의를 제기한 직원에 사실상 보복성 처분을 한 것"이라며 "감사원이 지난해 10월 관련 감사에 착수한 결과 위법․부당하거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고도 징계 등 적절한 처분을 요구하지 않은 채 인사팀에 조사결과만 송부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지적을 하지도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감사원의 권고에도 예보는 해당 인사들을 추가 징계하지 않았는 점이다.
박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곽범국 예보 사장을 향해 "부실회사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등 부실책임을 따져야 할 기관이 정작 직원관리가 부실했다"면서 "법으로 규정된 금융위 보고를 허위로 한 이유와 각종 부당한 처벌 의혹에 대해 명백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곽 사장은 "관련 사안은 취임 전에 벌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관련 사항에 대해 유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박용진 의원은 오는 31일 정무위 종합감사에서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등 추가 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다.